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유한성을 자각한다는 것 - 권노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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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vard 댓글 0건 조회 1,335회 작성일 10-11-2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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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70대의 나이에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가 되어 인간승리의 한 표본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확인이나 극기 차원에서 이 같은 노년의 성공 사례들이 매스컴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보는 관점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미담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처럼 ‘상대가 있는 게임’을 해야 하는 분야에서 이런 종류의 미담을 발견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노인의 신체적․심리적 제한성도 미담의 장애요인이지만 ‘나이를 먹으면 은퇴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다. 물론 언제나 그런 것처럼 예외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대표적인 예외가 정치 분야다.
얼마 전 동교동계의 맏형격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정치재개를 공식선언했다. 부패 정치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은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란다. “구체적인 지역도 생각하고 있다”며 굳은 결의를 다지는 걸 보면 새로운 마스터플랜이 이미 세워진 모양이다.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해 생긴 화병’을 풀려고 한다는 그의 심정을 이해 못 할 바는 없지만 일흔을 훨씬 넘긴 권노갑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의 정치재개선언은 경이를 넘어 경악에 가깝다.
정치인들은 유독 자기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사람이 많고 행동도 그에 걸맞게 한다. 어떤 평론가는 그 이유를 정치라는 것이 정년이 없는 직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지만 나는 정치권력이 정치인들에게 인생의 유한성을 느낄 기회를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년의 위기’는 대개 40세 전후에서 시작되는데, 이것은 ‘인생이 유한하다’는 자각으로부터 시작된다. 유한성 자각에서 시작되는 중년의 위기가 남자들을 근원적으로 흔들리게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서 더 융통성 있고 여유가 생기며 훨씬 감성적인 남자로 변한다는 것이 정신분석의 정설이다. 오히려 중년기에 위기감을 겪지 않고 평온히 지낸 사람은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생동감을 잃는다고 한다. 이때의 흔들림이 결국 남자들 삶의 축복이 된다는 것이다.
중년의 위기는 직업적 성취나 경쟁의 결말이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 이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일찍 출세했거나 혹은 반대로 일찌감치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에게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교사처럼 안정적 직업을 가진 사람은 유한성에의 자각을 빨리 하게 되지만 더 많은 권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정치인은 중년의 위기를 겪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나이가 든 이후에도 그들이 한동안 간직하는 청년기적 목표나 가치관은 ‘삶은 무한하다’는 무의식적 전제를 가지기 때문이다. 임기를 막 시작한 대통령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데 임기 말의 대통령은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인다. 임기 초의 철저한 이미지 관리나 대통령 업무의 고단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임기 초에는 권력의 무한성을 온몸으로 실감하다가 임기 말에 새삼 권력과 삶의 유한성을 뼈저리게 느끼며 뒤늦게 ‘중년의 위기’를 경험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제때 앓지 않고 나중에 치르는 중년의 위기는 어른이 되어서 앓는 홍역처럼 매우 심한 고통을 수반한다.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사는 일부 ‘청년(?) 정치인’들에게 행여나 하는 노파심에서 꼭 들려주고 싶은 정신의학적 견해다.
권노갑은 2004년 총선에 서울에서 출마를 검토했을 정도로 정치 복귀 욕망이 컸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금강산 카지노 사업허가 등 대북사업 지원 대가 명목으로 200억 원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 추징금 150억원·채권몰수 50억 원의 확정판결을 받아 그 꿈은 좌절되었다.
얼마 전 동교동계의 맏형격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정치재개를 공식선언했다. 부패 정치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은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란다. “구체적인 지역도 생각하고 있다”며 굳은 결의를 다지는 걸 보면 새로운 마스터플랜이 이미 세워진 모양이다.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해 생긴 화병’을 풀려고 한다는 그의 심정을 이해 못 할 바는 없지만 일흔을 훨씬 넘긴 권노갑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의 정치재개선언은 경이를 넘어 경악에 가깝다.
정치인들은 유독 자기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사람이 많고 행동도 그에 걸맞게 한다. 어떤 평론가는 그 이유를 정치라는 것이 정년이 없는 직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지만 나는 정치권력이 정치인들에게 인생의 유한성을 느낄 기회를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년의 위기’는 대개 40세 전후에서 시작되는데, 이것은 ‘인생이 유한하다’는 자각으로부터 시작된다. 유한성 자각에서 시작되는 중년의 위기가 남자들을 근원적으로 흔들리게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서 더 융통성 있고 여유가 생기며 훨씬 감성적인 남자로 변한다는 것이 정신분석의 정설이다. 오히려 중년기에 위기감을 겪지 않고 평온히 지낸 사람은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생동감을 잃는다고 한다. 이때의 흔들림이 결국 남자들 삶의 축복이 된다는 것이다.
중년의 위기는 직업적 성취나 경쟁의 결말이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은 이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일찍 출세했거나 혹은 반대로 일찌감치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에게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교사처럼 안정적 직업을 가진 사람은 유한성에의 자각을 빨리 하게 되지만 더 많은 권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정치인은 중년의 위기를 겪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나이가 든 이후에도 그들이 한동안 간직하는 청년기적 목표나 가치관은 ‘삶은 무한하다’는 무의식적 전제를 가지기 때문이다. 임기를 막 시작한 대통령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데 임기 말의 대통령은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인다. 임기 초의 철저한 이미지 관리나 대통령 업무의 고단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임기 초에는 권력의 무한성을 온몸으로 실감하다가 임기 말에 새삼 권력과 삶의 유한성을 뼈저리게 느끼며 뒤늦게 ‘중년의 위기’를 경험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제때 앓지 않고 나중에 치르는 중년의 위기는 어른이 되어서 앓는 홍역처럼 매우 심한 고통을 수반한다.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사는 일부 ‘청년(?) 정치인’들에게 행여나 하는 노파심에서 꼭 들려주고 싶은 정신의학적 견해다.
권노갑은 2004년 총선에 서울에서 출마를 검토했을 정도로 정치 복귀 욕망이 컸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금강산 카지노 사업허가 등 대북사업 지원 대가 명목으로 200억 원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 추징금 150억원·채권몰수 50억 원의 확정판결을 받아 그 꿈은 좌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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