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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때 무슨 말을 못해?…검증 눈 부릅뜬 미 ‘팩트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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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34회 작성일 15-07-2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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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발언·광고 등 감시·분석
언론사 대부분 별도 코너 운영
새빨간 거짓말은 '피노키오 넷'
독립 매체·NGO 등도 '진실찾기'
 
"토론에서 밋 롬니는 미국인들에게 그가 어떻게 세금을 낮춰 부자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줄 것인지를 밝혔습니다. 바로 '빅버드'를 죽여서지요. 우리는 그를 멈춰야 합니다. 선거자금을 모아주세요."(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광고 중)
공화당 대선후보 롬니는 10월3일(현지시각) 대선 1차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나도 빅버드를 좋아하지만 미국의 공영방송 <피비에스>(PBS)에 대한 지원금 삭감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를 빌미로 오바마는 지원금 삭감이 결국 유명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와 그 대표 캐릭터인 '빅버드'를 없애버릴 것이라고 주장했고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과연 이 광고는 사실(팩트)일까?
<워싱턴 포스트>의 인기 코너 '팩트체커'의 검토 결과 이 광고는 '새빨간 거짓말'을 뜻하는 '피노키오 넷' 등급을 받았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인기 프로그램인 만큼 보조금 지원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들이 '팩트체커'(정치인 발언 검증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정치인들의 말을 공식 기록과 비교하며 꼼꼼히 분석해 진실을 말하는지 아닌지를 밝혀내고 이를 기사화한다.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 3번의 대선 텔레비전 토론, 각 진영의 대선 광고, 정치인들이 발표하는 성명, 후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이들의 감시망 안에 있다. 정치인들이 '선거에선 무슨 말을 못해'라는 말을 천연덕스럽게 내뱉는 한국에선 생소한 장면이다.
원래 '팩트체커'는 언론사에서 기사에 들어 있는 수치나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를 담당하는 정직원이 80명이나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정치인들이 하는 말의 정확성을 따지는 팩트체커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고, 2008년 대선 때 맹활약을 벌인 뒤 고유한 정치저널리즘 분야로 자리잡았다. 팩트체크 기능이 활발한 검증과 토론을 촉발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애초 싱거운 오바마의 낙승이 예상되던 미 대선 분위기가 '뜨겁게' 반전된 데는 경제상황 등의 요인과 함께 이들의 활약이 적잖은 구실을 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미국 언론사가 '팩트체커' 코너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매체로는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받은 정치외교 전문기자 글렌 케슬러가 2007년부터 '팩트체커' 코너를 운영하는 <워싱턴 포스트>가 있다. 이 신문은 거짓의 정도를 피노키오 숫자로 표시하고 있는데, 피노키오 하나는 사실을 선별적으로 말해 왜곡한 것, 둘은 사실을 크게 누락하거나 과장한 것, 셋은 명백한 오류나 모순, 넷은 새빨간 거짓말을 뜻한다. <시엔엔>(CNN)이나 <폭스뉴스> 등 대형 뉴스채널에서도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시작하는 것이 바로 팩트체크 시간이다. 후보들이 어떻게 사실을 왜곡했는지를 따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이다.
독립매체나 비영리단체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팩트체크닷오아르지나 폴리티팩트닷컴 등도 활발하게 정치인들의 말 속에서 진실을 구분하고 있다.
왜 팩트체커가 뜰까. 너무나 많은 메시지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의 팩트, 롬니의 팩트, 언론매체의 팩트, 싱크탱크의 팩트, 텔레비전 광고의 팩트까지 수많은 오도된 팩트가 '진짜 사실'을 가려버리고 있기 때문에 팩트체커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렌 케슬러는 "우리는 '오피니언체크'(의견 확인)를 하는 것이 아니라 '팩트체크'(사실 확인)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정치적 수사의 뿌리를 검사해 유권자들에게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팩트체커의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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