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나간 부정의 전형, 제르몽”-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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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411회 작성일 11-10-26 16:06본문
<라 트라비아타>에서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가 하면 또 두 사람을 다시 결합하게 하는 사람도 제르몽입니다.
이 세상 부모 마음이 누구라고 다를 것 없겠지만,제르몽의 부정도 자식의 안위와 출세와 성공을 향해 열려있습니다. 더구나 아들 알프레도를 향한 마음에는 자신의 보상심리마저 덧붙여져 있습니다. 시골에서 행세께나 하는 신흥 브루조아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그 역시 파리 귀족사회에 대해 일말의 동경과 부러움을 품고 있었으리란 것은 쉽게 짐작이 갑니다.
그가 아들이 성장하자마자 파리 사교계로 내보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아들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 갖지 못한 명예와 성공을 대신 이루어 주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신흥 시민계급의 가부장적인 권위와 관습에 얽매여 있는 제르몽으로서는 아들에게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들의 본성이나 성향 같은 건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으리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으면 자식을 소유물로 여기는 이기적이고 빗나간 부정이라고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겠지만 시대가 시대였으니까요.
그런데 그 아들이 그만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명사들과 교제하면서 권력을 키워나가거나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웬 고급 창부에게 걸려들어 사랑에 빠지고 만 것입니다.
제르몽은 아들을 홀린 상대가 분명 질나쁘고 요사스러운 여자일 거라고 굳게 믿고 비올레타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본 비올레타는 품위와 교양까지 갖춘 괜찮은 여자라, 제르몽은 순간 당혹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은 어찌됐든 내 자식이 더 먼저고 더 귀한 제르몽으로서는 알프레도의 장래와 딸의 혼사문제가지 들먹이며 알프레도와 비올레타를 떼어놓으려고 합니다. 비올레타의 마음씨를 꿰뚫고 그 순정에 호소하는 방법을 쓴 것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훗날 이 오페라를 감상하는 사람들로부터 두고두고 비열하고 속물근성을 드러냈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요.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비올레타를 향한 죄책감을 버릴 수 없었던 그는 복수를 맹세하며 철없이 구는 아들을 나무라고 비올레타의 진실을 전해줍니다.
물론 이때에도 가부장적인 태도를 버릴 수 없었던 그는 아들에게 자기 행동을 사과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대신 아주 교묘하게 비올레타의 관계가 잘못된 것을 알프레도의 성급함과 경솔함 탓으로 돌립니다.
그가 아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권위적인 자기 껍질을 벗어던질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결국 제르몽은 아버지로서, 알플레도는 남자로서 한 여인의 처지를 마음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동격이고 동류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문에 비올레타는 더욱 비운의 여인이 될 수 밖에 없었구요.
이 세상 부모 마음이 누구라고 다를 것 없겠지만,제르몽의 부정도 자식의 안위와 출세와 성공을 향해 열려있습니다. 더구나 아들 알프레도를 향한 마음에는 자신의 보상심리마저 덧붙여져 있습니다. 시골에서 행세께나 하는 신흥 브루조아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그 역시 파리 귀족사회에 대해 일말의 동경과 부러움을 품고 있었으리란 것은 쉽게 짐작이 갑니다.
그가 아들이 성장하자마자 파리 사교계로 내보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아들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 갖지 못한 명예와 성공을 대신 이루어 주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신흥 시민계급의 가부장적인 권위와 관습에 얽매여 있는 제르몽으로서는 아들에게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들의 본성이나 성향 같은 건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않았으리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같으면 자식을 소유물로 여기는 이기적이고 빗나간 부정이라고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겠지만 시대가 시대였으니까요.
그런데 그 아들이 그만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명사들과 교제하면서 권력을 키워나가거나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웬 고급 창부에게 걸려들어 사랑에 빠지고 만 것입니다.
제르몽은 아들을 홀린 상대가 분명 질나쁘고 요사스러운 여자일 거라고 굳게 믿고 비올레타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막상 만나본 비올레타는 품위와 교양까지 갖춘 괜찮은 여자라, 제르몽은 순간 당혹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은 어찌됐든 내 자식이 더 먼저고 더 귀한 제르몽으로서는 알프레도의 장래와 딸의 혼사문제가지 들먹이며 알프레도와 비올레타를 떼어놓으려고 합니다. 비올레타의 마음씨를 꿰뚫고 그 순정에 호소하는 방법을 쓴 것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훗날 이 오페라를 감상하는 사람들로부터 두고두고 비열하고 속물근성을 드러냈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요.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비올레타를 향한 죄책감을 버릴 수 없었던 그는 복수를 맹세하며 철없이 구는 아들을 나무라고 비올레타의 진실을 전해줍니다.
물론 이때에도 가부장적인 태도를 버릴 수 없었던 그는 아들에게 자기 행동을 사과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대신 아주 교묘하게 비올레타의 관계가 잘못된 것을 알프레도의 성급함과 경솔함 탓으로 돌립니다.
그가 아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권위적인 자기 껍질을 벗어던질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결국 제르몽은 아버지로서, 알플레도는 남자로서 한 여인의 처지를 마음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동격이고 동류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문에 비올레타는 더욱 비운의 여인이 될 수 밖에 없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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