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걸어 돈이나 뜯어 볼까 > 법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법률


 

소송 걸어 돈이나 뜯어 볼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방아풀 댓글 0건 조회 1,932회 작성일 12-05-09 10:15

본문

박변의 법창일화
 
가끔씩  말이 안되는 일을 가지고 어처구니 없게 소송을 걸어 오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자기 입장을 유리하게 내세우기 위해 어떤 말을 끌어다가 억지 논리에 맞추는 것을 견강부회 (牽强附會)라고 하는데, 오늘은  이러한 견강부회 (牽强附會) 억지 소송 얘기를 할까 합니다 .
한국의 중견 기업체가 있었습니다. 우리들에게 친숙한 건강 위생 제품을 만들어 온 회사로 역사도 길고 이름을 대면 다 들 아실 유명한 회사입니다. 건실하고 탄탄한 기업입니다. 미국에는 1980년대에 이미 진출하여 남가주에 지사가 있고 지금은 멕시코에도 생산 기반이 있습니다. 미국 지사로는 본국에서 중견 간부를 파견하여  3년 임기 정도로 지사장의 임무를 담당하게 하여 왔습니다.
1990년 경 이 모라는 본사 부장을 지사장으로 파견하였습니다. 그리고 3년 임기가 다 되면서 본사로 귀환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한국에 돌아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지사 공금을 유용한 부정 행위가 있었고, 돌아 가면 징계를 받을 것이 두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귀임 명령을 거부하고 그냥 미국에 눌러 앉았습니다. 그리고 2년 쯤 후, 소송 천국 미국에서 본사를 상대로 돈이나 좀 뜯어 내자는 엉뚱한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본사와 대표 이사 개인을 걸어서 미국에서 소송을 하면 소송 방어가 귀찮고 어려워 돈 좀 주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생각을 한 것이지요. 
그렇지만 아무 잘못이 없는 회사를  무엇으로 걸어서 할 것인가가 큰 문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송할 이유가 없었는데 담당 변호사가 아주 영리한 아이디어를 내었습니다 (이 모씨는 그런 생각을 못 했을 것이고 분명 변호사의 아이디어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원치않는 한국 귀임  요구에 대해 뭔가 문제를 삼아야 하는데 법률적으로 어려우니 이를 헌법상 권리 침해로 포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헌법상 권리 침해가 되느냐에 대해  이 모씨 측은 다음과 같은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회사가 피고용인에게  지고 있는 의무 중의 하나는,  가족과 함께 머물며,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일할 권리를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가족은 미국에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사 귀임을 시키면 자신은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므로 결국 회사는 자신의 이러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그는 본사 귀임 명령을 따르지 않아 피해를 보았고  이는 바로 미국 연방 헌법과  캘리포니아 주 헌법 상의 결사의 자유 (freedom of association) 위반으로 인한 피해이다. 
척 들어 보면 말이 안되는 소리지만 저는 이를 논리적으로 반박하여야만 했습니다. 반박의 요지는 이러합니다. 우선 “가족” 이라는 단어나 개념이 헌법상 결사의 자유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사의 자유는 모임이나 단체의 가입을 주로 보장하는 권리이지 가족 개념에는 맞지 않는다. 만약 직장에서의 전근을 가족이나 결혼생활 유지 걱정 때문에 못 시킨다면 고용주는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회사는 가족을 미국에 남게 하거나 한국으로 데려 오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가족이 어디에 있느냐는 자신의 개인적 사정이고 가족과 생활하고 싶으면 가족을 한국에 데려 오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씨는 처음부터 3년 만기 주재원 비자로 미국 입국을 하였으므로 돌아 가는 것이 당연하며 그렇게 해야먄 미국 이민법 위반을 않는 것이다. 
 
