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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는 너무도 가난해서 죽을 때까지 자기 피아노를 갖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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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ALM 댓글 0건 조회 1,479회 작성일 12-07-2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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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는 너무도 가난해서 죽을 때까지 자기 피아노를 갖지 못했었다. 그토록 뛰어났던 슈베르트가 가난 때문에 평생 피아노조차 없었다고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피아노의 도움 없이 작곡을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베르트는 누구와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독창적인 수 백곡의 가곡 피아노 반주부를 빼어나게 썼다. 특히 그가 죽던 해에 작곡된 최후의 세개의 피아노 소나타, 제19번 C단조 D.958, 제20번 A장조 D.959, 제21번 B플랫장조 D.960는 베토벤 이후 최고의 피아노 소나타로 꼽힌다. 이 세 곡은 '슈베르트 최후의 3대 소나타'로 불리는 대곡들로서 모두 슈베르트가 죽고 난 이후에 출판된 유작들이다.

슈베르트는 항상 진지했고 스스로에 대한 째찍질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베토벤과 비교해서, 자기의 작품들은 즉흥적이고 표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리하여 그는 베토벤의 대위법을 다시 공부하여, 베토벤이 주는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감동을 담은 작품을 써야 한다고, 아니 쓰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그것은 '위대한 약속' 이었다.

그리하여 남긴 곡이 그의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되는 마지막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들이다. 꺼져가는 생명의 심지 앞에서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마지막 갈망을 모두 담아서 열정적으로 써낸 작품들, 그 세 곡은 모두 그가 죽은 해인 1828년에 쓰여졌다. 그것도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의 일이다.

베토벤과 같이 뛰어나고 깊이있는 피아노 소나타를 쓰겠다던 슈베르트가 19번과 20번을 그가 목표하던 베토벤적인 곡을 탄생시켰다면, 마지막 21번은 '슈베르트적인 피아노 곡' 이라는 완벽하면서도 독특한 경지를 이룬 금자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렇게 훌륭한 피아노 소나타를 유작으로 남긴 슈베르트가 너무 가난해서 죽을 때까지 자기 피아노를 갖지 못햇다니 아이러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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