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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박자 왈츠는 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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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아풀 댓글 0건 조회 2,647회 작성일 12-05-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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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의 Shall we dance
 
그리고 얼마 후 어느 더운 여름날 조젭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쩐 일이요?’
‘오 회장이란 분이 김 선생님과 의논할 일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유는 모르지만 좀 급한가 보던데요...’ 약속을 하라하고 만나보았다. 키는 자그마한데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헌데 무슨 일로...’
‘예, 저는 오 회장이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한 달 후에 제 딸아이가 결혼을 하는데 리셉션에서 왈츠를 추어야 한다고 하던데, 춤을 못 추니 배워야 하긴 하겠는데.. 영 내키지는 않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해서 말입니다.’
‘한 달이면 리셉션 정도는 무난히 치르실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용기를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일주일 후에 오겠노라고 말하고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긴장감과 쓸쓸함을 느꼈다.  일찍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키워온 딸아이가 결혼 후에는 남편 따라 한국으로 들어가야 한다니 그 마음이 얼마나 허전하리요. 아버지들은 결혼식에 딸아이의 손을 잡고 나가 사위의 손에 넘겨주면서 허전함을 느끼고, 리셉션이 벌어지면 다시 한 번 딸아이의 손을 잡고 나가 왈츠를 춤으로써 곱게 키운 내 딸과의 마지막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든다지. 대견함과 기쁨, 그러나 한쪽 구석으론 서운함 그리고 허전함이 묻어나는 추억으로. 더구나 오 회장에 있어서는 오죽하리요.
예약한 시간이 지난 다음 그 양반이 왔다. 딸과 같이 해야 하지만 우선 남자가 먼저 조금 먼저 배워야 여자를 이끌 수 있으니 혼자 기본스텝만 익히고 난 후에 딸과 맞추어 보기로 했다. 일주일을 열심히 배우긴 했는데도 분위기는 둘째치고 스텝조차 잘 익숙치가 않아서인지 무지무지하게 긴장되고 스트레스 받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더구나 작은 키에 딸과 서면 딸의 코높이 정도 오니 남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그것도 솔로로 시작을 해야 하는 판국에 그의 걱정이 태산 같았으리라는 것을 짐작하긴 어렵지 않았다. 계획을 바꾸었다. 아무리 급해도 스텝은 나중 문제이고 우선 자세교정부터 해야 했다. 크고 당당하게 보이는 모습으로.
   
눈요기 1 - 다른 춤이긴 하지만 ‘백야’라는 영화를 보면 발레리노 바리쉬니코프와 탭댄서 그레고리 하인즈 가 춤추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고 자세를 취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인즈의 자세는 바르지 못하다. 반면에 발레로 다져진 바리쉬니코프의 자세는 안정되고 당당하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여유가 있고 부드럽다. 볼룸의 자세는 그래야 한다. 우아하고 majestic한 자세.
궁금증 1 - 기본 댄스 자세 3 가지
http://www.youtube.com/watch?v=TwFJsvSAX2I
벽에 한번 서보자. 발뒤꿈치, 궁둥이, 등과 어깨 그리고 머리가 모두 닿도록 하고 팔을 들어 팔꿈치까지 잘 닿도록 하면서 어깨를 쭉 펴고 몸을 최대한도로 쭉 편다. 가슴을 편다고 해서 등의 견갑골에 골이 파이도록 하면 안된다. 그리고 머리를 곧바로 든다고 해서 턱을 앞으로 쭉 빼면 안 되고 턱과 머리는 수직이 되도록 한다. 이 수직은 음악을 하는 성악가에게도 무척 중요한 자세이다. 직립의 자세 그러나 경직된 자세가 아닌 유연하지만 당당한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볼룸은 앞서 말했듯이 얼굴을 맞대고 비비고하는 자세가 아니라 서로의 오른쪽 반만 닿게 비껴 서서 남자는 약간 상향 전방을 보고 여자는 몸을 뒤로 많이 제치고 머리를 옆으로 약간 뉜 듯이 하여 뒤로 젖히고 서기 때문에 남자의 작은 키가 충분히 커버된다.
