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탕한 여인을 사랑하는 수도자의 갈등-마스네의 <타이스> > 알고봐야 오페라

이 오페라는 프랑스의 문호 아나톨 프랑스의 소설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덕분에 문학적 향기가 짙게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수도원에서 수도하고 잇는 아타니엘과 아름다운 무용가 타이스입니다. 두 사람은 이미 그 사회적 신분만으로도 전혀 반대되는 극점에 자리하고 잇는 인물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서로 알게 되고 사랑 때문에 고뇌하면서 비극은 시작됩니다.
아타니엘은 알렉산드리아 시민들이 타이스의 아름다움에 반해 타락하려는 것을 걱정해 노승인 팔레몽이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그녀를 회개시키려고 떠납니다.그녀를 만난 아타니엘은 향락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신앙 속에서 살라고 설교합니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타이스도 마음이 움직여 아타니엘을 따라 순교 여행을 떠납니다. 아타니엘은 그녀를 수녀원장 알비느에게 맡깁니다.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는 타이스에 대한 연모의 정이 솟아 오릅니다.
수도승들은 아타니엘이 성공하고 돌아온 것을 기쁘게 맞아들이고 축복합니다. 그러나 아타니엘은 타이스를 구제한 대신 사랑에 번민하는 자신의 모습을 노승에게 고백하고 맙니다.
그리고 마침내 더 이상 견디지 못한 그는 타이스를 찾아 떠나고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한편 이미 신앙에 귀의한 타이스는 그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결국 그녀는 하늘을 가리키며 "천국의 문이 열리고 천사들이 꽃을 한아름 안고 미소지으며 나를 영접하네"하고 노래하면서 세상을 떠납니다. 절망한 아타니엘은 절규하면서 그녀 곁에 쓰러지고 이윽고 막이 내립니다.
종교에 자기 인생을 의탁한 수도자의 생활은 끊임없는 고행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으로서 가지고 잇는 본능과 싸워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 때 유명한 수도원을 공격한 나치군이 그 수도원의 깊고 깊은 지하방에서 귀중한 문서들을 발견한 일이 잇습니다. 그런데 그 귀중한 문서들이 사실은 그 곳에서 수도하던 수도자들이 자기의 성적 본능을 표현해 놓은 글들이엇다고 합니다.
노틀담의 꼽추에 나온 주교나 이 아타니엘처럼 처음에는 방탕한 여인을 개심시키려고 하다가 그녀를 사랑해 번민에 빠지는 수도자들의 모습은 예술작품의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들 작가들은 인간의 본성, 즉 성적 본능과 사랑에 대한 갈구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해야겠지요.
이 작품에서는 신앙에 귀의하는 타이스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세상의 방탕한 생활에 젖어 잇는 사람일수록 그것이 주는 허무도 잘 알기에 아타니엘의 사랑도 뿌리치고 거기서 벗어날 수 있엇는지도 보릅니다.
인간이 최종적으로 갖는 욕구는 영성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범속한 인간이 바라기에는 너무나 멀고도 아득한 꿈처럼 여겨질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아타니엘 역시 처음에는 이 영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수도자가 되엇지만 끝내 사랑의 욕망 앞에 무너지고 맙니다.
반대로 향락적이고 세속적인 생활에 젖어잇던 타이스는 오히려 영성을 향한 소망을 완성합니다.
저는 이 두 주인공을 통해 개인적으로, 인간에 대해 가장 깊은 이해를 지닌 하나님의 모습을 봅니다.
결국 범속한 인간이 영성에 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생물로서의 욕구, 사회적 존재로서의 욕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그분은 너무나 잘 알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