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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금융위기, 주범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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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2,229회 작성일 10-06-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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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금융위기, 주범은 누구인가?
고의에 의한 조직적 사기범죄자들로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본다. 최소한 1,000명 이상을 형사처벌해야 할 뿐 아니라 적어도 200명은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야 옳다고 본다.
 
글 : 이채언 |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2007년 6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를 놓고 여러 가지 평가가 엇갈린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보수적 인사들은 ‘금융자본의 탐욕과 무절제가 초래한 재난’이라고 보는가 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그 대안에 대하여는 아무 대책이 없는 (사이비)좌파인사들은 ‘카지노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체제의 모순’으로 돌린다.

사실은 두 가지 주장이 같은 맥락이다. 금융자본을 규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고 앞으로 금융규제를 위한 장치만 정교하게 잘 짜면 얼마든지 그러한 재난은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현재의 금융위기의 진상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나는 현재의 완화된 금융규제조건만으로도 그들을 고의에 의한 조직적 사기범죄자들로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본다. 최소한 1,000명 이상을 형사처벌해야 할 뿐 아니라 적어도 200명은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야 옳다고 본다. 이번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증권화 혁명부터 살펴보자.

아래 <그림1>은 복잡한 증권화 과정을 그림으로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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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naturei.net 2008-12-18 [ ]


투자은행을 거느린 대형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장기주택채권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같은 금융그룹 내의 투자은행을 통해 MBS(주택대출담보증서)나 ABS(유동자산담보증서), CDO(유담보채무증서) 같은 증서를 만들어 일반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일반투자가들, 특히 외국계은행들이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SIV 혹은 SPV라는 페이퍼컴퍼니를 투자은행 사무실 한쪽 구석에 별도로 설립하여 채무증서 거래를 위한 바람잡이 역할을 시켰다. 거기에 필요한 자금은 그 돈으로 구매하게 될 채무증서를 미리 앞당겨 담보로 한 ABCP(유담보상업어음)를 발행하여 조달하였다.

그들의 바람잡이 역할만으로도 구매 열기가 일어나질 않으니까 신용평가회사(Moody’s, S&P, Fitch)로부터 신용등급까지 받아내어 자기들끼리 거짓으로 거래했다. 마치 길거리 약장사들이 가짜 약을 팔기 위해서 바람잡이 구매자들을 동원했다가 그것만으로 안 되니까 유명대학 실험실에서의 유명한 약학박사나 의학박사의 평가보고서까지 내걸고 장사하는 것과 똑같은 짓을 한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하면 대출에 따른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수익은 배가시킨다는 뜻에서 이런 방식을 ‘금융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금융혁명’이라고 자찬하였고 앨런 그린스팬이 앞장서서 가는 곳마다 이 증서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엄청난 법률적 결함이 숨어 있었다.

투자은행들은 채무증서를 만들어 팔 수 없는 소규모 주택대출기관들의 대출금까지 인수하여 수수료만 받고 증서로 만들어 팔았는데 그런 식으로 위험을 분산하게 되자, 막상 채무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게 될 때 저당 잡은 담보물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까지도 분산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미처 챙기지 못했다.

투자은행들은 마치 회사채를 팔듯 채무증서를 팔아 대부한 돈만 일단 회수하면 그 다음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는 채무자와 채무증서를 보유한 투자자 사이에서만 해결할 일이라고 여겼다. 사실 회사채를 파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에 따르는 각종 책임문제에 대해서는 중간에서 수수료만 받고 거래해준 투자은행들로서는 알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주택채무증서는 채무자가 직접 발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연히 투자은행에 돌아가야 할 법적 책임을 그들은 아예 무시해왔다. 책임은 지는 바 없이 수수료만 챙기는 악덕 부동산소개소처럼 그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왜 이렇게 증권화할 수 있다는 기발한 생각을 일찍 못하였는가만 의아해 했다. 또 앨런 그린스팬은 가는 곳마다 자기가 주도하는 증권혁명의 이 새로운 시대를 맞으라고 각국의 금융기관들에게 권유하였다.

저당채무증서는 저당채권을 한데 묶어 그것을 다시 등급별로 재분류하여 소액으로 다시 잘게 나눈 것이기 때문에 원래의 모기지 계약까지 쪼개져 분산되어 어느 누구도 원래의 모기지 계약서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는 없게 되었다.

투자은행에 모기지 채권을 인수시킨 대부기관도, 그것을 인수받아 채무증서로 만들어 판 투자은행도, 모두가 장외거래로 거래했기 때문에 따로 장부에 기록하지 않았다. 애당초 모기지 대부를 해준 금융기관에서라도 원래의 모기지 계약서를 대신 보관하고 있어야만 했는데 주택대출업자들 대부분은 규모가 영세하여 지난 2006년과 2007년의 지속적인 주택경기의 침체기에 자진폐업하거나 이미 파산하여 모기지 계약서 자체가 실종되고 없었다.

그리고 설사 그 계약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압류권을 행사하려면 관련 채무증서의 모든 보유자들을 전부 수소문해서 찾아내어 집단적으로 소송을 준비해야 하였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도이치뱅크 내셔널 트러스트의 미국 클리블랜드소재 자회사인 IKB가 자기들 소유의 MBS에 적시된 Ohio주 클리블랜드소재 14개 개인주택에 대해 압류경매를 법원에 신청했을 때 그 지방의 연방법원판사는 저당권의 압류권한을 구체적으로 증빙할 문서를 제출토록 요구하였고 원고 측인 도이치뱅크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여 결국 기각되어버리고 말았다.