사실 춤이란 자세가 첫째이다. 경기대회에서도 심사위원들이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것이 General appearance이다. 키가 작든 몸이 크든 무겁든 관계가 없다. 얼마나 자세를 잘 가다듬냐에 따라 그 춤이 우아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한 일주일 자세 바로잡기, 다시 말해 길게 보이도록 몸을 펴는 자세 연습을 하고 나서 다시 스텝으로 들어갔다. 춤은 많은 스텝을 배울 필요가 없다. 한 춤마다 2-3 스텝 많아야 4스텝이면 아주 아주 충분하다. 그저‘앞으로 가는 법’, ‘뒤로 가는 법’ 그리고 방향 바꾸는 ‘코너돌기’면 족하다. 대개 춤추는 장소가 비좁고 또 경연을 하지 않는 일반 모임에서 나 혼자 이리 저리 돌아다닐 기회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모임에 가서 제일 꼴불견이 음악이 시작하면 제일 먼저 나가는 건 좋은데 춤 자랑 한답시고 그 좁은 무대를 한바탕 돌고 들어오면 다른 이들이 주눅도 들고 시기와 아니꼬움을 일으켜 아무도 나가려고 하지 않아 분위기를 망치는 팔불출 커플들이다. 예의부터 배워야 할 사람들이다. 춤은 그냥 분위기가 끄는 대로 리듬에 맞추어 추면 그것으로 전부이다. 구태여 많은 스텝을 외우려고 할 필요가 없다. 배운다 해도 다 잊어버리기 일수일뿐더러 많은 스텝을 하려고 자연스럽지 못하게 애쓰는 것 보다는 2-3 스텝으로 바른 자세 당당한 자세로 여유 있게 추는 것이 오히려 더 근사하고 멋있게 보인다. 실제로 무슨 스텝으로 몇 스텝을 추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영화 ‘Godfather’에 나오는 말론 브란도나 알 파치노의 결혼식장 춤을 보라. 단지 2-3스텝 뿐이다. 그런대도 근사한 것처럼 보이질 않는가. 특히 알 파치노는 키가 작은데도 기죽지 않고 다이앤 키튼과 열심히 춘다.
왈츠는 춤의 기본이나 다름없다. 마치 외과의사는 맹장수술로 시작해서 맹장수술로 끝난다는 말이 있고 치과 의사는 발치에서 시작해서 발치로 끝난다는 말이 있듯이. 춤도 왈츠에서 시작해서 왈츠로 끝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제일 기본이면서도 제일 어렵다는 말이다. 허나 겁낼 것 없다. Rise and Fall이니 Sway 니 등등 이것저것 다 섞어서 도사가 되려니까 어렵지 그냥 엔조이 정도로 하면 쉽다.
왈츠는 3박자 춤이다. 송대관의 짜라짜라짠자짠‘인생은 네 박자 속에~~~’의 뽕짝이 아니라 ‘쿵~작~짝, 쿵~작~짝’하는 세 박자이다. 남자는 무조건 왼발부터 앞으로 그러면 여자는 자연히 오른 발이 뒤로 가게 된다. 그리곤 남자 발과 보조 맞춰 뒤로 앞으로 이동하면 되는데 이 3박자 왈츠의 제일 기초를 ‘Box step’이라 한다.
