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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모자만 쓰고 다녀도 "집에 돌아가라" 욕설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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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00회 작성일 15-07-21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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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계 미국인 아뎀 캐럴씨는 20대 때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으로 모로코 에 갔다가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2001년 이슬람 무장조직 알카에다에 의한 9·11테러가 미국을 뒤흔들기 전까지 그는 평범한 '무슬림 아메리칸'으로 살았다. 지난 8월 말 뉴욕 맨해튼 에서 만난 캐럴씨는 "9·11테러 이후 쿠피(무슬림 남성이 쓰는 챙 없는 모자)를 쓰려면 매우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할 듯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몇달 전 지하철에선 한 백인 남성이 캐럴씨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지난해 처음 만나 점심식사를 한 뉴욕시 공무원은 그의 모자를 보더니 대뜸 "당신은 착한 무슬림이겠지요?"라고 물었다. 캐럴씨는 "이 모자를 쓸 때마다 미국이 나를 밀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 反이슬람 증오범죄 5배 증가
지난 2월 캘리포니아 주(州) 요바린다에서 열린 치킨 바비큐 행사는 미국 내 가난한 무슬림들을 돕기 위해 지역 무슬림 여성들이 마련한 행사였다. 여느 종교단체 모금 행사와 다르지 않았던 이 모임은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몰려와 "테러리스트들은 이 나라를 떠나라"고 외치는 바람에 중단됐다.
미국 내 무슬림 교인 잡지의 편집장 카리 안사리씨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남들과 똑같은 미국인'이라고 가르칠 수 없을 정도로 무슬림을 겨냥한 일상 속의 '소소한 폭력'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증오범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00년 28건이었던 반(反)이슬람 증오범죄는 2002년 5배가 넘는 155건으로 늘었다. 이 수치는 그 후로도 연간 100건을 웃돌았다.
 
◆ 격려글 '지하드' 금기어로
'애국법' '애슈크로프트 법안' 등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워 신설된 법 중 상당수는 무슬림을 타깃으로 삼았다. 2002년 9월 만들어져 올해 4월에 폐기된 '국가안보 입출국 시스템(NSE ERS)'은 특별 등록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위험 국가 25개국에서 온 16세 이상 남성'의 지문 및 정보 등록을 의무화했다. 25개국 중 북한 을 제외한 24개 나라는 파키스탄 · 시리아 · 이란 등 무슬림 국가들이었다.
이 특별 등록 프로그램을 통해 미 정부는 이슬람 국가 출신 8만2581명의 상세한 정보를 수집해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고 지금도 테러 관련 수사에 이 자료를 활용한다. 미 정부는 자국의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했거나 고향의 친구들과 '지하드'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등록자 중 16%인 1만3153명을 추방 대상자에 올렸다. 지하드는 '건승을 빈다' 등 격려 문구에서 흔히 쓰이지만 9·11테러 이후 금기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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