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부르는 옷차림이 따로 있다? 주역학자 김승호 선생 [인터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525회 작성일 15-06-06 04:42본문
당신은 운을 믿는가? 그렇다면 옷차림을 통해 운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가?
주역학자이자 작가인 초운 김승호 선생은 ‘주역 원론’ 전 6권을 비롯해, 1991년부터 문화일보에 연재한 ‘소설 주역’을 10권의 책으로 펴낸 주역전문가다. 얼마 전 그가 펴낸 ‘돈보다 운을 벌어라’는 주역을 응용한 운명경영서로 예스24의 4월 2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7위를 기록 중이다.
주역(周易)이란 중국의 유교 경전으로, 우주 대자연의 모든 섭리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초운 선생에 따르면 운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무수히 많지만, 운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신경을 쓰자고 마음먹으면 자신도 모르게 운을 끌어당기는 행위를 하게 된다. 경건한 마음과 조심성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옷이란 운명을 끌어들이는 문”
“관상이라는 것이 있죠. 몸을 본다는 말이에요. 몸이라는 것은 영혼에 입혀진 옷이라고 볼 수 있어요. 더 나아가 몸이 만들어진 다음에 옷도 있지요. 경험에서나 이론에서나 옷이 운명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즉각적이에요. 모든 사물에서와 마찬가지로 옷에도 음양(陰陽)이 있어요. 그 사람의 성품이 음이냐 양이냐에 따라서 양이 지나치면 정장을 하고 음이 지나치면 캐주얼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에 따르면 운이라는 것은 형상(形象)에 따라 만들어진다. 집모양이나 여자의 옷차림, 걸음걸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만물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옷을 입었을 때에도 그 의미가 자연적으로 표출이 되며 운도 역시 그 쪽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라는 것.
“성격이 밝고 활달하면 양(陽)이라고 해요. 이런 경우엔 운명의 변화가 빠르고 생동감이 있어서 좋긴 한데 여자인 경우 외상을 입을 우려가 있어요. 그래서 힘을 좀 감출 필요가 있는데 이 때 정장을 입어서 몸의 에너지를 막는 거예요. 몸의 기운이 밝은데 옷까지 밝게 입으면 기운이 모두 발산돼서 좋지 않아요. 그러니 화려한 색보다 약간 은은한 컬러의 의상을 입기를 권합니다. 반대로 침울하고 소심하면 음(陰)이라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거꾸로 밝게 옷을 입음으로써 양을 띄워야 되죠. 운의 원리에 따라 옷은 음양의 중간을 향해 가는 것이 좋아요”
▶운을 정착시키는 장식
장식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귀걸이와 목걸이 등의 장식은 운이 들어와 정착시키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문득 초자연적인 악을 피하고 행운을 기리기 위해 몸에 주렁주렁 장식을 달던 아프리카 부족의 복식이 떠오른다.
“우주의 결론은 아름다움이에요. 아름다움은 힘과 지혜를 넘어선 절대적 존재로 모든 것을 이기고도 남는 자연의 결론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여성은 운을 운영하기가 남성보다 쉬운 편인데 여성이 대자연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여성 자체가 아름다움을 상징하므로 일반적으로 예쁘게 치장하면 되죠. 남성에게 없는 여성만의 아름다움을 무시한다면 손해입니다”
아름다움이란 성품, 자태, 역할, 운명 등이 모두 해당된다. 주역에서는 ‘상서롭다’고도 말하는 이 ‘고귀함’이 바로 행운을 끌어들이는 힘인 것이다.
▶거울도 안 보는 여자?
“여성에게 옷이 많으면 행운이에요. 주역은 만물을 여덟 가지 성질로 나누는데, 옷은 그중 풍(風)에 들어가요. 풍이란 괘상은 한마디로 ‘넓음’이죠. 집안에 예쁜 옷이 많으면 그 자체가 일종의 부적이에요. 옷장이 단출한 사람들이 있지만 운으로 보면 좋지 않아요. 사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한 정도의 옷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화장을 안 하는 여자도 있어요. 아버지가 못하게 하든 게을러서 안하든 그것도 아주 흉한 것입니다. 화장이라는 것은 주역에서는 화(火)라고 얘기하며 아름다움이자 꽃을 상징하므로 여성이라면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소함과 수수함은 운의 관점에선 미덕이 아니란 얘기다. 문득 ‘거울도 안보는 여자’의 가사가 생각난다. 수수한 옷차림의 이 여자는 거울도 안 볼 정도로 꾸미지 않음으로써 자신에게 오는 운과 복을 차버리고 결국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닌지. 초운 선생은 운이 지나가다가 들어와서 정착할 수 있도록 화장, 머리스타일, 장신구 등 어떤 식으로든 그 운을 붙잡아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왜 이와 같은 화려함과 꾸밈을 비단 여성에게만 권하는 것일까.