고소장 내용을 다 사실로 인정하더라도 소송으로 성립이 안되니 기각이나 고소장 변경을 요구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Demurrer 라고 불리우는데요, 저는 이러한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러한 신청이 받아 들여져서 고소장 변경이 명령되었고 변경되어져 온 고소장 역시 같은 내용이라 다시 한번Demurrer  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다시 고소장 재 변경 명령을 내렸습니다. 
2차 변경된 고소장 역시 문제가 되었고, 이전 고소장에는 없던  회사의 부당 행위가 일어난 일자를 고소장에 명시하였는데 이것이, 헌법과는 관련이 없는 전혀 엉뚱한 근거로 소송 기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변경이긴 하지만 더 확실히 회사측 승소를 하게 해 주는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나 할까요?
소멸시효 (statute of limitation)라는 말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어떤 권리 침해가 일어났거나 손해를 보게 되었을 경우 정해진 기간 안에 소를 제기해야만 이러한 손해 배상을 받거나 피해 구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기간을 놓치면 영영   손해 배상이나 피해 구제의 기회가 상실됩니다.
설사 누군가 피해를 주었다고 하더라도 너무 오랫동안  소송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 주고, 오랜 시간 후에 재판을 하게 되면  증거나 기억의 보존 문제가 심각하게 되므로  이를 피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법리이지요.  그런데 이 모씨가 주장한 회사의 부당 행위에 대한 소멸 시효는 2년이었는데 정확히 2년 20일 후에 고소를 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소멸시효에 근거한 기각을 청구하였습니다.
헌법 상의 논쟁거리도 되지 않긴 했지만, 어쨌든, 판사는 헌법 상의 권리를 논할 필요도 없이 기각을 명령했고, 소송은 제기 후 약 6개월만에 단명으로 끝이 났습니다 (6개월이 뭐가 단명이냐고 하실 분 있으시겠지만 청문회 일자 하나 잡는데도 보통 2개월 정도 걸립니다).
그리고 시간 절약보다도 더 다행했던 것은  회사 대표나 다른 임원, 직원들이 몸소 소송 때문에 끌려 다니거나 시간 허비하지 않고 변호사 들 사이의 법적 싸움에 의해서만 끝이 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송은 무조건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소송을 싫어 하는 분들도 많지만 의외로 아무 생각없는, 큰 배상금에 대한  주변의 헛된 상식과 그릇된 충고에 솔깃해져서, 근거없는 소송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신문에서 보는 큰 배상금들은, 보통의 경우가 아닌,  아주 희귀하고  예외적인 사건으로  뉴스 가치가 있기 때문에 보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예외적인 일들을 다수의 경우라고 잘못 생각하면 안됩니다.  근거없는 소송은 소송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 뿐입니다.   

끝내면서 하는 변호사 견강부회 농담 하나:
병상에서 죽어 가는 친구가 평소 친한 친구 셋을 불렀다.  하나는 의사, 하나는 목사, 나머지 하나는 변호사였다. 병상에서 죽어 가는 친구가 봉투를 각 친구들에게 하나씩 돌렸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봉투에는 현금 3만 달러가 들었는데, 자신은 이제 곧 죽게 되는데 죽어서도 저승 길 노자돈이 필요할테니 죽으면 관 속에 넣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 친구는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하직했고 성대한 장례식이 끝난 후 세 친구가 다시 모였다. 그런데 목사 친구가 아주 괴로운 표정을 짓더니 친구들에게 고백할게 하나 있다고 했다. “사실은 난 봉투에 1만 달러는 빼고 넣었어.  그 돈은 아프리카 오지 선교 헌금으로 보냈다네. 용서해 주게.” 그러자 의사 친구가 말했다. “사실 나도 고백할 게 있으니 용서해 주게. 난 봉투에서 2만 달러를 빼고 넣었네. 그 2만 달러는 암 퇴치 기금으로 보냈다네.” 이 말을 들은 변호사 친구 벌컥 화를 내면서 하는 말: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나는 다 넣었어. 내 개인 수표로 말이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