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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문학으로 키우는 우리 아이의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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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1,278회 작성일 11-01-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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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우리 문화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큰 흐름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판타지일 것이다. 척박한 국내 판타지 문학 시장에서 싸구려 장르로만 인식됐던 판타지가 이제는 더 이상 철없는 아이들이 재미로 보는 별 도움 안 되는 책이나 만화가 아니라는 것. 판타지 문학은 이미 시대의 흐름이며 인류 역사의 새로운 발견으로 어른과 아이 모두의 꿈과 희망, 사상의 결정체로 자리 잡고 있다.

아르메니아 공주,
판타지로 전 세계 사로잡은 비결
「해리포터」 이후 전 세계 판타지 아동소설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타라 덩컨」의 작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50)이 한국의 어린이 독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첫 방한했다.

「타라 덩컨」은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대단한 화제다. 2003년 프랑스에서 첫 출간된 이후 10주간 소설 부문 1위를 기록해 「해리포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언론의 호평을 받았으며 한국에서 33만 부의 판매 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푸른 눈빛에 금발로 신비롭고 인형 같은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은 판타지 소설의 작가답게 아르메니아 왕위 계승자라는 독특한 프로필을 지녔다. 그녀는 증조할머니, 할머니, 어머니의 뒤를 이어 왕위를 계승받은 공주다.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한 대통령제 국가인 아르메니아 왕족은 19세기에 터키의 점령을 피해 그루지야와 러시아에서 살다가 1917년 혁명 이후 프랑스에 정착했다. 그야말로 그녀의 삶은 동화 속 판타지가 아닌 진짜 현실.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가 보다 창의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에피소드로 지구촌 어린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녀가 가장 놀랐던 점은 자신의 소설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보다 그들의 유창한 영어 실력이었다. 프랑스에서 온 낯선 이방인임에도 먼저 다가와 영어로 인사를 건네고, 되묻는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제가 한국에 와서 몇몇 어린이들을 만났는데 영어를 무척 잘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프랑스에서는 아이들이 열두세 살쯤 돼야 영어를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한국 어린이들은 열 살 정도만 돼도 영어로 저와 대화가 가능하더라고요.”

특히 그녀는 프랑스에서 소설을 쓰는 동안 한국 어린이들로부터 받았던 편지들에 대한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어린 친구들이 영어를 어떻게 깨우쳤는지 자신에게 구구절절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은 일들은 그녀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고.

만화책으로 시작하는 창의력, 읽는 것이 보약
무엇보다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골고루 읽는 것이 중요하지만, 책 읽기에 큰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책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심어줄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책도 의외로 효과적이라는 것.

“세계적인 위인들 중 책을 안 읽은 사람이 없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유명한 작가 중에서도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없고요. 혹시라도 아이들이 만화책을 읽는 것이 탐탁치 않은 부모님이 계시다면 생각을 바꾸세요. 저도 만화책부터 읽었거든요.”

어린 시절 그녀가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은 바로 좥배트맨좦, 좥스파이더맨좦, 좥엑스맨좦 같은 만화책이었다. 당시에는 주로 남자아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만화책들이지만 그녀는 오히려 거기서 자신만의 감성과 창의력을 발전시켰다. 부모님 몰래 침대 밑에 숨겨두고 읽은 책도 많았다.

“만화책을 읽으며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이 제 앞에 펼쳐지는 것을 경험했어요. 굉장히 환상적이었거든요. 그 전의 저는 프랑스에 사는 어린 소녀일 뿐이었는데 판타지가 가득한 책들을 보며 우주로 제 생각이 확산되는 것을 느꼈어요.”

시작은 허무맹랑한 만화책이었지만 이후 그녀는 다른 장르의 책들에도 자연스럽게 흥미를 갖게 됐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에 담긴 구체적인 의미와 부연 설명들을 찾기 위해 플라톤, 소크라테스와 같은 철학자들에게도 관심을 보이게 됐다.

“어떤 어머니들은 아이가 판타지 소설만 읽어서 걱정된다고 말씀하세요. 그런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금방 바뀌거든요. 어느 순간 아이가 다양한 책들도 읽게 될 거예요. 때가 다를 뿐이죠. 그러니 아이에게 다른 책을 읽으라고 억지로 강요하지 마세요.”

아이가 스스로 새로운 영역에 대한 관심을 갖기 전에는 굳이 애를 쓸 필요가 없다. 판타지 소설만 읽는 아이에게 억지로 철학 소설을 읽으라고 하는 것은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어렵고 괴로운 일이다. 일단 아이가 책을 읽는다는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읽는 거예요.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을 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넷에 접속을 하면 계속 끊임없이 뭔가를 쓰기 때문이죠.”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에 열심히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글로 남기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된다. 처음에는 친구들과의 채팅이나 쪽지, 짧은 메모들에 불과하지만 이후 아이가 커가면서 더 많은 글들을 접하고 책을 읽으면 단문의 글들을 장문의 글로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아이 스스로 문장력을 키우려는 욕심을 갖게 돼요. 생각도 깊어지고요. 단순히 만화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많이 한다고 못마땅해하지 말고 아이들이 그 안에서 어떤 발전을 해나갈 수 있는지 가능성을 봐주세요.”

엄마들이 작가에게 직접 물었다!

Q
아이가 평소 판타지 소설만 지나치게 많이 읽어요. 그래서 다른 책을 좀 읽으라고 자주 주의를 줍니다. 작가님의 자녀는 어떤가요?

A 저는 두 딸을 키우고 있는데요, 당연히 저희 아이들도 어렸을 때는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어요. 집에 판타지 소설만 2,000권 정도 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장르에 관심을 갖더라고요. 한 아이는 지금 상하이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유럽에서 세 번째로 좋다는 명문학교에 다니기도 했어요. 다시 말해서 어렸을 때 판타지 소설만 좋아했다고 성장하는 데 어떤 문제가 있거나 그런 것은 결코 아니랍니다.
판타지 소설에는 굉장히 풍부한 어휘들이 등장해요. 문장이 간단하거나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면서도 짜임새가 있거든요.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죠.

Q
저는 전형적인 한국 가정에서 자라서인지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어떻게 키워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저한테 가장 큰 도움을 줬던 것은 책이었어요. 항상 책에 둘러싸여 살았고요. 처음에는 가족들이 왜 저렇게 책을 읽는지 저도 궁금했는데 직접 책을 읽어보니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늘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창의력은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예요. 어릴 적 아이에게 생일 파티를 열어준 적이 있는데, 아이가 눈을 가리고 집 안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줬어요. 눈을 감은 채로 집 안의 많은 사물들을 직접 만지며 아이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물건을 맞히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아이가 스스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게 엄마로서 올바른 역할인 것 같아요.

또 저는 제 아이들한테 놀랄 만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줬어요. 그러기 위해서 늘 새로운 것들을 떠올렸고요. 아이들을 위해 출판된 책을 어머니들이 직접 읽어보세요. 그 다음에 그 내용을 그대로 읽어주지 말고 이야기를 해주세요. 책에서 봤던 내용을 아들, 딸에게 말해주는 거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건 어렵지만 읽었던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쉽잖아요. 자꾸 그렇게 하다 보면 결국 스스로 ‘내가 지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될 거예요.

예를 들어, 읽었던 책에서 주인공이 죽는다면 “엄마는 이 결말이 마음에 안 드는데 만약 그 주인공이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나눠보세요. 그러면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오게 되고 엄마와 아이 모두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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