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없는 삶을 위해 죽음을 두려워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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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ALM 댓글 0건 조회 795회 작성일 12-07-25 09:59본문
생각해 보니 나는 말로 먹고사는 사람이다. 법정에서 딱딱한 법조문을 읽고, 재판소에 제출할 청원서를 쓰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편지를 논리 정연하게 쓰는 일들이 내가 변호사로서 10여 년간 해 온 일이다. 법도 사람의 관계를 규정하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조화와 부조화를 다루는 일 아닌가. 그 때문인지 어느 순간부터 사람에 대한 에세이를 쓰고 싶었다. 가슴에서 우러난 글 말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죽음과 삶에 대해 쓰고 싶었다. 미국에서 유산상속변호사로 일하는 나는 죽음을 전제로 의뢰인을 만난다. 내 직업이 한국에서는 좀 생소할 수 있는데, 상속 계획을 하고 싶은 의뢰인과 만나 그의 삶을 이해하고 그가 원하는 대로 재산 분배 혹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서류를 만드는 일을 한다. 상속 계획을 위해 만나는 경우 의뢰인과 대개 몇 시간 또는 두세 번 만나게 된다. 그런데 막상 유언장에 서명을 하고 돌아가는 의뢰인의 뒷모습에서 내가 만든 유언장에 적힌 것으로는 담을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사연이 있음을 느끼곤 한다.
남기려는 것이 거액의 돈이든 낡은 결혼반지이든, 물려받는 사람이 그것에 담긴 사연과 가치와 철학까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물려받은 부모의 유산을 도박 같은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날려버리지 않을 텐데, 또 유산을 둘러싸고 부모와 자녀, 형제와 자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지 않을 텐데.
어떤 어머니는 재산을 자식에게 미리 상속했는데 그 후부터 며느리와 아들이 더는 찾아오지 않아 내게 문의를 해왔다. 그는 자식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재산을 미리 상속하지 말걸” 하고 후회하다가 나중에는 우울증과 치매증상을 보이며 눈에 띄게 건강을 잃어 안타까웠다.
당신이 재벌이 아니더라도 남길 무엇인가가 있게 마련이다. 집안 대대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전수하는 갈비찜 레시피일 수도 있고, 신뢰나 경험 같은 부모가 체득한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고유한 무형의 가치를 사랑하는 가족에게 남기고 가는 것이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유산상속변호사 한길로만 달렸던 내가 많은 상속 관련 사건들을 다루며 얻은 깨달음과 경험을 묶어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라는 첫 책을 냈다. 에세이 겸 자기계발서인 이 책을 통해 평범한 사람, 당신에게도 세상에 남길 무엇인가가 있으니 생의 마지막 순간 남기고 갈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었다. 특히 유언장을 미리 써보며 후대에 어떤 가치를 전할지,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고 싶었다.
나는 죽음이 후회 없는 삶을 사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말이며, 죽음을 생각하고 정리해 봄으로써 삶을 긴장감 있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속은 그 죽음과 삶을 연결하는 고리라고 정의하고 싶다. 비석에 새겨진 출생일과 사망일 사이에 있는 하이픈(-) 표시는 내가 무엇을 남기기 위해 살았는가를 말해 주는 상징물이다. 탄생과 죽음, 두 날짜 사이에 우리는 걸음마를 떼고 학교를 가고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리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간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우리가 남기고 갈 것들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돈과 성공이 무엇인지를 죽음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보면 더욱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책을 죽음으로 시작해 남아 있는 삶에 대한 내용으로 끝을 맺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죽음을 피하지 말라. 죽음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를 두려워한다.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살아가야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하고 실행할 수 있다. 40대 초반의 변호사인 내게 ‘남아 있는 날들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중요한 화두다. 인생의 한 고비를 돌아 넘어갈 때마다 죽음을 염두에 둔다면 내가 보는 삶과 죽음의 의미는 다르리라.
박영선 재미 변호사
사람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죽음과 삶에 대해 쓰고 싶었다. 미국에서 유산상속변호사로 일하는 나는 죽음을 전제로 의뢰인을 만난다. 내 직업이 한국에서는 좀 생소할 수 있는데, 상속 계획을 하고 싶은 의뢰인과 만나 그의 삶을 이해하고 그가 원하는 대로 재산 분배 혹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서류를 만드는 일을 한다. 상속 계획을 위해 만나는 경우 의뢰인과 대개 몇 시간 또는 두세 번 만나게 된다. 그런데 막상 유언장에 서명을 하고 돌아가는 의뢰인의 뒷모습에서 내가 만든 유언장에 적힌 것으로는 담을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사연이 있음을 느끼곤 한다.
남기려는 것이 거액의 돈이든 낡은 결혼반지이든, 물려받는 사람이 그것에 담긴 사연과 가치와 철학까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물려받은 부모의 유산을 도박 같은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날려버리지 않을 텐데, 또 유산을 둘러싸고 부모와 자녀, 형제와 자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지 않을 텐데.
어떤 어머니는 재산을 자식에게 미리 상속했는데 그 후부터 며느리와 아들이 더는 찾아오지 않아 내게 문의를 해왔다. 그는 자식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재산을 미리 상속하지 말걸” 하고 후회하다가 나중에는 우울증과 치매증상을 보이며 눈에 띄게 건강을 잃어 안타까웠다.
당신이 재벌이 아니더라도 남길 무엇인가가 있게 마련이다. 집안 대대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전수하는 갈비찜 레시피일 수도 있고, 신뢰나 경험 같은 부모가 체득한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고유한 무형의 가치를 사랑하는 가족에게 남기고 가는 것이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유산상속변호사 한길로만 달렸던 내가 많은 상속 관련 사건들을 다루며 얻은 깨달음과 경험을 묶어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아라’라는 첫 책을 냈다. 에세이 겸 자기계발서인 이 책을 통해 평범한 사람, 당신에게도 세상에 남길 무엇인가가 있으니 생의 마지막 순간 남기고 갈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었다. 특히 유언장을 미리 써보며 후대에 어떤 가치를 전할지,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고 싶었다.
나는 죽음이 후회 없는 삶을 사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말이며, 죽음을 생각하고 정리해 봄으로써 삶을 긴장감 있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속은 그 죽음과 삶을 연결하는 고리라고 정의하고 싶다. 비석에 새겨진 출생일과 사망일 사이에 있는 하이픈(-) 표시는 내가 무엇을 남기기 위해 살았는가를 말해 주는 상징물이다. 탄생과 죽음, 두 날짜 사이에 우리는 걸음마를 떼고 학교를 가고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리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간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우리가 남기고 갈 것들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돈과 성공이 무엇인지를 죽음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보면 더욱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책을 죽음으로 시작해 남아 있는 삶에 대한 내용으로 끝을 맺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죽음을 피하지 말라. 죽음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를 두려워한다. 곧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살아가야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하고 실행할 수 있다. 40대 초반의 변호사인 내게 ‘남아 있는 날들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중요한 화두다. 인생의 한 고비를 돌아 넘어갈 때마다 죽음을 염두에 둔다면 내가 보는 삶과 죽음의 의미는 다르리라.
박영선 재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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