연방법원판사가 요구한 것은 채무자가 직접 서명한 저당권설정계약서 원본이었으므로 도이치은행이 자기 회사에 소속된 유능한 법률변호사를 다 동원하여 소송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패하였다. 자기들이 보유한 MBS에는 저당권을 양도해줄 수도 있다는 구절만 한 줄로 명시되어 있었을 뿐 구체적으로 저당권의 소재에 대하여는 아무 언급이 없었던 것이다.

그 이전에는 관례처럼 그 증서만으로도 압류경매가 이루어졌는데 이 판결이 있고부터는 세상의 분위기가 달라져 2008년 2월 현재에는 적어도 5개 주에서 판사들이 이 판례를 따랐다. 주에 따라서는 사법부의 판결을 거치지 않고도 압류경매가 이루어지는 곳이 있었는데, 반드시 사법부의 판결을 거쳐야만 하는 곳에서는 원고의 압류경매 신청에 대하여 이의신청만 하면 자동적으로 문서상의 검증을 판사가 요구하지만, 사법부의 판결이 필요 없는 California 같은 곳에서는 채무자가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하거나, 압류경매를 당하기 직전 압류경매정지 가처분신청만 하면 자동적으로 사법부에서 문서검증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Florida주에서 이런 사건을 전담해온 April Charney란 변호사는 2008년 2월까지 자기가 전담한 사건이 300건이 넘지만 이들 모두 그 계약서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만 대답하여 기각 내지 선고유예를 받았다고 한다. 2007년에 압류경매가 가장 많았던 Ohio주에서는 Marc Dann이라는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서 40여 건에 대해 계약서 진본을 제출하지 못하면 위증에 의한 사기범으로 형사처벌할 것이라고까지 선언했다. 이처럼 지난날 자기들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금융상품이란 것이 법적으로 하자 투성이인 휴지 조각임이 드러났다.

이렇게 되자 일반투자자들은 자기가 구매한 MBS나 ABS가 채무불이행시에 저당물건에 대한 압류권이라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조차 몰라 불안해 하며 2007년 6월부터는 모기지 관련 채무증서에 대한 거래가 아예 끊겨버렸다. 투자가들 가운데 일부는(주로 미국 내 기관투자자들) MBS나 ABS를 판매했던 미국의 투자은행들을 상대로 법정소송에 들어갔고 시민단체들은 이 내용을 적극적으로 미국 각지에 홍보하고 있다. 물론 증서를 애초에 판매할 때 그와 관련된 채권-채무관계 내역이 깨알 같은 글씨로 수만 페이지에 걸쳐서 자세히 설명하는 문서가 붙어 다녔지만 아무도 실제로 그 문서를 읽어보는 이는 없었다.

정크본드도 금융상품으로 탈바꿈

그들이 그 당시에 ABS나 MBS를 혁명적 상품이라고 평가한 이유는 은행이 종래에는 주택대출을 한 번 하면 장기간 회수가 불가능하므로 대출총액이 자본금총액의 일정 배수를 넘을 수 없다는 BIS비율의 제약 때문에 영업활동이 위축되었다.

그러나 BIS비율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는 투자은행이 같은 은행그룹 내에 들어오면서 모든 대출금을 증서로 변환시켜 매각하면 즉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BIS비율의 제약을 받지 않고도 대출을 계속 늘려갈 수 있게 되었고, 대출을 늘릴수록 은행들은 수수료 수입은 늘리면서 원금은 즉시 회수되었기 때문에 2004년부터는 아예 채무자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심사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는 마구잡이 대출이 성행했다고 한다.

금융기관의 대출심사가 부실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ABS나 MBS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신용평가기관도 예전처럼 최우량 등급을 주지 않게 되자 다시 2005년부터 새로 고안해낸 것이 CDO(Collateralized Credit Obligation)라는 새 금융상품이었다. 미래의 주택경기가 불확실하면 그만큼 신용등급이 하락하여야 하지만 ABS나 MBS에 자동차채권이나 신용카드채권, 가구채권 같은 소비자신용과 한데 섞어 새 상품을 만들면 주택경기만이 아닌 일반 소비자경기도 고려사항에 들어가야 하므로 좀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여기에도 필수적으로 동원된 것이 신용평가기관(Moody’s, S&P, Fitch)에 의한 신용등급 판정이었다. 이들 신용평가기관들이 제대로 된 신용평가를 하려면 전국 각지의 비우량주택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나 자동차 할부구매를 한 사람들에 대한 실제조사를 일일이 해야 했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천문학적 비용을 다 감당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들은 등급판정을 받은 물건이 다 팔린 후에나 수수료를 지급받기 때문에 등급이 낮아서 안 팔리면 수수료마저 못 받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최우량(AAA) 내지 우량(AA 혹은 A) 등급을 마구잡이로 내주었고 발행기관은 그 등급을 자기들이 만든 CDO라는 상품에 붙여 팔았다.

금융가 내부에서는 이런 상품들에 대해서 마치 맛없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라도 당근이나 양파만 잘 섞으면 맛있는 소우세지로 탈바꿈되는 것과 같다고 해서 ‘소우세지증권’이라고 불렀다. 이미 그들 스스로도 자기들 내부에서는 MBS, ABS, CDO 같은 것들이 전부 가짜자산이고 속임수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부적으로는 그와는 전혀 상반되는 주장을 해왔다. 이제는 채무증서를 파는 데 있어서 채무자의 상환능력이 더 이상 문제되지 않고, 오히려 금융기관의 금융기법만 잘 발달하면 아무리 형편없는 정크본드도 잘 가공해서 훌륭한 금융상품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뜻에서, 채무자의 상환능력이라는 제약에서 해방된 새로운 차원의 금융, 즉 ‘신 금융 시대’를 열었다고 그들은 열광하였으며, 앨런 그린스펀은 바로 자기가 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놓은 주역임을 자부심을 갖고 선전해댔다.

