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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파라오’ 무바라크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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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962회 작성일 15-07-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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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말로는 초라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최고 권력자의 위엄은 온데간데 없었다.
호스니 무바라크(83) 전 이집트 대통령이 하야 6개월만인 3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 안 철창 속에 갇힌 채였다. 죄수복을 입고 간이침대에 누운 그는 영락없이 늙고 병든 노인이었다. 30년동안 중동의 대국을 철권통치하며 한때 '현대판 파라오'라고 불리던 그였다.
이슬람권에서 국민에 의해 국가지도자가 법정에 선 것은 사상 처음. 무바라크에게는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무바라크는 공군참모총장출신으로 1973년 4차 중동전쟁을 주도하면서 이집트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인물. 1981년 대통령직을 승계받은 이후 6번의 암살 시도에도 살아남아 이집트를 수십년동안 지배했다.
그의 재임기간 경제성장률, 기대 수명, 문맹률 등 사회경제적 지표는 대부분 향상됐다. 하지만 정치경제 분야에서 실정은 심각했다. 늘어난 국부는 군부,정재계 등 고위층에게만 집중돼 빈부격차가 극심해졌다. 이집트 국민의 50%는 하루 2달러 이하 생활비로 사는 극빈층. 지난해 실업률과 물가상승률도 약 10%에 달했다.
무슬림형제단으로 대표되는 야권을 탄압하면서 고문과 살인도 서슴지 않았다. 30년 권력을 누리고도 모자라 아들인 가말 무바라크를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국민들의 신망을 잃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철권통치는 시민들의 봉기로 막을 내렸다. 무바라크는 하야 직후 민주화 시위 당시 유혈 진압 지시를 내리고, 통치 기간 중 공공 재산을 빼돌려 부정축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1월25일부터 18일동안 이어진 민주화시위 도중 경찰의 무자비한 유혈진압으로 시민 840여명이 숨지고 6000여명이 다쳤다.
무바라크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함께 기소된 무바라크와 두 아들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중동의 시선이 쏠린 재판은 앞으로 1년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방송은 무바라크의 법정 출두는 "이슬람 역사상 전례 없는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30년 가까이 정권을 유지한 독재자가 국민들의 손에 의해 퇴진한 데 이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 최초 사례이기 때문. 외신들은 그가 독재의 전횡을 휘두르는 다른 이슬람권 지도자에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동 역사에서 민주화의 새 이정표가 바로 세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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