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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테오도라 수녀, 볼리비아 가난한 산골마을 사랑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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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뽕킴 댓글 0건 조회 2,480회 작성일 09-08-0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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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제일 가난한나라 볼리비아, 그곳에서도 제일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사는
산골 마을에 한국 까리따스 수녀회소속 박 데오도라(정심) 수녀가 원주민들에게
사랑과 신앙을 전하며 미션을 수행중에 있다.

미국에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상상도 할수없는 가난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며 가진자들이 행복을 모르며 살고있다고 일침을 가하고있다. 가장 부유한나라의 백성들은 가장 불평불만이 많고 가장 가난한 나라의 백성들은 가장 행복을 느끼며산다는 아이로니컬한 세상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준다.

  
 + 평화를 빕니다
 
사랑하는 에반젤린 자매님,
세상 모두가 힘들다는데 ... 어떻게 지내는지요?
  
저는 이곳에서의 감사하며 살지만 ...  
근간에 아주 마음아픈 일을 겪었어요. 
그래서 7월 한 달은 마음이 무너져 내리듯 아프게 보냈습니다.
가난 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그냥 눈물이 납니다.
 
가난 서원을 하고 사는 수도자가 상상할 수도 없는 가난 속에 사는 사람들 …
그들의 한 삶이 제 가슴에 돌팔매가 되어 날아드는 것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보고 싶어하던 서른 네 살의 한 젊은이가
네 살, 두 살, 한살바기 세 아이와 스물 넷의 어린 아내를 두고
먼 길 떠나 하늘 아버지께 돌아갔어요.
이틀 전에도 마을 입구의 묘지를 지나면서
주검이 되어 묻혀있는 봉분도 없는 그의 무덤을 바라보는데 …
마음깊이 흐르는 눈물이 운전하기가 힘들만큼 쏟아져 내렸습니다.
 
지난 2월,
한국을 다녀와서 많이 무덥고 습한 시골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 
제가 사는 곳보다 30분 정도 더 들어가는 몬떼 베르데(Monte Verde)라는 마을에서
Juan Chamo 라는 34살의 건장한 젊은이를 만났었습니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 공소의 교리교사를 하면서
글 모르는 이들의 편지나 필요한 서류도 대필해주고,
마을이나 교회에 행사가 있으면 온갖 궃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늘 웃고 친절했다고 모두가 입을 모으는 성실한 젊은이였습니다. 
 
그 젊은이가 지난 1월 어느 날, 동네에서 젊은이들과 공을 차다가 넘어졌는데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부어올라 좀체로 가라앉지 않는다며 바지를 걷어 올려 보여주는데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일단 의사를 찾아가 보라며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의사도 잘 모르겠다며 수술을 결정하고서도 10여 차례 이상을 번복하면서  
4개월 이상을 병에 대해 연구를 하는 중이라더니 …
 
7월 초에 갑자기 몸을 가눌 수도 없을 정도로 힘이 들어 병원을 갔더니,
악성 바이러스가 온 몸을 뒤덮고 뇌까지 퍼져 수술을 할 수도 없으며
며칠을 넘기지 못하겠다며 돌려보낸 것입니다.
 
정말 청천벽력 같은 어이없는 진단을 받고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이 되었는데도 쫓겨나다시피 병원에서 떠밀려 나와 …
시내 친척 집에 가서 머물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메리놀회 은퇴 신부님과 함께 하루를 꼬박 헤매다 그가 있는 곳을 찾았는데 …
그곳은 우물도 없는 도시 근처 판자촌, 두 평 남짓한 공간이었어요.
 
그곳에서 그는 고해성사를 받고, 마지막 성체도 영하고
겨우 몸을 일으켜 달랑 촛불 하나 켜놓고
밀린 숙제처럼 늘 마음 무거웠던 혼배성사도 받고 ...
그리고 나흘 뒤, 그는 영영 떠났습니다.  
 
처음 그를 만났었을 때, 이것 저것 생각하지 않고 ...
곧 바로 큰 병원으로 보내서 치료를 받게 했더라면 한쪽 다리는 잃었더라도
목숨은 살릴 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잠이 안 올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기도도 잘 안됩니다.
 
하늘이 무너나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가진 것 없고, 마음마저 가난한 사람들 …
이들이 당하는 불이익과 고통, 시련과 아픔을 미국이나 한국에 사는 이들이 당하고 겪게 되어도
이 사람들처럼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기도 중에 먼 길 떠난 형제 Juan Chamo와 그의 가족들을 기억해주기 바라며 
살고 죽는 것이 이렇게도 한 순간의 것인데 ...
우리 또한 사노라면 어떻게든 견디어내야만 하는 어렵고 힘든 일들도 많지만 …
머무는 순간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며
사는 동안 후회없는 날들이도록 함께 열심히 노력합시다.  
 
가족 모두 몸과 마음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 
주님의 자녀이기에 더욱 감사하는 날들이기를 바랍니다.
 
볼리비아에서,
테오도라 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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