“남성은 아름다움으로 운명을 개선하진 않아요. 남성 자체가 양이기 때문에 강한 의지가 제일 중요해요. 하지만 남성도 옷차림이나 양말, 액세서리와 같은 것을 변화시켜볼 필요는 있어요. 저 역시 운수가 나빠지는 것 같으면 옷이나 넥타이를 바꿔봅니다”
우주 만물을 만들어내는 상반된 성질의 두 기운 음양(陰陽). 운의 원리에 따라 옷차림 역시 음양의 기운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중간을 향해 가는 것이 좋다.
▶격식을 갖추고 차려 입기
명절에 한복을 차려입는 것 또한 중요하다. 명절엔 특히 집안일에 손이 많이 가는 탓에 편하게만 입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하나의 형식, 즉 문화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 선조들은 아침에 깨면 단장을 하고 곱게 앉아있었다. 주변에 사람 하나 없는데도 말이다. 그것이 행운을 불러오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이며, 같은 이유로 그는 집에서 너무 풀어진 차림으로 있으면 운이 새어 나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목욕재계(沐浴齋戒)라는 말이 있다. 제사나 중요한 일 따위를 앞두고 몸을 깨끗이 하고 부정을 피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일을 말하는 것이다. 옷차림도 마찬가지다.
▶말리고 싶은 옷차림
많은 사람들이 검은 옷을 즐겨 입는다. 때가 타도 쉽게 드러나지 않아서, 맞춰 입기 쉬우므로, 입다 보니 다른 색 의상을 입기가 더 어려워져서 등 이유도 제각각이다. 특히 패션계 종사자 중에는 검정옷 마니아가 유난히 많은데 일반적으로 화려한 장식과 밝은 옷이 운을 끌어당긴다는 말에 걱정이 몰려온다.
“양의 기운이 넘치는 사람들은 우중충하게 입는 정도면 족해요. 어둡지만 은은한 보라색, 남색 등이 좋지요. 하지만 음의 기운이 있는 사람이 옷까지 시커멓게 입고 다니면 관재수(官災數)에 걸릴 수 있으니 말리고 싶네요”
이와 함께 선생은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차림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슬리퍼를 신고 다닐 때의 괘상은 산풍고(山風蠱)라는 것으로 배신, 미끄러짐, 피부병 등을 의미합니다. 발, 즉 아래쪽으로 기운이 새어 나간다는 것은 친한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한다는 의미가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겠죠”
그렇다면 최근 ‘강남성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일반화된 성형 수술은 관상을 고쳐 운을 불러들이려는 적극적 행동으로 봐도 되는지, 아니면 자연의 아름다움과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로 봐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가꿔서 예쁘다면 예쁜 것입니다. 화장을 했든 고쳤든 뭘 하든 상관없어요. 결국은 자신의 예쁜 모습을 자연계에 얼마나 노출시키느냐의 문제죠”
▶아홉수와 삼재, 뭘 해도 안 되는 시기, 그리고 변화
뭘 해도 안 되는 시기가 있다. 흔히 말하는 아홉수와 삼재 등이 그것으로, 초운 선생은 그저 운명의 1/3은 무조건 나쁜 시기라고 알아두면 된다고 한다. 이때는 겸손한 마음자세가 아주 중요하며 스케줄을 줄이고 평소보다 튀지 않는 복장을 갖춰 입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는 오래지 않아 끝이 나지만, 불운한 사람은 큰 틀에서 보았을 때 계속 불운 속에 있다. 불운의 사이클에서 탈출하기 위해 새로운 옷을 많이 입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때 새로운 옷이란 평소 입지 않던 색다른 옷을 뜻하며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어 예전과는 달라 보이도록 애써야 한다.
“같은 복장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무조건 안 좋아요. 옷은 바뀌어야 돼요. 평일에 근무 때문에 복장에 제한이 있다면 일을 하지 않는 주말에야말로 자신을 하늘에 광고해야 해요. 봐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나를 세상에 꽃피운다는 생각으로 꾸며야 합니다. 천택리(天澤履)라는 괘가 있어요. 하늘 아래 연못처럼 인간은 자기 자신을 세상에 활짝 열어 보임으로써 행운을 그 안에 담을 수 있어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말한 바 있다. 우주는 변화함으로써 진화해 왔고 인생도 마찬가지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이 운을 버는 것으로, 그는 돌처럼 살지 말고 바람처럼 살기를 권한다. 옷도 산뜻하게 변화를 주면서 무거운 운명에 신성한 리듬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이다.
자신을 고귀하게 여기고 상서로운 몸가짐을 가지면 행운을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강조하며 마지막으로 초운 선생은 목소리와 단어의 중요성을 덧붙인다.
“입에서 나오는 단어도 옷입니다. 그러니 천박한 단어보다는 고급단어를 사용하면서 입에서도 멋을 내야 돼요. 사람의 격을 나타내고 운을 부르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목소리입니다. 목소리의 절도와 사용하는 단어. 이런 소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는다면 운은 저절로 들어옵니다”
매경닷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