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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제거 당시 오바마 참모들 모습 잘 포착한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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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674회 작성일 15-07-24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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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참모진이 지난 3일(현지시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을 백악관 상황실에 지켜볼 당시 촬영한 사진은 역사적인 순간을 현실감 있게 잘 포착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악관 전속 사진사가 촬영해 언론에 배포한 이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 안보팀이 미군 특수부대원들의 빈 라덴 급습 순간을 극도의 긴장과 초조 속에 지켜보는 순간을 극명하게 표현, 미국 주요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면서 벌써 역사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사진은 온라인 사진사이트인 플리커에서 한때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평론가는 이 한 장의 사진이 역사적 순간을 포착한 기록이라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사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시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강력하고도 비범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고 5일 CNN 방송이 역사학자들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통해 분석했다.

학자들은 이 사진 속에서 인종과 여성, 대통령의 권위적인 이미지에 관한 미국민의 시각과 태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이 사진에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담당한 권력의 심장부에 여성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과거 미국에서 국가안보의 위기상황이나 주요 전쟁에서 일대 전환을 이루는 시점을 기록한 사진들은 남성 호르몬이 넘쳐나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 사진은 훈장을 주렁주렁 매단 군복 차림의 장성들과 정치인들이 모여 미국의 파워를 과시하는 결단을 내리는 장면이 주류를 이룬다. 제 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이오지마 섬 전투에서 미군이 성조기를 세우는 장면에는 여성을 찾아볼 수 없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백악관 상황실에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짧게 머리를 깎은 군복차림의 남성들로 둘러싸여 있었고 눈을 씻고 봐도 여성은 단 1명도 없다.

그러나 이번 백악관 상황실 사진의 등장인물 가운데는 2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오드리 토마슨 대테러담당 국장이다

토마슨 국장은 중앙정보국(CIA)에서 `글로벌 지하드 팀'을 이끌면서 알 카에다를 추적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리언 파네타 CIA 국장에게 정례 브리핑하는 토마슨 국장은 오바마의 정보팀내에서 영향력있는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다.

펜실베이니아 소재 리하이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샐라딘 앰바는 2명의 여성이 이 사진 속에 포함된 것은 미국에서 여성의 역할과 위상이 어느 수준까지 이르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회학자인 로리 브라운 메러디스 칼리지 교수는 비록 클린턴 장관이 손으로 입을 가린 모습이 이 사진이 가져다주는 여성상에 관한 임팩트를 다소 저감시키는 듯 하지만 미국의 군부 파워의 중심부에 2명의 여성이 등장하는 점은 각별히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은 빈 라덴의 피살되는 순간 클린턴 장관이 충격을 받는 듯한 장면이라고 묘사했지만 나중에 클린턴 장관은 당시 기침을 참기 위해 입에 손을 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사진이 던지는 두번째 메시지는 대통령의 권위적인 이미지의 변화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남자다운 이미지를 과시하는데 애를 썼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엽총을 들고 사파리 사냥을 즐기는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로널드 레이건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목장일을 하는 장면으로, 조지 W. 부시는 항공모함 갑판에서 비행조종사 복장으로 `탑건'의 흉내를 내는 것으로 남자다움을 과시했다.

케네디는 허리통증 때문에 2시간 동안 서 있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였지만 국민에게 강인함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는 장면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을 불허했다.

그러나 이 사진에 나타난 오바마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연출한다. 만일 오바마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면 등장인물 가운데 대통령이 누구인지 골라내지 못할 것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오바마가 가장 크고 높은 의자에 앉은 것도 아니고, 주목받는 중앙에 자리 잡은 것도 아니다. 대신 이 사진은 오바마 방식의 리더십과 자신감을 보여준다.

블로그 `잭 앤드 질 팔러틱스'의 셰릴 콘티는 이 사진에 나타난 오바마가 "지구 상에서 가장 악명높은 테러리스트를 잡는 작전이 전개되는 동안 참모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협력체제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면서 여기에는 `탑건'(공군 최우수 조종사) 복장이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진이 보여주는 세 번째 메시지로 학자들은 미국에서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는 최고통수권자로서 흑인이 등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콘티는 흑인은 종종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인물이나 화를 잘 내고 악당과 같은 존재로 여겨졌지만 이 사진에서는 흑인이 미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호민관으로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콘티는 이 사진을 통해 미국의 백인들은 한 흑인 남성을 자신들의 대통령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수호자로 바라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위스콘신주에 있는 로런스대학의 역사학자인 제럴드 포데어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성난 흑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비치지 않도록 애쓰다 보니 유약한 이미지가 굳어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 사진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잠재운다고 평가했다.

몸을 구부린 채 안보팀과 함께 빈 라덴 급습 장면을 비장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오바마의 모습은 그의 전임자들인 백인 대통령에게 입혀졌던 `국민의 수호자'라는 옷을 오바마도 걸칠 수 있게 됐음을 보여준다고 포데어 교수는 설명했다.

네브래스카-링컨 대학 정치학 교수인 애리 코언은 오바마를 극도로 싫어하는 티파티 지지자들조차도 이 사진을 통해 오바마를 `대통령 오바마'로 부르는 흔치 않은 기회를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리하이 대학의 앰바 교수는 "이 사진에 나타난 이미지는 미국에서 30년 전에는 상상 조차할 수 없던 모습"이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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