그런 식으로 여러 종류의 증서를 섞어 포트폴리오(portfolio) 형태로 2차 혹은 3차의 증권으로 묶어 팔면, 그 증권을 구성하고 있는 각 구성부분(서브프라임 같은 성분의)의 비중이 들쭉날쭉해서 디폴트가 생길 때 그 증권의 가치에 어느 정도의 변동이 생길지 짐작할 수 없게 하는 장점이 있다. 주식이나 채권 같으면 현재의 시장가치를 참조삼아 얼마든지 보유채권의 감가를 짐작이라도 할 수 있지만, CDO는 지난해 6월 이후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는 과연 얼마를 상각해야 할지가 감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어떤 사람은 컴퓨터시뮬레이션으로 가상거래를 통해 가치변화를 추정하기도 하고 ABX 같은 파생상품의 시세지수로 재평가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내막을 잘 모르고 있었던 스위스의 UBS는 지난 연말 자기들이 보유한 CDO를 달러당 90센트로 높이 평가하였는 데 비해 내막을 꿰뚫고 있었던 메릴린치는 40센트, 영란은행은 35센트로 낮게 평가하였다.

UBS의 피해액은 금년 봄에 와서야 드러났는데 UBS가 지난 4년간 벌어들인 모든 영업이익을 합친 금액보다도 더 많은 370억 달러에 이르렀고 그중 2/3는 CDO관련 손실이라고 한다. 나중에 유럽은행들이 미국은행들에게 속았다고 날뛰었지만 사실은 이미 지난 2005년에도 유럽 투자가들이 미국의 3대 신용평가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미국대법원으로부터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이란 투자가치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며 귀금속의 감정서와 같은 물질적 사실에 대한 진술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패소당한 전례까지 있었으므로 별 도리가 없었다.

UBS가 특별히 CDO 때문에 더 큰 손실을 입은 것은 CDS(Credit Default Swap)라는 파생상품을 너무 과신한 때문이라고 한다. CDS는 J.P. Morgan에서 근무하던 34세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수학과 출신 여직원이 고안해낸 것이었다. 이것이 1998년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엔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지만 2004년 서브프라임에 대한 우려가 늘면서 본격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기관투자가들, 연금관리공단, 각급연구소나 학교의 발전기금 관리기관, 보험회사 등은 늘 최우량 등급의 자산만 보유해야 하는데 자기들이 보유한 자산의 신용도가 수시로 AAA에서 Aaa로 바뀌거나 다시 AAA로 변동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매번 갈아타기가 번거로워 CDS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즉, CDS구매자는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수익율과 국채를 보유할 경우의 수익율의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CDS판매자에게 매달 지불하면, CDS판매자는 그 대가로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채권의 원금을 100% 지불해주는 것이다.

보험구매자는 종래의 채권 대신 국채로 바꾸어 보유한 셈이 되고 보험판매자는 평균 디폴트율이 2003~2006년의 경우 1%였으므로 자본금 1억 불만 있으면(지금은 당장 없더라도 그 정도의 출혈을 감당할 자신만 있으면) 채권 100억 불에 대한 보험을 팔아 매달 100억 불에 대한 금리차액(통상 2~5%의 스프레드)을 보험료로 받아 챙길 수 있다.

이를 보험업이라 한다면 보험회사로서의 영업장 규모나 자본금 규모에 대한 법적 제한을 받기 때문에 그 명칭을 파생금융상품의 일종인 스왑(CDS)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했다. 처음에는 JP, BofA, Citi 같은 거대은행만 CDS를 팔았으나 급전이 필요한 해지펀드도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만 높이 받으면 Ambac이나 MBIA처럼 자기들도 CDS를 팔고 싶다고 JP, BofA, Citi은행에 전화 한 통화만 하면 팔 수가 있었다.

CDS판매자가 늘어나면 금리차액(스프레드)도 하락할 터이므로 이론상으로는 모든 채권자산의 수익률과 위험이 평준화될 수가 있다. 그래서 앨런 그린스팬은 ‘금융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극대화된 시스템’이라고 곳곳을 다니며 찬양하였다.

현재 미국 CDS가 보장하는 채권은 미국 전체 주식시장 규모의 거의 4배 가까운 62조 달러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31%는 대형 금융기관이 아닌 해지펀드가 판매한 것이라 한다. 신용평가기관인 Fitch에 의하면 2002년에는 CDS가 보장한 채권 가운데 디폴트된 것이 10.7%에 불과했지만 2007년 7월 현재 40%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62조 달러나 되는 이 금액은 미국의 민간채무 총액(주택관련 채무 이외의 것도 포함한) 16조 달러의 5배에 가까울 만큼 과잉으로 성장했다. 마치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에 대해서까지 사망보험에 가입하거나 어느 한 사람에 대한 사망보험을 여러 회사와 중복해서 계약한 것과 같다. 또는 보험회사가 특정 물건이나 사건에 대해 더 큰 보험회사에 재보험을 하듯이 CDS를 판매한 사람이라도 다시 다른 사람에게 CDS를 구매해두는 것과 같다.

또 아무런 위험자산도 갖지 않았으면서도 장차 급락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채권에 대해 미리 CDS를 구매할 수도 있다. 나중에 디폴트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헐값이 된 채권을 구입하여 CDS를 판 쪽에 제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CDS의 13~14%는 사고판 사람이 누가 누군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에 있다고 한다.

