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경쟁심화.. 일감 줄어든 로펌들 생존 몸부림 > 부자가 된 녀석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부자가 된 녀석들


 

경기침체·경쟁심화.. 일감 줄어든 로펌들 생존 몸부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766회 작성일 15-06-08 02:35

본문

미국은 소송의 나라로 불린다. 사소한 다툼도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진다. 간단한 교통법규 위반도 법정에서 최종 처분을 내린다. 소송의 나라는 변호사 천국이다. 소송을 해봤자 변호사 배만 불린다. 이것도 옛얘기가 되고 있다. 미국 변호사들은 요즘 죽을맛이다. 변호사 숫자가 늘면서 일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변호사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있다.

◆직업의 흥망성쇠





모든 직업에는 전성기가 있게 마련이다. 의사, 공무원, 엔지니어 등도 모두 부침을 겪는다. 미국에서 변호사는 한때 안정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잘나가던 변호사도 황금기를 지나 이제 쇠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로펌에서 선임변호사 가운데 일부는 일종의 관리자인 파트너가 된다. 미국에서 지난 10년 사이 파트너가 1000명이 넘는 대형 로펌 12개가 파산했다. 살아남은 대형 로펌도 떨고 있다. 로펌 파트너는 일거리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과거 젊은 변호사가 맡던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리퍼블릭 최신호는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로펌에 엄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7년 당시 미국에서 로스쿨 졸업자는 4만3600명가량이었다. 이 중 약 75%가 졸업 후 9개월 이내에 변호사 자리를 얻었다.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2012년에는 로스쿨 졸업자 4만6500명 가운데 변호사가 된 비율이 64%에 그쳤다. 로스쿨 졸업생의 36%가 변호사 일을 하지 않는 셈이다. 로스쿨 졸업 후에 변호사로 일해도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로펌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아웃소싱(외주)을 하는 탓에 많은 변호사가 서류 검토 등의 일을 하고 있다. 그나마 이런 일거리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컴퓨터 데이터망이 발달하면서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이 일을 대신 처리하고 있다.

최근 변호사 일감이 급격하게 주는 이유 중 하나는 경기침체기를 겪은 기업들이 경비 절감에 나서고 있어서다.

앞으로 경기가 나아진다고 해서 변호사 일거리가 과거처럼 다시 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경기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 변호사 업무 자체가 구조적인 퇴조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대기업이나 다국적기업 등을 고객으로 하는 대형 로펌 150∼250개를 '빅로(Big Law)'라고 한다. 앞으로 10년 안에 이 대형 로펌 중 200개가량이 사라지고, 20∼25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뉴리퍼블릭은 전망했다. 나머지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피 말리는 경쟁 시스템

1985년 '아메리칸 로이어'라는 잡지는 변호사 랭킹을 매겨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 잡지는 로펌의 파트너를 대상으로 PPP(profits per partner) 순위를 매겼다. 어느 파트너가 수익을 얼마나 올렸는지 계산해서 서열을 정한 것이다. PPP가 높은 로펌과 낮은 로펌 사이에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PPP가 높은 로펌에 일거리가 몰렸다.

로펌은 PPP가 높은 변호사 스카우트 전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변호사들은 몸값을 높이기 위해 기회만 있으면 대우가 더 좋은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반면 고객들은 로펌의 높은 수임료을 줄이려고 본격적인 '쇼핑'에 나섰다. 로펌은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산성이 낮은 파트너를 가차 없이 해고하는 자구책을 동원했다.

미국 로펌은 생존을 위해 몸사리기에도 나섰다. 법정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사건만 수임하는 것이다. '죽일 수 있는 것만 먹어라'라는 말이 널리 법조계 안팎에 퍼졌다. 파트너는 일감을 찾아 다른 파트너, 변호사와 무한경쟁에 돌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변호사 비용을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덤핑 공세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한 경기침체기 이전에 대형 로펌은 명성을 유지하려고 변호사 해고 조치를 자제했다. 변호사를 쉽게 해고하는 로펌은 하버드 로스쿨 졸업생 등 일류 변호사로 성장할 인재들이 기피할 것이라는 통념이 퍼져 있었던 까닭이다.

그러나 메이어 브라운 등 초대형 로펌이 2008년 11월 파트너 33명을 해고하면서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09년 2월에는 기업 전문 초대형 로펌인 래섬 앤드 왓킨스가 190명의 파트너를 내쫓았다. 경기가 좋고 일감이 많은 때에는 해고가 두렵지 않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로펌에서 쫓겨난 변호사는 갈 데가 마땅치 않다.


세계일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