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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바쁠 때 성정을 어지럽히지 말고 죽을 때 마음이 흔들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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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857회 작성일 11-11-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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忙處不亂性 須閑處心神養得淸
망처불란성 수한처심신양득청
死時不動心 須生時事物看得破
사시부동심 수생시사물간득파
 
바쁠 때 성정을 어지럽히지 않으려면 모름지기 한가한 때 심신을 맑게 길러야 할 것이요, 죽을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모름지기 생시(生時)에 사물을 꿰뚫어보아야 할 것이다.

죽음이 눈앞에 닥쳐도 ‘본성을 흐리지 않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태연자약할 수 있다면, 이는 삶의 도를 깨달은 것이므로 천하의 일을 자기 책임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다. 다음에 소개하는 『장자』「전자방편」에 실린 이야기도 이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열어구가 백혼무인에게 활 쏘는 솜씨를 보여줄 때, 활시위를 힘껏 당겨도 팔꿈치에 올려놓은 물 한 잔이 기울지 않을 정도로 좌우가 수평이었다. 첫 화살이 과녁에 닿기도 전에 두 번째 화살을 메워서 쏘고, 두 번째 화살이 과녁에 닿기도 전에 세 번째 화살을 메워서 쏘는데도 물잔이 꼼짝하지 않으니 마치 나무 인형 같았다.

백혼무인이 그의 멋진 솜씨를 본 후에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다만 유심(有心)의 활 솜씨일 뿐이지 무심(無心)의 활 솜씨가 아니오. 혹시 나와 함께 저 높은 산에 올라가서 아슬아슬한 절벽을 딛고 아득한 심연과 마주하는 순간에도 그대가 그 활 솜씨를 보여줄 수 있겠소?”

그러고는 백혼무인은 열어구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갔다. 산에 오른 백혼무인은 아슬아슬한 절벽 위에 서서 아득한 심연과 마주하더니, 천천히 돌아서서 한 발짝씩 뒤로 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발뒤꿈치가 허공에 들리자 멈추어 서서 열어구를 공손히 청했다.

열어구는 땅에 엎드리다시피 하고 비지땀을 비 오듯이 쏟으면서 간신히 백혼무인의 발뒤꿈치에까지 이르렀다. 백혼무인이 말했다. “덕이 지극한 지인(至人)은 위로는 높은 하늘까지 살피고 밑으로는 황천까지 잠행(潛行)해서 이 우주를 자유자재로 다니더라도 정신과 기운은 시종 변함이 없소. 그런데 지금 그대는 겁에 질려서 눈이 어지러운 것 같으니, 과녁을 맞춘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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