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바니 아그넬리 피아트 자동차 회장 타계 > 명사 가지가지 생각

지오바니 아그넬리 회장이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후계자 훈련과정을 거친 후 1960년대 초 그의 조부가 설립한 자동차 회사를 물려받았다.
아그넬리 가문은 엄청나게 성장해서 한 때는 아그넬리가 간접적 혹은 직접적으로 전체 이탈리아 주식시장의 1/4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그 액수는 2백50억달러에 달하는 정도였다.
"아그넬리는 구식 사람이었다. 정치가들과 피아트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함께 야합할 수 있는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며, 승리자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세계를 보며 자랐다"고 그의 자서전을 집필한 앨랜 프리드만이 말했다.
1970년대와 80년대 아그넬리의 영향력과 권력은 너무나 막강했고, 그는 이탈리아 재계에선 신화같은 존재였다.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은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었고, 그는 오랫동안 이 자동차 시장에 의지해 살았다. '라보카토(이탈리아어로 변호사)'라고도 불렸던 아그넬리는 늘상 배후에서 국가정책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었다.
"중요한 건 바로 사적인 자리에서의 대화였다는 것이다. 모두들 '라보카토가 나한테 말했다', '라보카토가 나한테 제안했다', '내가 라보카토를 만났다', '오늘 아침 라보카토가 나한테 전화했다'라고 말하며 그와 접촉하고 연결되길 원했다. 아그넬리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주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다"고 카를로 로젤라가 CNN에 말했다.
게다가 7-80년대 아그넬리는 이탈리아 남성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는 공주와 결혼했지만, 늘 연인들과의 스캔들이 끊이질 않았다.
와이셔츠 소매 위에 시계를 차고, 와이셔츠 첫 단추는 늘 풀어놓던 그의 패션 스타일은 유행이 됐고, 파파라치들은 프랑스 리비에라부터 스위스 스키장까지 늘 그를 쫓아다니곤 했다.
하지만, 무역장벽이 점차적으로 철폐되면서 시장은 경쟁적으로 변화했지만, 피아트는 이런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아그넬리는 이탈리아 지도층 인사들과 친분을 갖고 있었다.  "지오바니 아그넬리의 인생 스토리는 그야말로 포물선 모양과 같다. 1950년대와 60년에 바람둥이에서 사업가로 변화하면서 상승세를 탔고, 신문사, 보험회사, 자동차회사들을 손에 넣으면서 그의 권력은 절정에 달했다. 1980년대 말 이탈리아가 보호무역주의를 포기하고 피아트가 만든 자동차가 더 이상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그의 인생은 하강 곡선을 그렸다"고 프리드만이 말했다.
아그넬리는 36년이 지난 1996년 경영 실무에서 손을 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아그넬리 인생에 비극적인 측면도 있었다. 그의 외아들이 자살을 했고, 그의 후계자선상에 있던 조카는 뇌종양으로 33세에 요절한 것이다. 이제 아그넬리는 부인 마렐라, 딸 마르게리타와 1백50명이 넘는 사촌 및 조카들을 뒤로 한 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