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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시끄러움에서 고요함을 보고 유에서 나와 무로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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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871회 작성일 11-11-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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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流而境無聲 得處喧見寂之趣
수류이경무성 득처훤견적지취
山高而雲不碍 悟出有入無之機
산고이운불애 오출유입무지기
 
물은 흘러도 소리가 없나니, 시끄러운 곳에서 고요함을 보는 취향을 얻어야 한다. 산은 높아도 구름이 가로막지 않나니, 유(有)에서 나와 무(無)로 들어가는 기틀을 깨달아야 한다.

시끄러운 곳에서 고요함을 보는 눈을 얻고, 유(有)에서 나와 무(無)로 들어가는 기틀을 깨닫는 것은 세간의 영역을 벗어나 세상 밖에서 노닐 수 있는 관문이다. 『장자』「대종사편」에서는 세속을 초월한 자상호와 세간을 대표하는 공자, 자공의 일화를 통해 세상의 안과 밖을 설명하고 있다.
자상호가 죽자, 공자는 제자 자공을 보내서 애도의 뜻을 표하게 했다. 자공이 초상집에 도착하였을 때, 자상호의 생전 친구들이 거문고를 타면서 서로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 상호여! 아, 상호여! 그대는 이미 참세계로 갔는데, 우린 여전히 사람으로 있구나.” 노래를 들은 자공이 달려가서 물었다. “감히 묻건대, 주검을 앞에 두고 노래하는 것이 예(禮)입니까?”
자상호의 친구들은 서로 바라보며 웃었다. “그대가 어찌 예의 뜻을 알겠는가?” 자공이 돌아온 후에 공자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저들은 어떤 사람입니까? 예의를 닦은 행실도 없이 주검을 앞에 두고 노래를 부르면서 낯빛 한 번 바꾸지 않으니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들은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그들은 세상 밖에서 노니는 사람들이고, 난 세상 안에서 노니는 사람이다. 세상 밖과 세상 안은 서로 관련이 없는데도 내가 너를 보내 문상케 했으니, 나야말로 생각이 모자랐구나. 그들은 저 조물주와 벗이 돼서 천지의 한 기운 속에서 노닐고 있다.

그들은 삶을 사마귀나 혹쯤으로 생각하고, 죽음을 부스럼이나 종기가 없어진 것쯤으로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이 어찌 삶과 죽음 가운데 어느 것이 먼저고 어느 것이 나중인지를 알겠는가? 그저 멍하니 속세 밖으로 방랑하고 무위의 세계에서 노닐 뿐이니, 어찌 번거로운 세속의 예의를 행해서 사람들의 이목에 띄겠느냐?”

자공이 물었다. “그럼 스승님은 어느 쪽입니까?” “나는 하늘의 벌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지 않아도 나는 자네와 함께 이 세상을 벗어나 다시 나아가고 싶구나.” “그럼 어떻게 그 도를 추구해야 합니까?”
“물고기는 끼리끼리 물로 나아가고, 사람은 서로서로 도로 나아간다. 물로 나아가서 사는 물고기들은 못을 파주면 영양을 공급받고, 도로 나아가서 사는 사람들은 일이 없어져야 삶이 편안하다. 이 때문에 ‘물고기는 강과  호수에서 서로를 잊고, 사람은 도에서 서로를 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 기인(奇人)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기인이란 세속의 사람과는 다르지만 천도와 합일된 사람이다. 그래서 하늘이 볼 때 소인인 사람이 인간이 볼 때는 군자이고, 인간이 볼 때 군자인 사람이 하늘이 볼 때는 소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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