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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데 기초를 둔 시민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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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393회 작성일 11-04-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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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면서 우리 나라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제도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점 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차이점을 느끼는 부분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법이다. 아마도 이 법의 제정은 미국인들이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1990년 제정된 미국의 장애인 법은 인류가 만든 장애인 차별금지법 중 가장 종합적이고 상세하며 강력한 법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또한 장애인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데 기초를 둔 시민권법이다.

미국에서는 공공건물의 신축 및 개축의 경우에 장애인의 접근성 확보를 의무화한 건축장벽법과 대중교통수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도시대중교통법이 제정 되어 있어서 장애인이 시설을 이용하는데 어떠한 어려움도 있어서는 안 된다. 또 기업체는 장애인에 대한 채용은 물론이고 승진, 보수, 직무상 훈련 등에서도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

  실례로, 필자가 세금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LA에 있는 국세청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시각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기업의 세금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필요한 서류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내용을 확인하고 완성된 자료를 프린트하는 등 모든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모습이 필자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다. 또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해서 다시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시각 장애를 가진 공무원이 민원인을 상대로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 장애인은 당당히 공무원 시험을 통과했기 때문에 업무에 필요한 설비 투자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문서를 판독하는 스캐너와 프로그램, 점자가 달린 컴퓨터 자판, 글자를 알려주는 음성 장치까지 모든 것이 고가의 장비들이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전혀 아까운 게 아니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일반 공무원보다 업무 능력이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또 많은 미국인들이 찾는 공공기관 중 하나인 DMV에는 청각 장애인이나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특별히 채용된 담당 공무원들이 따로 있어서 민원업무를 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정부에서 조치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공공서비스 부문에 대한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민간이 운영하는 공공편의 시설들 역시 같은 법이 적용되고 있다.

  음식점, 편의점, 운동장, 오락시설, 호텔, 백화점, 버스, 지하철 등등...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모든 시설에는 장애인의 편익이나 편의를 위한 충분한 시설이나 설비들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시에는 정부의 제재조치보다 더 가혹한 장애인 차별과 관련된 소송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러한 법을 악용하는 장애인들이 늘고 있어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정부 또한 이와 관련된 소송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각 및 언어능력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통신 서비스에도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에 따른 부가 서비스 비용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정상인들이 전화국이나 통신 서비스 업체를 이용하는 것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T.V.나 웹 서비스 역시 동일한 법 규정을 따르게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이 이와 같은 법규정을 시행하는 데는 시민권법에 기초한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가리지 않고 장애인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전 부문에서 차별을 없애자는 입법자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두 만족할 수는 없다. 우선 구체적인 제도 마련은 사회적 동의에 기초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의 사고와 사회적인 시스템에 따라 내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불확실하거나 모호한 정책으로 더 큰 사회적 부작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미국의 기준에 맞출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직면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다. 우리 사회의 현실과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을 고려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법제를 고안해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임을 정부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복지국가의 기틀은 이상도 원대한 꿈도 아닌 자그마한 실천이 근간이다. 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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