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정도를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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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783회 작성일 10-06-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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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인 2006년 4월,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금융황제'의 은퇴식이 열렸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최고경영자), 필립 퍼셀 전 모건스탠리 CEO, 제시 잭슨 목사, 첼리스트 요요마 등 350여명의 쟁쟁한 정치·금융·문화계 인사들 앞에서 샌포드 웨일 씨티그룹 회장(당시 73세)이 입을 열었다. "(내가 떠나도) 앞으로 씨티그룹은 더 잘될 겁니다…." 목소리는 떨렸고 눈물이 흘렀다.
웨일은 당시 세계 최대 금융회사였던 씨티그룹을 탄생시킨 월스트리트의 금융황제였다. 뉴욕 빈민가 출신이었지만 "50년 동안 일요일에도 밤잠을 못 자고 노심초사"한 결과 M&A(인수·합병) 대(大)장정을 거쳐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글로벌 금융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몰락은 순식간에 다가왔다. 2000년에 계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잭 그룹먼에게 "AT&T 주식을 평가할 때 잘 봐주라"고 요청한 사건으로 금융감독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월스트리트를 떠나야 했다. 한국이라면 대충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감독당국과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잣대는 그만큼 엄격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사기 사건'은 형식은 다르지만 본질은 '웨일 사건'과 같다. 금융인들의 부도덕 때문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파생금융상품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면서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폴슨 앤드 코'와 부당한 내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중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예금을 털고 빚을 내 파생상품을 사들였지만, 정작 상품을 설계한 '폴슨'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쪽에 베팅을 했다.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동안 '폴슨'은 1조원이 넘는 이익을 봤다. 만약 골드만삭스가 '폴슨'의 투자전략을 공개했다면? 투자자들은 투자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거나 반대방향으로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니 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나면 전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 성향을 가진 미국 투자자들이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떼소송을 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부터 금융개혁을 추진해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얄미울 정도로' 월스트리트의 아킬레스건을 잘 공격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금융회사 몸집 규제를 선언하더니, 이번에는 141년 역사의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금융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도덕성 뇌관을 건드렸다.
금융산업은 양면이 있다. 금융인들은 준법과 불법 사이의 회색지대를 파고들면서 새로운 금융상품을 창조해 낸 대가로 고수익을 올리는 '특권'을 갖는다. 동시에 엄격한 도덕률을 '의무'로 요구받는다. 다른 사람이 믿고 맡긴 돈을 관리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감독 당국은 금융업의 창조적 역동성을 허용하면서도 부도덕의 물증(物證)이 드러나면 가차없이 정의(正義)의 칼을 들이댄다. 지난 100여년간의 월스트리트 역사가 그랬다.
하지만 한국의 수준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것 같다. 금융회사들이 정보 공개를 제대로 안 해 투자자들은 울부짖는다. 그래도 감독당국은 금융회사만 감싸고 돈다. 그러면서 투자자 손실이나 부당경영이 아닌 다른 일로 금융회사를 압박한다. 미국식 금융관행을 본격 도입한 지 13년이나 됐는데도 말이다.
김기훈 경제부 차장대우, 조선일보
웨일은 당시 세계 최대 금융회사였던 씨티그룹을 탄생시킨 월스트리트의 금융황제였다. 뉴욕 빈민가 출신이었지만 "50년 동안 일요일에도 밤잠을 못 자고 노심초사"한 결과 M&A(인수·합병) 대(大)장정을 거쳐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글로벌 금융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몰락은 순식간에 다가왔다. 2000년에 계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잭 그룹먼에게 "AT&T 주식을 평가할 때 잘 봐주라"고 요청한 사건으로 금융감독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월스트리트를 떠나야 했다. 한국이라면 대충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감독당국과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잣대는 그만큼 엄격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사기 사건'은 형식은 다르지만 본질은 '웨일 사건'과 같다. 금융인들의 부도덕 때문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파생금융상품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면서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폴슨 앤드 코'와 부당한 내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중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예금을 털고 빚을 내 파생상품을 사들였지만, 정작 상품을 설계한 '폴슨'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쪽에 베팅을 했다.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동안 '폴슨'은 1조원이 넘는 이익을 봤다. 만약 골드만삭스가 '폴슨'의 투자전략을 공개했다면? 투자자들은 투자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거나 반대방향으로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니 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나면 전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 성향을 가진 미국 투자자들이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떼소송을 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부터 금융개혁을 추진해 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얄미울 정도로' 월스트리트의 아킬레스건을 잘 공격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금융회사 몸집 규제를 선언하더니, 이번에는 141년 역사의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금융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도덕성 뇌관을 건드렸다.
금융산업은 양면이 있다. 금융인들은 준법과 불법 사이의 회색지대를 파고들면서 새로운 금융상품을 창조해 낸 대가로 고수익을 올리는 '특권'을 갖는다. 동시에 엄격한 도덕률을 '의무'로 요구받는다. 다른 사람이 믿고 맡긴 돈을 관리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감독 당국은 금융업의 창조적 역동성을 허용하면서도 부도덕의 물증(物證)이 드러나면 가차없이 정의(正義)의 칼을 들이댄다. 지난 100여년간의 월스트리트 역사가 그랬다.
하지만 한국의 수준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것 같다. 금융회사들이 정보 공개를 제대로 안 해 투자자들은 울부짖는다. 그래도 감독당국은 금융회사만 감싸고 돈다. 그러면서 투자자 손실이나 부당경영이 아닌 다른 일로 금융회사를 압박한다. 미국식 금융관행을 본격 도입한 지 13년이나 됐는데도 말이다.
김기훈 경제부 차장대우,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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