마치 화재보험에 가입하고도 정작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는 어느 화재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불할지는 그때 가봐야만 알 수 있는 경우와 같다. 한마디로 이는 보험사기에 해당하는 중범죄이지만 앨런 그린스팬의 적극적인 장려에 의해 번창해나갔다. 그러나 이는 위험을 분산시켜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을 더 증폭시킬 뿐 아니라 한 곳에 위험을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더구나 이는 일반적인 보험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보험이었다.

자동차보험 같은 경우에는 모든 운전수가 한날한시에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는 상상할 수 없지만 이런 금융상품과 같은 경우에는 한꺼번에 부도가 나기 때문에 그 피해규모를 훨씬 증폭시킨다. 미국 의회에서는 CDS의 거래규모가 커지자 여러 차례나 이를 규제해야 하지 않느냐고 Fed에 질의해왔지만 그때마다 앨런 그린스팬은 정부 관료보다는 금융기관이 더 스스로 잘 관리한다고 대답을 되풀이하면서 규제나 감독을 거부했다고 한다.

지난해 시카고에서는 연방정부가 CDS거래를 관리하기 위해 Mercantile Ex-change란 거래소를 정식으로 개점하였으나 JP, BofA, Citi 같은 은행들이 오히려 그곳을 외면한 채 과거처럼 자기들이 해오던 대로 매일 이-메일로 각 거래처에 제시가격을 알리면서 CDS를 거래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이들 은행들은 CDS거래의 실상이 노출되는 것을 꺼릴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불투명한 상태로 놓아두는 것에 더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2005년 10월 미국 자동차부품회사인 Delphi가 파산했을 때 CDS로 커버되고 있던 Delphi에 대한 채권금액이 실제 채권금액의 10배나 되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Delphi가 파산한 뒤인데도 불구하고 Delphi의 채권을 오히려 구입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 채권 가격이 한때 달러당 70센트나 나갔다고 한다. 나중에는 미처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끼리 Delphi채권을 두고 경매까지 하여 1000달러당 366.25달러의 보험금을 챙길 수 있었다 한다.

CDS를 판매했던 헤지펀드들도 지난해부터는 다시 AIG보험회사로부터 CDS를 재구입하여 자신들의 손실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그동안의 CDS판매는 AIG로 집중되었다. 그리하여 CDS부실이 불거졌을 때의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미국정부는 AIG를 부분적으로 국유화하여 CDS로 인한 손실을 납세자에게 전가시킬 준비를 마쳤다.

지난 3월 14일 Bear Stearns은행이 J.P.Morgan Chase에 의해 인수될 때 문제된 것도 Bear Stearns가 구매한 CDS에 대한 지불이 서로 물고 물리면서 지불청구가 JP, BofA, Citi쪽으로도 쇄도할 수가 있어 미리 그 진원지가 될 CDS의 최대구매자인 Bear Stearns를 파산시키려 했다고 한다. CDS를 판매한 회사가 파산하면 CDS를 구매한 은행들이 다시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보험에 들어놓았던 MBS나 CDO의 가치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되어 가치를 다시 낮게 재평가해야 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1달러에 40~60센트로 저평가되어 있지만 이마저 폭락하여 2센트나 1센트로 평가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한때는 CDS를 판매한 해지펀드에 CDS구매자들이 자진해서 자금을 빌려주어 파산을 모면하도록 돕기도 하였다. Fed는 이런 은행들을 20여 개 지원하기 위해 2,000억 달러를 지원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은행의 파산이나 인수합병은 가장 부실한 은행이 인수되거나 파산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파워가 센 쪽이 약한 쪽을, 그중에서도 가장 튼실하게 살찐 놈이 먼저 희생되는 것이 오히려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지난 10월에 파산한 Morgan Stanley가 좋은 예이다. Morgan Stanley의 주가는 계속 안정적인 높은 가격을 유지해왔었다. 이런 주식은 공매도를 해서 크게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즉, 9월 15일부터 연속 사흘간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SEC가 9월 18일 공매도행위를 일시 정지시켰다. 모든 주식에 대해서 공매도를 정지시켰으면 모르는데 보호종목이랍시고 특정 몇몇 회사의 주식만 특별히 공매도를 정지시킨 것이다. 바로 그 명단에 Morgan Stanley가 들어감으로써 공매도 정지기간이 끝난 10월 9일과 10월 10일 이틀간 연속적으로 주가가 26%, 25%씩 하락하였다. 보호종목에 들어간 것 자체가 주가를 의도적으로 하락시키려고 그렇게 했다고 그곳 사람들은 해석하고 있다.

지난 3월 Bear Stearns의 파산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들은 정작 파산상태에 있던 은행은 Bear Stearns가 아니라 오히려 J.P. Morgan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J.P. Morgan은 Citi은행보다 3~4배나 더 많은 파생상품에 투자하여 Citi의 손실(1.1조 달러로 추정)보다 최소 300억 달러 이상은 더 많다는 것이다. J. P. Morgan을 살리기 위해 Bear Stearns를 주저앉혔다는 것인데 그것도 Fed가 550억 달러나 지원해주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550억 불 가운데 250억 불은 Bear Stearns가 보유한 정크본드를 미재무성 증권과 교환하는 형식으로 Fed가 인수해주고 나머지 300억 불은 직접 J.P. Morgan에 빌려주는 방식이었다. 그중 290억 불은 Bear Stearns의 실제 자산가치가 인수당시에 명시된 자산가치와 현격하게 차이날 경우에 그 차액만큼 290억 불 한도 내에서 J.P. Morgan이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non-recourse loan이라고 한다.

