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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몇 장 읽어보고 나서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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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mile 댓글 0건 조회 1,271회 작성일 15-03-0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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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사람들 중에는 한번 시작한 책은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식의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들이
있다. 내 생각에 이런 사람들은 배탈이 나더라도 한번 먹기 시작한 아이스크림은 끝까지 다 먹을 이들이다. 나는 몇 장 읽어 보고 변변치 않으면 책을 치워 버리는 편에 속한다.
어쩌다 잘못 고른 책을 아이에게 끝까지 읽어 주기보다는, 몇 장을 먼저 읽어 본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런 면에서 나는 워싱턴북센터의 낸시 펄의 의견에 공감한다.
그녀는 ‘한 도시, 한 책(One Book, One City)’ 운동을 창안하여 많은 도시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그녀는 《책에의 갈망(Book Lust)》에서 책을 읽어 주는 어른과 스스로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50세가 되기까지는 모든 책에 50페이지의 기회를 줘라. 50세가 넘으면 100에서 나이를 뺀 페이지만큼의 기회를 줘라.” 그녀는 이것을 ‘50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즉 독자가 작가로부터 받아야 하는 정신적 고문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책이 인내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면 올림픽 경기장에 있어야지 책꽂이에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긴 설명조의 구절에 대해서는 찰스 디킨스의 방침을 지지한다. 책을 소리 내어 읽어 줄 때에는 필요에 따라 글을 줄이라는 것이다. 이 위대한 작가는 자신의 글을 청중에게 낭독할 때 긴 설명글을 생략한 축약판을 활용했다. 언제나 나는 혼자 먼저 읽으며 흐름을 끊는 긴 구절을 발견하면 여백에 표시를 해두었다가 나중에 소리 내어 읽어 줄 때 건너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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