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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꽃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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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inceton 댓글 0건 조회 1,481회 작성일 10-08-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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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성 내세운 신종 다단계 수법 사이버 공간에 ‘피라미드 꽃뱀’ 주의보가 발령됐다. 피라미드 꽃뱀이란 남성의 ‘늑대성’을 교묘히 이용해 하위 사업자를 포섭하는 신종 다단계 수법이다. 전통적인 다단계는 친구나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사냥을 벌였다.
그러나 경찰의 집중 단속이 계속되자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사냥 리스트’에 포함시키는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 초 졸업 예정인 대학생 김모(27)씨는 얼마전 일을 잊을 수가 없다. 불법 피라미드 조직에 끌려갔다가 간신히 빠져 나왔기 때문이다. 채팅에서 만난 여성과 오프라인 만남을 약속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채팅을 통해 알게 된지 1주일 정도 됐을 겁니다. ‘얼굴이 궁금하다’며 상대 여성이 만날 것을 제의하더군요. 저도 상대가 누굴까 궁금했기 때문에 흔쾌히 응했어요.”
두 사람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김씨의 상상대로 앞에 앉은 여성은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였다. 성격도 붙임성이 있고 쾌활한 편이라 김씨는 호감을 느꼈다. 그러나 김씨의 ‘장밋빛 환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한참을 뜸을 들이던 여성이 솔직하게 자신의 의도를 털어 놨기 때문이다.
김씨는 “신문이나 TV에서 보던 일들을 내가 겪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자리에서 일어서려 해도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설득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문제의 회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이같은 사례가 늘고 있다. ‘피라미드 꽃뱀’이 헌팅을 할 때 자주 사용하는 수법은 ‘우회 전술’. 처음에는 절대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다. 채팅을 하는 것처럼 위장해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접근한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싶을 때 비로소 본론을 꺼낸다. “얼굴이 궁금하다”“한번 보고싶다”는 등의 말로 부추겨 오프라인의 만남을 유도한다.
공정위 특수거래보호과 홍대원 사무관은 “인터넷을 통해 다단계 사업자를 모집하는 제보가 가끔 들어온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꽃뱀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류는 대학생. 은행 등을 통해 최고 300만원까지 학자금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학생들에게 대학생 학자금을 대출해주는 금융기관을 알선해주기도 한다.
실제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대학생으로만 구성된 피라미드 조직을 적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사는 4,000명의 회원 중 98%인 3,900명 정도가 대학생이다. 회사에서 소개해주는 캐피탈이나 상호신용금고를 통해 가입비를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 이같은 대학생 조직들이 4∼5개 정도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남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불법 다단계 회사는 금전 만능주의의 대표적인 폐해”라며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쉽게 넘어오지 않을 경우 동거나 밀월여행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이 경우 의심을 피하기 위해 만나는 장소는 고속터미널이나 역으로 정한다. 약속장소에서 상대를 만나면 “깜박 잊고 온 것이 있다”는 식으로 사업장 주변으로 유인한다.
사정이 이렇자 사이버 공간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포털사이트의 경우 게시판 전담반까지 구성해 24시간 감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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