그냥 주면 말썽이 나니까 일반인이 알아채기 어려운 방식을 동원했을 뿐이다. 뉴욕주지사 Eliot Spitzer는 바로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뉴욕지방 FRB의 금융구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융을 규제하기 위한 법정소송을 준비하였다. 미국에는 주정부 산하에 지역 금융기관을 감독할 수 있는 기구를 두고 있는데 Eliot Spitzer는 이 감독기구를 통해 그동안 아무 규제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해온 뉴욕의 금융기관들을 규제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랬다가 유감스럽게도 지난 3월 워싱턴DC에서의 고급콜걸과의 성매매 사실이 드러나 도중하차하였다. 재무장관 Henry Paulson은 Eliot Spitzer의 규제 움직임이 못마땅하여 3월 말부터 지방의 감독기구를 중앙의 SEC와 통합시켜 FRB산하에 둔다는 정부방침을 밝혔다. 이는 FRB에 대한 규제를 없애겠다는 것이고 금융을 규제하려는 모든 움직임을 FRB가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부실은행을 지원하기 위한 또 다른 방식은 Lifeline 프로젝트라는 것을 만들어 그동안 대출금을 성실하게 상환해온 우량채무자에 한하여 압류경매 처분에 놓인 주택을 특별히 할인된 가격으로 사서 그 가격으로 채무자에게 다시 대출해주는 형식으로 채무를 워크아웃해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채무자는 현재 살고 있는 주택에서 쫓겨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은 있으나 어차피 집을 잃기는 마찬가지이고 채무액도 늘어날 뿐 아니라 집세도 다시 지불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그러나 이는 주택의 헐값매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금을 회수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한 푼이라도 더 건질 수 있다.

또 급매물의 증가로 인한 주택가격의 급락도 막아 주택거품의 붕괴도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혜택은 아무 은행이나 다 받는 것이 아니다. BofA, JP Morgan, Citigroup, Countrywide, Washington Mutual, Wells Fargo 6개 은행의 저당주택에 대해서만 채무를 워크아웃해준다. 주택을 대신 구입하여 채무를 워크아웃해주는 기관은 Fannie Mae와 Freddie Mac이라는 주택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두 곳뿐이다.

이 두 곳은 100% 사기업이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받다가 지난 9월 정부의 법정관리 하에 들어가 있으므로 정부가 미리 위 6개 은행이 입게 될 손실을 떠안아주게 되었다. 디폴트 가능성이 있는 채권은 가능한 한 전부 이 두 곳에 몰아넣어 다른 금융기관을 살려보자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모든 부실을 다 떠안게 될 이 두 곳은 종내 납세자들에게 그 부담을 넘기는 방법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 연방정부의 부채만도 10조 달러에 이르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별도로 조달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는 없다. 하나는 미국의 금융을 살려달라고 동맹국이나 우방국에 호소하여 그들의 자발적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을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기 나라의 건전한 은행이나 기업을 그들의 먹이로 제공해주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먹잇감이 세계 어디에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우방국 내부에서의 분쟁이나 우방국과 미국 간의 분쟁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다른 하나는 약한 나라를 무력으로 침략하여 그 나라의 재화를 약탈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이미 전쟁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현재로서도 그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직접 참여하지도 않는 전쟁을 기획하여 그루지아전쟁도 시도해보았지만 오히려 그루지아마저 잃게 생겼다. 마지막 남은 방법이 동맹국이나 우방국의 미국을 위한 자발적 희생이다. 그들을 꼬드겨 미국의 기업이나 은행의 지분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나중에 자본이 확충된 기업을 은행이 먹잇감으로 삼으면 된다. 유럽의 투자자들은 이미 미국의 금융시장에 너무 자주 속아 2007년 말부터는 아예 미국시장은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아시아는 아직도 미국에 환상을 갖고 있다. 이미 3조 달러 이상이나 미국에 투자하고 있으므로 잠재력도 아직 풍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마저 미국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처음에는 Fannie Mae와 Freddie Mac의 지분을 사줄 것을 권했는데 미국의 재무증권이나 국채도 구매를 거절하는 바람에 정부가 하는 수 없이 Fannie Mae와 Freddie Mac을 인수했다고 한다.

앨런 그린스팬, 조직적 사기집단의 CEO

그런데 아직도 앨런 그린스팬이나 금융전문가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는 어째서 미국의 주택가격이 계속 안 오르고 중도에서 하락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주택가격만 계속 올라주었더라면 채무증서가 아무리 엉터리라도 시장은 여전히 잘 움직여주었을 것이라는 미련을 그들은 현재까지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까? 앨런 그린스팬은 아직도 자기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이런 비상식적인 주택가격 하락은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드문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자기가 무엇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믿어온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배신을 당했다는 것이다. 자기를 탓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장시스템을 탓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시장시스템에도 문제는 있다. MBS나 ABS 같은 금융상품이 만들어지게 된 직접적 원인은 그린스팬이 FRB의장으로 있으면서 열심히 로비해서 통과시킨 두 가지 법안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1999년 제정된 금융현대화법(Financial Services Modernization Act:1933년의 Banking Act 혹은 Glass-Steagal Act를 폐기하는 법안)과 2000년 제정된 선물상품현대화법(Commodity Futures Moderni-zation Act)이 바로 그것이다.

금융현대화법은 1929년의 대공황을 초래한 원인이 금융기관 간의 업무분할을 분명히 하지 않아 금융자본 간의 담합과 속임수가 만연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금융 업무를 엄격하게 분리시켜 상호 겸업을 못하게 했던 그 당시의 법, 은행법(Banking Act) 혹은 그 법의 입안자의 이름을 따서 ‘글라스-스티걸법’이라고도 불리던 법안을 폐지한 새로운 법이었다.

