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말할 때의 기술
페이지 정보
작성자 angelica 댓글 0건 조회 1,657회 작성일 14-02-01 22:11
본문
회사 설립 초기에는 누구나 자금난으로 고생하게 마련이다. 나도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재정 문제로 고생한 적이 많다. 공직생활만 해서 남에게 돈을 빌리는 데 익숙하지 못해 급하면 신용카드로 돌려 막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한번은 그런 방법으로도 돈이 모자라 카드사에 전화를 해 현금서비스 사용한도 증액을 요청한 적이 있다. 다급한 심정으로 증액을 요청하는 내 기분과는 아무 상관 없다는 듯 상담 직원은 마치 초등학생이 책을 읽는 것처럼 한 옥타브 올라간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고객님은 카드를 많이 사용하지 않으셔서 더 이상 증액을 해드릴 수 없습니다."
거기까지는 누구라도 책 읽듯이 말할 수 있으리라고 이해했다.
그런데 그 직원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럼 고객님, 다른 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내가 할 말이 없다고 하자, 각본에 따라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마무리를 했다. 나는 그 직원의 전화 받는 태도에 화가 났다. '죄송합니다'로만 끝나도 될 텐데 거절당해서 기분도 안 좋은 사람을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다른 하실 말씀'은 또 뭐람? 게다가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모회사 사장이 회사가 적자로 허덕이던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회사가 적자로 허덕일 때면 은행에서 가장 먼저 외면합니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은 다음 그때 나를 푸대접한 은행에는 절대 발걸음을 하지 않았지요."
은행이나 카드사처럼 돈을 빌려주고 나서 받지 못하는 사고가 많은 회사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고객을 그런 식으로 대하면 의외로 큰 고객을 놓칠 수도 있다. 돈 문제가 절박한 고객은 전화 상담원의 말 한마디에 매우 민감하다. 전화 상담원이 기계처럼 말하면 신용불량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불쾌해진다. 나도 회사 형편이 나아진 후 그런 식으로 전화를 받은 카드사와는 계약을 해지하고 말았다. 이처럼 전화 한 통화의 위력은 대단하다.
은행이나 카드사는 전화한 고객에게 규정상 돈을 빌려주거나 한도를 올려줄 수 없을지라도 진지하게 고객의 입장을 헤아리며 말해야 한다. 교과서를 읽듯 무조건 정해진 순서에 따라 말하면 몹시 기분이 상하게 된다. 물론 전화 상담원은 교육받은 대로 매뉴얼에 따라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나 고객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도 알아두어야 한다.
카드사 직원뿐 아니라 이동전화업체 직원도 마찬가지다. 나는 휴대폰 국제전화를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인지 휴대폰 국제전화 판촉 전화를 많이 받는다. 판촉을 하기 위해 전화를 하는 상담원의 목소리와 말하는 태도 역시 문제가 많다. 마치 교과서를 읽듯이 상품 내용을 줄줄 읊어댄다. 그렇게 말하는 상담원의 말을 들으면서 상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심지어 그 회사까지 싫어지기도 한다.
직원이 전화 받는 태도에 따라 회사의 이미지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그 회사에는 전화하기 싫어요. 그 회사에 전화하면 기분이 나빠지거든요."
우리 회사 직원들은 기업체 위탁 교육 때문에 다른 회사에 전화할 일이 많다. 내가 어디 어디에 전화를 하라고 지시하면 직원들이 가끔 이렇게 하소연할 때가 있다. 사장을 바꿔달라고 하면 비서가 고압적인 태도로 연유를 꼬치꼬치 캐묻고는 메시지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다고 한다.
누구나 전화 받는 예절이 기본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화를 제대로 받지 못해 회사의 첫 이미지를 망치는 곳이 아직 많다.
전화 커뮤니케이션이 다른 커뮤니케이션에 비해 어려운 이유는 비언어를 제외하고 언어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음성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음성 표현을 아주 잘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소지가 커진다. 전화로 대화할 때는 목소리만 듣고 상대방을 판단하게 되므로 목소리가 귀에 거슬릴 경우 부정적인 면이 더욱 크게 부각된다. 또한 언어를 보조해줄 비언어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발음이 불분명하면 메시지가 왜곡되기 쉽다. 따라서 전화할 때는 분명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말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중간에 점검해야 메시지 왜곡을 막을 수 있다.
전화를 받을 때는 가능한 한 전화 건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며 말해야 한다. 자리에 없는 사람을 찾을 경우에는 전화번호를 받아두었다가 이쪽에서 전화하도록 하는 것이 예의다. 그리고 메시지를 반드시 기록해두었다가 잊지 말고 당사자에게 전해야 한다. 부서를 잘못 알고 전화를 한 경우에는 전화를 연결하기 전에 해당 부서의 번호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연결 도중에 전화가 끊기더라도 전화한 사람이 해당 부서로 전화를 걸 수 있다.
전화를 끊을 때는 상대방이 전화를 끊었는지 확인한 후 끊어야 한다. 아무리 부드럽고 친절하게 전화 통화를 했어도 전화기를 팽개치듯 내려놓으면 애써 만들어놓은 좋은 이미지가 한꺼번에 무너진다. 특히 임시방편으로 '나중에 전화 할게요'라고 말해놓고 전화 하지 않는 것은 기다리는 사람으로서는 아주 속상한 일이다. 은행처럼 아쉬움을 호소하는 전화를 많이 받는 곳일수록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처사는 절박한 심정으로 전화한 상대방에게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나중에 전화할 성질의 내용이 아니라면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말하지 말고 아예 딱 부러지게 '이러이러해서 안 된다'라고 그 자리에서 거절하는 것이 쓸데없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보다 낫다. 일단 다시 전화를 해주겠다고 했으면 말하기 좋은 내용이 아닐지라도 반드시 전화를 걸어야만 신뢰를 잃지 않는다.
