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출신의 디자이너 - 조르지오 아르마니(Ar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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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wha 댓글 0건 조회 1,929회 작성일 11-01-2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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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 무심코 들어선 길, 갈등끝에 그길을 벗어나 많은 이가 다른 길을 간다. 성가한 뒤, 돌아보면 그가 이룬 것들에는 흔히 처음 가던 길의 흔적이 역력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63)가 그랬다.
아르마니는 원래 의학도였다. 밀라노 외곽 피아첸차에서 운수회사 매니저 아들로 태어난 그는 비교적 유복한 형편 덕분에 베간 의대에 진학했다. 2년쯤 다니던 어느날, 피를 보는게 지겨워졌다.
대학을 때려 치우고 그는 밀라노 대형백화점 리나센티에 남성복 바이어 조수로 들어갔다. 평생 업이될 남성복에 대한 안목을 이때 키웠다.
그는 80년대부터 세기말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단순하고 고전적인 수트]로 세계 패션을 호령하고있다.
지난해 매출 17억달러. 6개 의상 라인과 24개 라이선스 사업, 전세계에 2천개 넘는 매장, 런던과 밀라 노에 있는 카페,피렌체 레스토랑에서 벌어들인 돈이다.
하지만 그 성공엔 외과 메스 놀림처럼 꼼꼼한 손길이 있다. 그는 컬렉션에 나가는 옷은 물론, 매장 디스플레이, 레스토랑 종업원이 끼는 장갑에까지 빠짐없이 신경을 쓴다.
그가 직접 디자인하는 품목은 1년에 3천가지가 넘는다. 그는 오전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하는 [일 중독자]다.
그렇듯 그는 매우 집요하고 신중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의사와 닮은 직업정신을 지녔다. 그리고 [변화]를 싫어한다.
[혁신]을 생명으로 아는 패션 디자이너로선 금기 같은 성격을 타고난 셈이다.
하지만 숨가쁘게 유행이 돌변하는 속에서 그는 역설적이게도 한결같은 색상과 스 타일로 세계 패션을 제패했다.
그의 옷은 베이지나 회색같은 중간톤, 클래식하고 심플한 스타일로 대변된다. 80년대 전성기만큼은 못하지만, 그의 옷은 여전히 높은 인 기를 누린다.
성공한 비즈니스 맨들이 가장 입고 싶어하는 옷, 외모 보다 재능과 지적 분위기로 승부하겠다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 는 브랜드가 바로 [아르마니]다.
그는 64년 남성복 디자이너 니노 세루티에게 발탁돼 수업을 받는 다. 하지만 그를 디자이너로서 대성시킨 사람은 11살 어린 건축학도 세르지오 가레오티였다.
{당신은 누구보다 멋진 옷을 만들수 있다}는 격려에 힘입어 70년 프리랜서로 독립한 그는 75년 카레오티와 함께 회사를 세웠다. 그리고 그해 첫 진출한 75년 밀라노컬렉션. 아르마니 풍 재킷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어깨에 딱딱한 패드를 넣어 역삼각 형으로 경직됐던 기존 재킷을 아르마니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꿨 다. 어깨 패드를 없애 부드러운 어깨선을 살렸다.
흐르는듯 부드러운 소재로 넉넉하면서도 우아한 재킷을 탄생시켰다. 사람들은 그를 [남성복의 샤넬]이라 불렀다.
당장 사방에서 아르마니를 흉내낸 재킷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밀 라노는 세계 패션 중심지로 떠올랐고, 그는 이 업적을 인정받아 82년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디자이너가 표지모델로 등장하기는 47년 [뉴 룩]을 선보였던 크리스티앙 디오르에 이어 두번째였다.
그는 여성복에도 카디건처럼 편안한 재킷을 도입했다. 80년대이래 여성들이 여성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포멀한 비즈니스 웨어를 입게 된 데에는 아르마니 몫이 크다.
동업자 가레오티는 좀 더 젊은 고객을 위한 [엠포리오 아르마니](81년), 향수 [아르마니](82년)로 경영폭을 넓혀갔다. 덕분에 아르마니는 디자인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85년 가레오티가 암으로 떠나자 큰 도전을 받는다.지안니 베르사체를 비롯한 경쟁 디자이너들로부터 맹렬한 추격을 받으며 경영까지 떠맡 아야 했다.
포멀 웨어로 이름을 냈으면서도, 아르마니 자신은 예순 넘도록 티 셔츠와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 젊은 시절 우상이 반항적 영화배우 제 임스 딘이었다는 술회와 관련이 없지않다.
아르마니는 사업가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90년대 초 세계적 불황기에는 유행을 타지 않는 그의 옷이 연간 20%씩 성장세를 타기도 했다.
[사람들을 미치지 않게 만들면서, 잘 차려 입었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편안하고 품격있는 옷]--그가 평생을 추구해온 패션 이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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