선물상품현대화법은 1980년대부터 금융상품에까지도 선물거래나 옵션거래가 도입되어 선물상품거래위원회(CFTC)가 감독해야 하는 선물상품의 범주에 파생금융상품들까지도 포함되어온 것을 파생금융상품에 대해서만 감독권을 별도로 분리시켜 증권거래위원회(SEC)에다 귀속시킨 법안이다.

글라스-스티걸법(Glass-Steagal Act)만 폐기되지 않았어도 대형은행들이 주택관련 모기지 채권을 증서로까지 바꾸어 팔 생각은 하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자기자본비율 때문에도 은행들이 주택대출을 계속 늘릴 수 없었을 것이고 주택가격에 그토록 심한 거품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또 선물상품현대화법에 의해 에너지거래가 파생금융상품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에너지 회사였던 엔론(Enron)의 주가조작이나 회계부정도 감독을 받았을 것이고, CDS 같은 스왑상품도 파생금융상품으로 별도 취급되지 않았다면 미국 상무부 산하의 선물상품거래위원회(CFTC)의 엄격한 감독을 받았을 것이지만, 그러나 그 둘 다 미국 재무성 산하의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독 아래 들어감으로써 금융에 대한 규제를 없앤다는 그린스팬의 정책에 의해 아무런 감독도 받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만약 그 당시 금융제도현대화법이나 선물상품현대화법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같은 금융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게 없었다면 증권화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주택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하려는 외국자본의 유입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더라면 미국은 과연 그들의 만성적인 과소비, 국제수지와 재정수지의 쌍둥이적자를 무엇으로 메울 수 있었을까? 1997년과 1998년에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브라질, 러시아가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고전하고 있었을 때 미국은 오히려 장기저리의 주택대출을 확대시켜 미국가계의 소비지출을 부추김으로써 당시의 닷컴거품을 연착륙시킬 수 있었다.

종래에는 외국자본이 미국의 국채와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유입되었으나, 닷컴거품 이후에는 주식에 더 이상 흥미를 보이지 않았고 국채의 매입도 낮은 이자율 때문에 이미 최고가격에 도달하였다고 보아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 국채보다도 수익성이 높으면서도 국채 못지않게 안정성이 있는 투자대상을 외국자본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국제수지적자를 메우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MBS 혹은 ABS라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 권위 있는 신용평가기관의 높은 신용등급까지 받아 시장에 내놓았다. 과거 주식이나 국채에만 관심을 보이던 외국자본의 상당한 부분이 여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만 해도 지난 2006년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 12개월 동안 미국에 투자한 전체 외국자본의 60%가 바로 여기에 투자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2004년부터는 한계에 봉착했다. 이미 중산층 이상의 주택보유율이 90% 가까이 이르자 더 이상의 증서발행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신용점수가 낮은 저소득층에게까지도 주택대출을 늘리기 시작하여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시작되었다.

전체 주택모기지 가운데 서브프라임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가까이 이르렀다고 한다. 또 고정금리를 적용해왔던 주택모기지에 변동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이었다. 2005년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리볼빙(재계약을 통한 대출금 확대)이 늘어나고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정부의 자금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금리상승 압박이 생기자 이제는 변동금리를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해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주택가격도 마침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MBS나 ABS가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근거로 자동차신용이나 신용카드 매출채권 여타 회사채를 섞어 CDO라는 새로운 종류의 상품을 만들어 팔았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1999년의 금융현대화법은 결국 미국인들의 소비수준을 예전과 같이 높게 유지시켜주면서 오늘 맞이할 경기침체를 내일로 미루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팬의 그동안의 행적을 살펴보면 결코 선의로만 해석해주기에는 무리가 많다. 그는 FRB의 의장직을 맡기 전까지는 Morgan Guaranty Trust, J. P. Morgan, Mobil Oil의 이사로 있다가 FRB로 오기 직전에는 Citi의 회장으로 있었다.

FRB의장에 취임한 지 1개월도 채 안 되어 주가가 1987년 10월 20일 폭락한 그 이튿날 과거 자기가 몸담았던 J. P. Morgan의 동료들과 몰래 FRB의 공금으로 시카고의 파생금융상품인 NYSE블루칩의 MMI선물을 사들여 막대한 이득을 취하였고 나중에 들통이 나자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발뺌하였다.

아시아금융위기나 러시아재정위기 때에는 금융계의 친구들을 시켜 아시아와 러시아를 돌아다니며 유망한 부동산과 기간산업을 사들이는 데 여념이 없었고 당시 금융위기를 겪고 있었던 현지정부에 대하여는 신자유주의 과제들을 실행하도록 강권했다. 그린스팬과 함께 FRB의 이사로 있었던 Edward M. Gramlich 교수가 FRB의 직원들을 시켜 그 당시 주택대출이 마구잡이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태를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알아채고는 즉시 조사를 못하도록 중단시켰을 뿐 아니라 그를 2005년 8월 권고사직까지 시켰다.

Gramlich 교수는 미시건 대학으로 되돌아간 후 그 때문에 울분으로 병을 얻어 2년 만인 2007년 9월 세상을 하직하였다. 이를 미루어볼 때 그는 다 알면서도 고의로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조직적 사기집단의 CEO였음을 알 수 있다. 폴슨 재무장관도 같은 사람이다. 그는 선물상품현대화법에 의해 CDS거래를 감독하던 SEC부서의 146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예산절감이란 명목으로 인원감축을 집중시켜 금융탈규제 원칙에 맞게 1명만 직원으로 남기고 다 잘랐다.

