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전통의 클래식, 버버리 트렌치 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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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저 댓글 0건 조회 3,307회 작성일 12-02-2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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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스타일의 대명사 버버리
1942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제작된 영화 ‘카사블랑카’는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심금을 진하게 울렸다. 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영화 ‘애수’ 역시 큰 감동을 안겨줬다. 이 영화는 몇 개의 공통점이 있다. 둘 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전쟁을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점, 두 연인간의 사랑을 다룬 점, 그리고 마지막 안개 낀 곳에서의 이별 장면이 압권이라는 점. 그런데 또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카사블랑카의 히로인 ‘험프리 보가트’와 애수의 ‘로버트 테일러’ 둘 다 버버리 코트를 멋지게 입고 있다는 점이다.
안개 낀 장소에서 버버리 코트를 멋지게 입은 남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와 이별하거나 죽는 장면은 좀처럼 영화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게 마련이다. 실제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버버리 코트는 대단한 인기를 끌게 됐다. 안개가 많이 끼는 영국에서 기후의 특성에 맞게 탄생한 버버리 코트가 영화의 마지막 슬프고도 우울한 장면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버버리 코트는 이후로도 많은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들의 남성다움과 세련된 멋을 살리면서 대히트했다. 이러한 성공은 버버리 코트를 본고장 영국은 물론,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게 만든 계기가 됐다.
버버리 코트는 스타 마케팅이 일반화되지 않은 20세기 중반에 벌써 스타들이 영화에 입고 나옴으로써 더욱 알려지게 된 것이다. 별도의 홍보수단이 없던 시절에 감동의 명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의상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고급스런 이미지로 각인 됐다. 이렇듯 고급스런 전통의 이미지로 일관해오는 명품 버버리의 창시자 토마스 버버리(Thomas Burberry)는 원래 포목상이었다.
당시 농부나 목동들이 입던 스목-프록의 소재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개발과 연구를 거듭하여 1888년 '개버딘(Gabardine)' 이라는 혁신적인 원단 개발에 성공하면서 버버리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 소재는 방수, 방풍이 뛰어나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며 비교적 습기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비가 자주 오고 축축한 영국 기후에 적합한 레인 코트로 제작되었다. 개버딘은 미리 방수 처리한 면사를 촘촘하게 직조한 뒤 또 한 번 방수 처리하는 방식을 이용하였다.
우수한 품질과 실용성을 지닌 개버딘 코트는 군인이나 운동 선수, 비행을 하는 여행자들에게 환영을 받았으며,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에 의해 많은 사랑을 받으며 명품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또한 에드워드 7세가 토마스 버버리의 개버딘 코트를 입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내 버버리를 가져오게”라고 말한 것이 널리 퍼져, 오늘날 ?버버리’ 라는 패션 용어를 만들어 내며 트렌치 코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1901년 토마스 버버리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에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정형화된 레인 코트를 디자인하면서, 기능성 견장, 가죽 허리띠, 그리고 D-ring을 디자인에 응용하여 그 유명한 버버리 스타일의 ?트렌치 코트’를 탄생시켰다. 그 후 트렌치코트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일반화 되었고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입으면서 더욱 널리 사랑 받게 된다.
또한 영국 왕실 엘리자베스 여왕과 찰스 황태자, 미국의 조지 부시, 로날드 레이건, ?티파니에서 아침을’ 의 오드리 헵번 역시 버버리 애호가들로 유명하다. 버버리는 현재 옥스포드 사전에 수록되어 있으며, 10년마다 갱신되는 왕실의 인가와 함께 영국의 지정 상인(Royal Warrantly)으로서 명예로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의 트레이드 마크인 버버리 체크는 1920년 처음 디자인되었고, 1924년 트렌치 코트의 안감에 처음 사용하면서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버버리 체크’ 라는 말이 일반 명사처럼 사용될 만큼 인기를 누리는 이 체크 패턴은 그 후 코트 뿐 아니라 우산, 핸드백, 스카프 등 다양한 제품에 응용되었으며, 레드, 카멜, 블랙 앤 화이트 이외에도 여러 가지 컬러 조합으로 다양하게 전개한다. 이와 함께 1924년에 버버리 체크 무늬를 버버리社의 트레이드 마크로 등록하였다. 버버리 체크는 여타의 타탄 체크들과 차별화되게 고유의 등록상표로 인증받았으며, 버버리社 이외에 사전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다.
이미 버버리는 ‘자유는 겉모습을 꾸미지 않아도 미묘하게 풍기는 것’ 이라는 창시자 토마스 버버리의 정신을 그대로 닮아 클래식한 영국 패션의 얼굴 역할을 하는 문화재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가지려 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듯이 놓으려 해도 놓쳐지지 않는 엄숙함과 클래식함을 가진 버버리의 트렌치 코트가 그리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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