거기까지는 누구라도 책 읽듯이 말할 수 있으리라고 이해했다.
그런데 그 직원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럼 고객님, 다른 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내가 할 말이 없다고 하자, 각본에 따라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마무리를 했다. 나는 그 직원의 전화 받는 태도에 화가 났다. '죄송합니다'로만 끝나도 될 텐데 거절당해서 기분도 안 좋은 사람을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다른 하실 말씀'은 또 뭐람? 게다가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모회사 사장이 회사가 적자로 허덕이던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회사가 적자로 허덕일 때면 은행에서 가장 먼저 외면합니다. 그래서 나는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은 다음 그때 나를 푸대접한 은행에는 절대 발걸음을 하지 않았지요."
은행이나 카드사처럼 돈을 빌려주고 나서 받지 못하는 사고가 많은 회사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고객을 그런 식으로 대하면 의외로 큰 고객을 놓칠 수도 있다. 돈 문제가 절박한 고객은 전화 상담원의 말 한마디에 매우 민감하다. 전화 상담원이 기계처럼 말하면 신용불량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불쾌해진다. 나도 회사 형편이 나아진 후 그런 식으로 전화를 받은 카드사와는 계약을 해지하고 말았다. 이처럼 전화 한 통화의 위력은 대단하다.
은행이나 카드사는 전화한 고객에게 규정상 돈을 빌려주거나 한도를 올려줄 수 없을지라도 진지하게 고객의 입장을 헤아리며 말해야 한다. 교과서를 읽듯 무조건 정해진 순서에 따라 말하면 몹시 기분이 상하게 된다. 물론 전화 상담원은 교육받은 대로 매뉴얼에 따라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나 고객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도 알아두어야 한다.
카드사 직원뿐 아니라 이동전화업체 직원도 마찬가지다. 나는 휴대폰 국제전화를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인지 휴대폰 국제전화 판촉 전화를 많이 받는다. 판촉을 하기 위해 전화를 하는 상담원의 목소리와 말하는 태도 역시 문제가 많다. 마치 교과서를 읽듯이 상품 내용을 줄줄 읊어댄다. 그렇게 말하는 상담원의 말을 들으면서 상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심지어 그 회사까지 싫어지기도 한다.
직원이 전화 받는 태도에 따라 회사의 이미지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그 회사에는 전화하기 싫어요. 그 회사에 전화하면 기분이 나빠지거든요."
우리 회사 직원들은 기업체 위탁 교육 때문에 다른 회사에 전화할 일이 많다. 내가 어디 어디에 전화를 하라고 지시하면 직원들이 가끔 이렇게 하소연할 때가 있다. 사장을 바꿔달라고 하면 비서가 고압적인 태도로 연유를 꼬치꼬치 캐묻고는 메시지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다고 한다.
누구나 전화 받는 예절이 기본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화를 제대로 받지 못해 회사의 첫 이미지를 망치는 곳이 아직 많다.
전화 커뮤니케이션이 다른 커뮤니케이션에 비해 어려운 이유는 비언어를 제외하고 언어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음성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음성 표현을 아주 잘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소지가 커진다. 전화로 대화할 때는 목소리만 듣고 상대방을 판단하게 되므로 목소리가 귀에 거슬릴 경우 부정적인 면이 더욱 크게 부각된다. 또한 언어를 보조해줄 비언어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발음이 불분명하면 메시지가 왜곡되기 쉽다. 따라서 전화할 때는 분명한 발음으로 또박또박 말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중간에 점검해야 메시지 왜곡을 막을 수 있다.
전화를 받을 때는 가능한 한 전화 건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며 말해야 한다. 자리에 없는 사람을 찾을 경우에는 전화번호를 받아두었다가 이쪽에서 전화하도록 하는 것이 예의다. 그리고 메시지를 반드시 기록해두었다가 잊지 말고 당사자에게 전해야 한다. 부서를 잘못 알고 전화를 한 경우에는 전화를 연결하기 전에 해당 부서의 번호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연결 도중에 전화가 끊기더라도 전화한 사람이 해당 부서로 전화를 걸 수 있다.
전화를 끊을 때는 상대방이 전화를 끊었는지 확인한 후 끊어야 한다. 아무리 부드럽고 친절하게 전화 통화를 했어도 전화기를 팽개치듯 내려놓으면 애써 만들어놓은 좋은 이미지가 한꺼번에 무너진다. 특히 임시방편으로 '나중에 전화 할게요'라고 말해놓고 전화 하지 않는 것은 기다리는 사람으로서는 아주 속상한 일이다. 은행처럼 아쉬움을 호소하는 전화를 많이 받는 곳일수록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처사는 절박한 심정으로 전화한 상대방에게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나중에 전화할 성질의 내용이 아니라면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말하지 말고 아예 딱 부러지게 '이러이러해서 안 된다'라고 그 자리에서 거절하는 것이 쓸데없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보다 낫다. 일단 다시 전화를 해주겠다고 했으면 말하기 좋은 내용이 아닐지라도 반드시 전화를 걸어야만 신뢰를 잃지 않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