금융자본 반대 전선 형성

지금 미국사회 내부에서는 금융이 오히려 경착륙해야만 미국경제가 제대로 살아나고 미국사회가 살아날 수 있다는 인식이 증대하고 있다. 앞서 지적한 바 있는, 금융자본에 의한 대량의 압류경매 움직임을 저지시킨 사법부의 판결도 그 일부이다. 사법부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지방의 주지사나 각주의 검찰총장도 미국의 금융자본을 반대하는 전선에 가세하고 있다.

2008년 2월 1일 매사추세츠 주정부는 Merril Lynch은행을 사기혐의로 고발했는데 그들이 스프링필드 시정부에 판매한 1,400만 달러 상당의 CDO증서가 시정부로서는 투자대상에 넣기 힘든 정크본드인데도 불구하고 최우량 투자대상으로 등급을 매겨 거짓 추천했다는 이유였다.

이보다 먼저 2008년 1월에는 볼티모어시가 Wells Fargo은행을 연방법이 정한 인종차별금지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고발하였는데 그들이 MBS를 권유하면서 일부러 흑인들에게만 골라가며 투자를 권유했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손실을 주로 흑인들에게 입혔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소송에서는 클리블랜드시의 시장인 Frank Jackson이 시내 21개의 주요 은행들을 전부 고소하여 수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시 당국에 지불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그것은 자기가 관할하는 클리블랜드에 대량의 주택압류 사태를 초래한 책임이 바로 이들 은행에 있다는 이유였다. 주택가격 폭락으로 조세수입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수천 가옥으로 늘어난 폐가를 시정부가 관리하기 위해 폐가에 판자를 두르거나 폐가를 파괴하는 데 이미 수억 달러나 되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로 고발된 은행들은 BofA, Citi Group, Merrill Lynch, Goldman Sachs, Wells Fargo 같은 대형은행들인데 이들 은행들이 마구잡이 대출로 인하여 채무자들이 빚 때문에 주택을 넘길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폐가가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조세원천을 피폐하게 만들어 시당국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것도 큰 이유였다.

이들은 조직폭력이나 조직마약 사범과 마찬가지로 범죄조직이라는 것이 Frank Jackson 시장이 그 지방의 신문 및 방송과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Ohio주의 지방검찰총장 Marc Dann은 주민이 고소하거나 고발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혼자서 독자적으로 그와 같은 취지의 수사를 진행하였는데 애석하게도 지난 5월 같은 사무실의 여직원을 성희롱했다는 혐의를 받아 도중에 물러났다.

뉴욕 주지사인 Eliot Spitzer도 뉴욕지방의 FRB가 국내 20개 은행에는 아주 싼 이자로 2,000억 달러나 지원해주면서 뉴욕 주정부에 대해서는 한 푼도 싼 이자로 빌려주지 않아온 것에 격분하여 그 진상을 조사해나갔다. 그 조사과정에서 그는 뉴욕에 빈집이 늘어나 주거환경을 해치고 가옥파괴가 일어나는 것이 따지고 보면 전부 주택대출을 마구잡이로 늘린 월가의 금융기관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그 은행들을 조직적 도시파괴사범으로 지목하여 뉴욕주정부에 대해 배상금을 지불하도록 청구하였다가 워싱턴 DC에서의 고급콜걸과의 성매매가 알려져 물러났다. 이러한 고발이나 고소는 현재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California주 검찰총장 Jerry Brown은 2008년 6월에 미국 최대의 주택자금 대출기관인 Countrywide Financial Co.를 기소하였는데 그 이유는 부실한 주택대출을 속임수에 의해 증가시켜, 부당한 주택압류와 몰수를 수천 건이나 했다는 것이었다. 대출자격이나 신용능력에 대한 심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출조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채무자에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사기라는 것이다.

Connecticut주의 검찰총장 Richard Blumenthal도 Country-wide를 고소하였고 Florida나 Illinois주의 검찰총장도 그와 같은 보조를 취하였다. 여기에 동원된 그들의 법적 근거는 뉴욕이 영국식민지였던 당시에 제정한 채무자보호법이었다.

그 당시 탐욕스런 영국인들은 뉴욕 북부지방의 비옥한 농장을 헐값으로 빼앗기 위해 농민들에게 농지를 담보로 하면 돈을 아주 싼 금리로 빌려준다고 하면서 처음에는 이자의 일부를 원금에 합산시켜 원금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이자를 거의 지불하지 않아도 무방하게끔 했다가 나중에 유동성이 가장 부족한 추수 직전에 가서 불시에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지불할 것을 요구하여 토지를 빼앗았기 때문이다.

이에 주 의회에서는 채무자보호법(N. Y. State’s Law of Fraudulent Conveyance)을 제정하여 채무자의 상환능력도 고려하지 않고 대부를 해줄 경우는 정상적인 대출이 아닌 사기로 규정하여 그런 채권은 당연히 무효로 선언할 수 있도록 하고 채무자는 더 이상 부채를 상환할 필요가 없다고 규정하였다. 1980년대의 금융위기 때 미국의 많은 기업들도 이 법의 혜택으로 파산을 면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 다시 전국의 주택대출관련 채무자들도 이 법의 혜택을 보게 되었다. 만약 이것이 앞으로 국제적 수준에서도 동일하게 하나의 법정신으로 고양된다면 제3세계의 대외채무도 같은 방식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채무자들 스스로도 이제는 집단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 Wis-consin주 Lynn Adelman이라는 지방판사가 Chevy Chase Bank라는 은행이 채무자들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조건이라는 사실을 일부러 감춤으로써 ‘대부 당시의 진실에 관한 법(The Truth in Lending Act)’을 어겼다고 판시했을 때 이에 Chase 측이 불복하여 항소하자 그 소송에 수천 명에 이르는 Chase Bank의 다른 채무자들이 가세하여 집단소송의 원고로 동참하였다.

