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미디어 ‘문명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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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474회 작성일 15-07-2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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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반 구매체 대 구글·트위터 신매체, 저작권법 갈등
대형 영화사를 비롯한 막강한 권력의 기존 매체와 풀뿌리 네티즌들을 기반으로 하는 신매체가 미국의 온라인 입법을 둘러싸고 충돌하고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 온라인저작권침해금지법(SOPA)과 지식재산권보호법(PIPA) 입법을 둘러싼 논란은 변화하는 사회·경제상을 반영하는 신구 미디어 간의 갈등이다. 이는 21세기를 상징하는 문명사적 충돌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미 의회가 발의한 이들 법안은 인터넷 저작권이 침해당할 경우 웹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사, 음반사와 같은 저작권 소유업체들은 찬성하는 반면 온라인 기업과 같은 콘텐츠 유통업체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 정계와 기존 저작권 소유업체는 순조로운 입법을 예상했지만 문화 충격과 함께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하루 수천만명이 사용하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법안 도입에 항의하며 사이트를 하루 동안 닫은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들썩였다. 주요 언론은 위키피디아 폐쇄를 수일 전부터 예고했고, 대체용으로 쓸 수 있는 사이트를 알리느라 분주했다.
미국 유명 토론 사이트인 '레딧'과 영향력 있는 블로그 '보잉보잉'을 비롯해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이트 100곳 중 10곳 정도가 하루 동안 사이트를 닫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약 1만여개 웹사이트가 항의 표시로 하루 동안 닫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사이트가 유권자들에게 지닌 영향력은 엄청났다.
미 의회 사무처는 법안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전화와 e메일 항의가 홍수를 이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할리우드 영화사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는 이 법안에 대한 비판 의견이 물밀듯이 올라왔다.
상황을 지켜보던 미 상·하원 의원들이 차례로 반대 입장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법안 공동발의자였던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가장 먼저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안 지지 철회를 알렸다. 그는 "저작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자유롭게 개방된 인터넷 환경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중진인 짐 드민트 상원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법안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18일 현재 10명의 상원과 20여명의 하원 의원이 법안 지지를 철회했다. 뉴욕타임스는 "졸졸거리던 물줄기가 큰 파도로 변했다"고 전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온라인 저작권 규제 입법 논란을 통해 그동안 '갑'으로 군림했던 올드미디어와 이들의 콘텐츠를 유통하며 '을'로 지내왔던 뉴미디어의 위치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전환의 시점'이 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영화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크리스토퍼 도드 전 미 상원 금융위원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기업들이 워싱턴을 바꾸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올드미디어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전통 미디어 업체들이 위협받는 순간이 다가왔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신매체가 막강한 로비력으로 구매체들의 허를 찔렀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 록하트를 영입한 바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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