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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남자의 크고 넓은 사랑, 라다메스”-베르디의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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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438회 작성일 11-10-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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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남자의 크고 넓은 사랑, 라다메스”-베르디의 <아이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을 비춰보는 이 사람이 사는 법, 오늘은 아이다의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라다메스에 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파라오의 근위대장인 라다메스는 왕의 신임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암네리스 공주에게는 연모의 대상입니다. 왕은 그 둘이 맺어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고요.
하지만 사랑이란 때로 얼마나 듯하지 않게 돌발적으로 찾아오는 것이던가요? 그런 사랑의 기습 앞에서는 누구도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흔히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라다메스에게 찾아온 사랑 또한 그렇게 기습적이고 운명적인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연모하는 암네리스 공주의 노에가 된 아이다를 보는 순간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말았으니까요. 물론 아이다도 에디오피아 왕의 딸이니 한때 공주의 신분이었겟지만 지금은 그저 비참한 노예 신세일 뿐입니다.
따라서 두 사람의 결합에는 이미 운명적이고 비극적인 장애물이 가로막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들은 더욱 서로를 사랑합니다.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기에 더욱 애달파하며 집착하게 되는 것이죠.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동인이 작용합니다.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남성성과 여성성, 성장과정의 경험에서 오는 동일시, 열등감과 보상 심리 등등, 얼핏 보기에는 그저 좋아서 사랑에 빠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모든 정신역동이 작용해 하나의 사랑을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흔히 우스개 소리로 제 눈에 안경이라거나, 고무신도 짝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 정신과적으로 다 일리가 잇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짝을 찾아냈을 때 비로소 사랑의 완성도 꿈꾸어 볼 수 잇는 것이죠. 그것이 설령 주변인물이나 상황에 의해 비극으로 끝난다 해도 말이죠.
라다메스가 아이다를 사랑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도 의식적으로는 알았을 것입니다. 암네리스공주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남은 여생에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를요. 그러나 자신의 모든 무의식적인 정신역동을 만족시키는 상대를 만났기 때문에 비극적 결말이 이미 예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라다메스가 아이다를 향해 보여주는 크고 넓고 깊은 사랑은 우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는 아이다가 아버지인 아모나스로왕과 조국을 위해 자신을 배반한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그녀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사랑에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한편 자기 나라에 대해서도 신의를 버리지 않습니다. 아이다로 인해 반역죄로 처벌당할 형편에 놓였으면서도 도망치는 대신 의연히 처벌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결국 생매장이라는 극형에 처해지면서도 그는 숙연하게 자기 발로 무덤 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사랑의 선택과 책임, 그리고 조국에 대한 애국심과 전사로서의 자부심 모두를 지니고 있는 라다메스야말로 진정한 남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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