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조기(弔旗)와 한나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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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818회 작성일 10-06-06 10:39본문
한국과 미국은 국기를 조기(弔旗) 게양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6·25 전쟁 휴전 56주년인 27일 처음 알았다.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의 '한국전 참전용사 휴전일' 포고문에 의해 백악관을 비롯한 주요 건물에 게양된 성조기는 깃대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었다.
한국은 현충일에 깃봉에서부터 깃폭만큼만 내려 조기를 게양하도록 돼 있다. 미국은 영어 단어 'half-mast(반기·半旗)'를 그대로 적용한 덕분에 멀리서도 눈에 확연히 들어왔다.
특히 백악관 맞은편의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을 둘러싼 대형 성조기 수십 개가 일제히 깃대의 중간에서 펄럭이는 모습은 엄숙했다. 성조기가 이례적으로 조기로 휘날리는 모습에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행 직항기(直航機)가 다니는 덜레스 공항에 다녀온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공항 입구에 성조기가 반기로 게양돼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을 가능케 하도록 백악관과 미 의회의 문을 두드린 이는 재미교포 한나 김(Kim)과 그가 1년 전에 시작한 모임 '리멤버 7·27'이다. 6·25 참전용사 출신의 찰스 랭겔(Rangel) 연방 하원 세입위원장이 27일 의회 리셉션에서 "한나 김이 아니었더라면 이번 일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역할이 컸다. 미 하원에서 낸시 펠로시(Pelosi) 의장 다음가는 영향력을 지닌 랭겔 위원장은 그의 정성에 감동해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을 발의했었다.
한나 김의 '7·27 프로젝트' 성공은 앞으로 백악관과 미 의회를 움직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몇 가지 교훈을 준다.
한나 김은 백악관과 미 의회에서 거부할 수 없는 대의명분을 갖고 접근했다. 미국은 참전용사들이 흘린 피의 중요성을 어느 나라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다. 얼마 전 6·25 종군 기자였던 데이비드 할버스탐(Halberstam)이 출간한 719페이지 분량의 '가장 추운 겨울(The coldest winter)'이 주목받은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예우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삐딱하게 나오지 않는다.
한나 김은 노무현 전 정부에서의 좌편향 정책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 양국이 동맹강화정책을 추진 중인 흐름을 잘 파악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를 더 승격시키기 위한 '미래 비전'이 발표되면서 후속조치를 추진 중인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 1874호를 적극 이행 중인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튼튼함을 강조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무엇보다 2006년 1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교통사고를 당해 아직도 몸이 아픈 그였지만 눈빛에는 힘이 있었다. 목소리에는 결의(決意)가 담겨 있었다. '7·27 프로젝트'의 첫 관문으로 하원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후, 지난 22일 기자와 마주 앉은 한나 김은 단호했다. "이번 일이 성사되기 전에는 다른 일은 손도 대지 않을 겁니다. 두고 보세요. 반드시 해낼 겁니다." 그런 의지를 바탕으로 동료들과 435명의 하원 의원실을 모두 방문하고, 백악관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끊임없이 이메일과 팩스를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그 덕분에 27일 조기 게양된 성조기가 미 전역에서 휘날린 것은 물론 워싱턴 DC 의 한국전 참전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이례적으로 에릭 신세키(Shinseki) 미 보훈장관도 참석했다. 6·25 전쟁은 종전(終戰)된 것이 아니라 정전(停戰) 중임을 상기시키며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운 한나 김과 '리멤버 7·27' 회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한국은 현충일에 깃봉에서부터 깃폭만큼만 내려 조기를 게양하도록 돼 있다. 미국은 영어 단어 'half-mast(반기·半旗)'를 그대로 적용한 덕분에 멀리서도 눈에 확연히 들어왔다.
특히 백악관 맞은편의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을 둘러싼 대형 성조기 수십 개가 일제히 깃대의 중간에서 펄럭이는 모습은 엄숙했다. 성조기가 이례적으로 조기로 휘날리는 모습에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행 직항기(直航機)가 다니는 덜레스 공항에 다녀온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공항 입구에 성조기가 반기로 게양돼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을 가능케 하도록 백악관과 미 의회의 문을 두드린 이는 재미교포 한나 김(Kim)과 그가 1년 전에 시작한 모임 '리멤버 7·27'이다. 6·25 참전용사 출신의 찰스 랭겔(Rangel) 연방 하원 세입위원장이 27일 의회 리셉션에서 "한나 김이 아니었더라면 이번 일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역할이 컸다. 미 하원에서 낸시 펠로시(Pelosi) 의장 다음가는 영향력을 지닌 랭겔 위원장은 그의 정성에 감동해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을 발의했었다.
한나 김의 '7·27 프로젝트' 성공은 앞으로 백악관과 미 의회를 움직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몇 가지 교훈을 준다.
한나 김은 백악관과 미 의회에서 거부할 수 없는 대의명분을 갖고 접근했다. 미국은 참전용사들이 흘린 피의 중요성을 어느 나라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다. 얼마 전 6·25 종군 기자였던 데이비드 할버스탐(Halberstam)이 출간한 719페이지 분량의 '가장 추운 겨울(The coldest winter)'이 주목받은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예우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삐딱하게 나오지 않는다.
한나 김은 노무현 전 정부에서의 좌편향 정책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 양국이 동맹강화정책을 추진 중인 흐름을 잘 파악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를 더 승격시키기 위한 '미래 비전'이 발표되면서 후속조치를 추진 중인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 1874호를 적극 이행 중인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튼튼함을 강조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무엇보다 2006년 1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교통사고를 당해 아직도 몸이 아픈 그였지만 눈빛에는 힘이 있었다. 목소리에는 결의(決意)가 담겨 있었다. '7·27 프로젝트'의 첫 관문으로 하원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후, 지난 22일 기자와 마주 앉은 한나 김은 단호했다. "이번 일이 성사되기 전에는 다른 일은 손도 대지 않을 겁니다. 두고 보세요. 반드시 해낼 겁니다." 그런 의지를 바탕으로 동료들과 435명의 하원 의원실을 모두 방문하고, 백악관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끊임없이 이메일과 팩스를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그 덕분에 27일 조기 게양된 성조기가 미 전역에서 휘날린 것은 물론 워싱턴 DC 의 한국전 참전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이례적으로 에릭 신세키(Shinseki) 미 보훈장관도 참석했다. 6·25 전쟁은 종전(終戰)된 것이 아니라 정전(停戰) 중임을 상기시키며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운 한나 김과 '리멤버 7·27' 회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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