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파문’에 168년 역사 영국 일요신문 폐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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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910회 작성일 15-07-24 07:59본문
휴대전화 도청으로 물의를 빚은 영국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10일자를 마지막으로 폐간된다. 창간 168년 만이자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80)이 인수한 지 42년 만이다.
머독 회장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운영부책임자는 지난 7일 뉴스오브더월드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폐간 사실을 통보했다고 일간 가디언과 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제임스 머독은 "최근의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비인간적이고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뉴스오브더월드는 다른 사람들의 책임을 묻는 사업이지만 스스로를 책임지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신문은 1면에 사과문이 실리고 광고 없이 발행된다.
머독이 신문 폐간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 사건의 파문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뉴스오브더월드는 그동안 연예계 유명인사뿐 아니라 실종 소녀, 테러 사망자 가족 등의 휴대전화는 물론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숨진 병사 가족들의 음성 메시지까지 도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뒤늦게 이에 대한 공식조사를 명령해놓은 상태다.
뉴스오브더월드를 폐간키로 결정했다고 해서 머독이 일요 타블로이드 황색언론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골치 아픈 매체를 정리하는 대신 또 다른 타블로이드 신문인 더선이 일요판 더선온선데이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독 측은 이미 이틀 전 'TheSunOnSunday.co.uk'를 비롯한 관련 도메인 3개를 선점해놓았다.
폐간 소식을 접한 뉴스오브더월드의 직원 200명은 분노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한 직원은 "정신적으로 집단 린치를 당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연예담당 전문기자인 댄 우튼은 "폐간 발표가 믿기지 않는다. 우리는 휴대전화를 도청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상을 받는 저널리즘을 만들어왔다"고 BBC방송에 항변했다. 한 직원은 머독이 위성방송 B스카이B를 인수하기 위해 폐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의 모기업인 뉴스인터내셔널은 전 직원에게 조직 내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오브더월드는 1843년 당시 글을 깨치기 시작한 노동계층을 겨냥해 창간돼 주로 유명인사들의 섹스스캔들을 다뤄온 영국의 대표적인 황색언론이다. 머독은 이 신문을 영국 언론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1969년에 인수했다. 현재 발행부수는 250만부로 일주일 평균 광고 수익이 66만파운드(약 11억1300만원)에 달한다.
한편 영국 경찰은 8일 캐머런 총리의 전 공보책임자이자 2007년 뉴스오브더월드 기자가 도청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당시 편집장이었던 앤디 쿨슨(43)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쿨슨은 전화 도청 및 뇌물수수 혐의를 받아왔다. 캐머런 총리는 쿨슨 체포에 앞서 지난해 5월 그를 자신의 공보책임자로 임명한 것은 "전적으로 나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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