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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진정한 속성-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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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307회 작성일 11-10-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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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의 영원한 고전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극와 영화에도 여러 가지 버전이 잇지만 오페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벨리니, 차이코프스키 등 여러 작곡가의 작품이 잇지만 그 중에서도 구노의 작품은 원작의 맛을 잘 살린 것으로 정평이 나 잇습니다.
줄거리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한테 익숙하지만, 그래도 극의 진행에 따라 다시한번 살펴보겟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서곡이 흐르면 프롤로그 내용이 합창으로 전달됩니다. 즉, 몬타규가와 캐플릿가의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싸움과, 서로 적대시하는 두 집안의 나이어린 두 연인의 비운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제 1막은 케플릿가의 무도회장, 줄리엣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서로 만나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 그러나 서로 원수지간인 게 문제인지라, 로미오는 로렌스 신부를 찾아가 자신의 고민을 호소합니다.
잘하면 두 집안이 오랜 싸움을 끝내고 화해할 수 잇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신부는 둘을 비밀 결혼시킵니다. 그러나 운명의 실타래가 그렇게 호락호락 끊어질 리는 없는 법, 로미오와 친구들 그리고 줄리엣의 사촌오빠 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서로 죽고 다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 일로 로미오는 영주로부터 국외 추방을 당합니다.
두 사람은 헤어지는 고통으로 힘들어하고, 보다 못한 신부가 또 나섭니다. 줄리엣에게 약을 먹이고 죽은 척하고 잇으면 로미오를 데려와 주겟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줄리엣이 죽은 것으로 생각한 로미오는 진짜 독약을 마시고, 몽롱해진 그의 눈앞에 다시 깨어나는 줄리엣, 결국 둘은 영원한 결합을 다짐하기에 이릅니다.
점점 정신을 잃어가는 로미오 곁에서 줄리엣은 칼로 자결하며 신에게 용서를 비는 것으로 작품은 막이 내립니다.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에 대한 심리학적 이유는 많습니다. 자신의 열등감,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의존성의 만족, 자기애적 욕구의 만족 등. 그리고 왜 하필 그 사람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설명도 많습니다. 자신에게 없는 부분을 가진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해 자신의 열등감과 고독을 채우기 위해서라든가 하는식으로.
그러나 세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보여준, 한눈에 반하는 운명적인 사랑 앞에서 그런 설명은 그다지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말처럼'사랑한다'는 말 외에 사랑하는 감정을 더 이상 설명할 길이 없는 것 처럼.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도회장에서 서로 가면을 쓰고 잇엇음에도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그것은 둘 모두에게 저항하기 어려운 불가해한 경험이엇고, 세익스피어는 그것이 사랑의 진정한 속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이 작품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은 자신이 선택한 사랑을 위해 죽음까지도 넘어서는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어린 나이지만 줄리엣은 이미 부모가 정해둔 약혼자가 잇습니다. 게다가 로미오는원수 집안의 아들입니다. 로미오 역시 줄리엣을 사랑한다는 건 화약을 짊어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이 어린 연인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당당하고 그 어떤 방해물도 개의치 않고 마침내 죽음으로써 둘의 사랑을 완성합니다.
현대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떤가요? 과연 세익스피어가 말한 사랑의 진정한 속성에 충실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진정한 사랑보다는, 표피적인 것, 즉 과연 상대방이 나에게 얼마나 맞는 조건을 가졋는지를 저울질하기에 바쁜 세상에 살고 잇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늘날에도 가장 위대한 사랑 이야기로 끝없이 공연되고 잇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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