여기서 제기된 ‘대부 당시의 진실에 관한 법(The Truth in Lending Act)’은 1968년에 제정된 연방법인데 대출조건과 대출에 따른 제반비용을 정확하게 채무자에게 설명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채무자들을 사기대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었다. 만약 대출하여 주는 쪽에서 이 법을 어긴 것이 드러나면 그동안 지불받은 모든 이자와 수수료를 전액 환불하고 대출관계를 중단시키거나 폐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이 법에 의하면 채무자 측에서는 자신이 속았거나 피해를 보았다는 것을 구태여 증명할 필요도 없이 그냥 대출조건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이자지불을 회수하거나 대출을 폐기할 권리가 주어진다. Illinois주의 검찰총장은 이러한 부당한 대출이나 속임수가 섞인 대출에 대해서는 채무자의 소송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소송을 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채권-채무관계를 폐기 내지 개혁하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법원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California의 파산전문 변호사인 Cathy Moran은 자기가 맡은 대출건 가운데 거의 절반의 경우가 이 법을 위반하고 있었음이 판시되었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잘못된 부채라면 언제라도 폐기하거나 무효로 돌릴 수가 있다는 사실에 지금 흥분하고 있다. 또 바로 그렇게 하는 길만이 대량의 주택압류경매를 막을 수 있고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행진을 지연시킬 수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 국제금융자본에 대한 보복

이처럼 채무자가 채무를 더 이상 이행할 필요가 없게 되고 채권자가 법정에서 저당물을 압류할 수 없게 되면, 더 이상 미국 금융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해결책은 여러 각도에서 여러 집단이 각축하면서 모색되고 있다. 우선 하나는 이번의 금융위기가 특정 세력에 의해 미리 의도된 것이고 이번 위기를 통해서 세계의 모든 금융기관을 흡수 통합하여 3~4개의 금융기관만이 지배하는 새로운 세계경제질서를 구축하여 몇몇 소수자가 세계의 정치와 경제와 문화를 지배하려고 한다는 짙은 의혹의 눈길로 주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문제부터 검토해보자.

세계의 모든 금융기관을 소수의 금융기관으로 통합하려면 국가권력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가에 의한 구제금융이나 재정지원이야말로 금융 권력을 한 곳에 집중, 집적시키는 지렛대인데 여기에는 대규모 파산과 대량실업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이 수반되므로 국내정치의 역학관계에 따라서는 오히려 의도한 바와는 전혀 상반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 후유증은 일단 무시하고 금융자본의 집적, 집중을 추진해나가려면 적어도 3가지 시나리오를 거쳐야만 한다. 제1단계는 폴슨 재무장관의 7,000억 달러 긴급재정지출같이 주로 재정적 수단을 이용하여, 은행의 파산이나 구제자금의 블랙홀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대담하고도 큰 규모의 재정지원을 되풀이함으로써 국내의 각계각층의 부를 소수 금융자본 쪽으로 강제로 이전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살아난 금융기관만이 명실공히 세계의 모든 금융기관을 흡수 합병할 능력을 갖출 수 있다. 이미 미국은 달러가 기축통화였을 때부터 100여 개국의 주요 금융기관 및 산업체 250만 개 회사의 지분을 1500조 달러어치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단계는 통화개혁이다. 이는 세계의 부를 미국으로 강제이전시키는 방법이다. 우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함과 동시에 일정 기간 은행을 휴업시켜 은행이 휴업하는 동안 화폐개혁을 단행한다. Amero라 불리는 전혀 새로운 통화를 발행하여 국제 간 결제에서는 순금과의 1:1 태환까지 보장한다. 미국시민과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가운데 미국과 친밀한 나라에서 온 사람에게만 옛 통화와 새 통화를 1:1로 교환해주고, 미국 밖에서 돌아다니는 구 화폐에 대해서는 미국의 지정학적 혹은 지리경제학적 국가이익에 따라 2:1, 3:1, 4:1의 차등적인 교환비율을 적용한다. 남미나 중앙아시아 혹은 아랍이나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직접 새 화폐와 교환해주지 않고 각자 알아서 외환시장에서 교환하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새 통화를 직접 교환할 수 있는 미국인이나 다른 외국인과 접촉하여 새 화폐를 간접적으로 교환받지 않으면 안 된다. 당연히 거기서는 8:1, 9:1, 10:1의 매우 불리한 교환비율이 정해질 것이다. 이는 미국금융기관이 입어야 할 손실을 신흥 공업국, 이머징 경제, 저개발국 쪽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마지막 제3단계는 은행의 강제휴업 기간에 은행구좌의 동결(자동입출금까지 정지하는 것)까지도 검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다른 나라들의 묵인이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미 중국에서는 G-77을 별도로 준비하고 있고 유엔에서도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스티글러 교수를 좌장으로 하는 G-192가 개최되고 있다.

국제통화질서의 개편과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에 대해서는 이미 미국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G-20을 오바마 미국대통령당선자도 지금 외면하는 형편이다. 1930년대의 대공황이 케인즈경제학 같은 패러다임의 혁명적 변화를 불가피하게 요구했듯이 이제 겪게 될 2010년대의 대공황도 그 누군가에 의한 경제학적 패러다임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은 국제금융자본에 대한 보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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