네모난 사각형을 바닥에 그리고 왼편 아래 꼭짓점부터 1번을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꼭지마다 2,3,4 라고 하자. 그리고 남자기준으로 1번에 발을 약간 벌리고 선 다음 2번을 향해 서서 왼발을 2번으로(쿵~) 그리고 오른 발을 2번을 스쳐 지나면서(자~) 3번으로(~악) 그리고 왼발이 3번의 오른 발 옆에 놓으면(짝~) 전진 끝. 다시 오른 발을 뒤로하여 4번으로 가고(쿵~), 왼발을 아까같이 오른발 옆을 스치면서(자~) 1번으로 옮겨 놓고(~악) 오른발을 그 옆에 갖다 붙이면(짝~) 뒤로가기 끝. 여자는 자연히 남자가 붙잡고 움직이는 반대로만 하면 된다.
 
눈요기 2 - 조금은 딱딱하지만 잘 움직임을 잘 알 수 있는 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3hD60Do42FY
눈요기 3 - 같은 Box step인데 발의 오름과 내림(Rise and Fall)에 참고.
    http://www.youtube.com/watch?v=S4quOADKJrA&feature=fvw
눈요기 4 - Demonstration: 모든 기교 (Sway까지-왈츠의 꽃 부분)을 더해서 완성된  것이나 파티장소가 아니고 스튜디오라서 분위기가 좀…
    http://www.youtube.com/watch?v=WgSO_mouCaM&feature=related 
마침내 그 날이 왔다. 금지옥엽 따님의 결혼식. 그리곤 리셉션에서 드디어 아버지의 순서. 쿵~자~악~짝~~ 우아한 왈츠곡에 따라 첫 발은 잘 뗐다. 둘째 발도 그리고 셋째 발도, 헌데 그 다음 발이 뒤로 가야 하는데 앞으로 갔다. 그래도 걱정할 것은 못 된다. 그냥 한 세트 더 나아가 바꾸면 되는 것을. 허나 한번 틀리고 당황되는 법. 조금 우왕좌왕 하는데 게다가 이 양반, 딸과의 슬픈 이별의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려 고개도 못 들고 그냥 딸 가슴에 묻혀 하염없이 눈물만 펑펑. 오히려 딸이 아버지를 끌고 당기고 하며 돌자 손님 몇 커플들이 앞 다투어 플로어로 나가고 젊은이들은 혓바닥 휘파람을 휘익 휘익 불어대고 하는 바람에 분위기는 흥겹게 빠져들어 갔다.
눈요기 5 - 축제의 여러 왈츠들
     http://www.youtube.com/watch?v=rOGEFNtQoK8
저처럼 많은 무리들의 즐거운 축제의 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즐거움에 웃고 슬픔에 눈물짓고, 울다가 웃다가 하는 사연도 많겠지... 그래서 가수 송대관의 노래대로 우리네 삶은 ‘사연을 담은 소설과 같아 모두가 쿵짝 쿵짝, 눈물도 있고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어 짜리짜리 짠짜잔’ 한다고 했는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왈츠의 의미도 ‘Revolve’ 인 것을 보아 결코 우연은 아니어서 쿵~작~짝~ 빙빙 돌고 돌아 한 바퀴 돌고 오면 결국 그 자리인 것을.
그것뿐인가. 왈츠의 또 다른 의미가 ‘파도 치듯 밀려오고 구르듯이 밀려 내려간다’고 하듯이 우리의 삶 또한 고난과 역경은 한꺼번에 밀려오고 마음먹기에 따라 근심과 걱정이 한 번에 날아가기도 하니 아무래도 우아한 3박자 왈츠는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려는 신의 선물 같다.
눈요기 6 - 우아한 왈츠노래 듣기
    http://www.youtube.com/watch?v=BQvc7Ne5mok 
궁금증 2: - Heel, Toe: 발꿈치(Heel), 발끝(Toe)으로 발의 움직임을 설명할 때. Rise & Fall:Toe로 일어서는 것을 Rise, Heel로 내려서는 것을 Fall이라 한다. Sway: 마치 비행기가 회전할 때 날개와 같이 동체가 기울듯이 두 팔을 든 채 몸이 좌우로 기우는 것을 말하는데 기본자세. 포즈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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