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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약점인 "빨리빨리" 역시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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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707회 작성일 15-07-2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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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더우기 요즘같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본격적인 기업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매우 짧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전 세계가 놀랄 만큼 엄청난 기적을 만들어 냈다. 1970년대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시작한 이래 불과 20-3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기에 세계가 인정하는 기업들을 키워낸 나라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애플의 '아이패드' 와 '맥북에어' 에도 우리 중소기업이 개발한 액정화면용 반도체가 들어간다. 일본업체가 장악하고 있던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얼마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효율과 처리속도면에서 2배 빠른 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 인해 국산화는 물론이고 국제표준까지 새로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맥북에어' 는 이렇게 탄생하게 됐다.

  멀쩡한 다리가 두 동강 나고, 백화점이 무너질 때 모든 주요 언론들은 한국의 '조급증' 혹은 '빨리빨리' 를 언급하곤 했다. 하지만 그러한 사건이 발생한 주된 요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든 일을 빨리 처리하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비도덕적 관습과 관행 때문이었다. 공무원의 봐주기식 행정과 하도급 관행이 불러 온 불합리한 구조적 문제가 나은 우리나라의 또 다른 악행이 주범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뭐든지 빨리빨리 해치우고 싶어 한다. 도로를 닦거나 건물을 짓는 일은 기본이고, 회사를 차려서 업무를 진행해도 빠른 시일 안에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자장면이나 피자 같은 배달 서비스도 전화를 끊기가 무섭게 '번개' 처럼 달려가야만 장사를 할 수 있다. 오죽하면 '번개' 서비스로 이름을 날리는 사람들까지 생겨나는 게 우리나라다.

  이런 '한국병' 은 운전을 할 때도 나타난다. 신호등 앞에 멈춰있는 차들은 마치 경주용 차량이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모습과도 같고, 도로를 주행할 때도 앞차와의 간격은 최대한 좁혀서 운전한다. 간혹 외국인들이 한국을 운전 못하는 민족으로 오해한다는 내용의 포시팅이 올라오곤 하는데... 글쎄, 그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운전할 때도 그런 얘기를 할지는 의문이다. (바지에 오줌을 지리지 않는 게 다행)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급한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처음 미국에 와서 관공서에 서류를 접수할 일이 있었는데, 업무를 보던 중 화병으로 죽을 뻔한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5분이면 끝날 일도 미국 공무원들은 30분이 넘어야 일을 마무리 한다.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필자의 기분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미국은 공무원 때문에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우리나라 사람들의 급한 성격이 여러가지 폐단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세상 모든 일에 음지와 양지가 있듯이 우리의 약점인 "빨리빨리" 역시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IT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게 빨리빨리다. 급변하게 돌아가는 IT 세상에서는 하루만 늦어도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급한 성격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현대 사회는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 과거 사무실에서 보던 업무도 요즘은 거리를 걸어다니며 처리할 수 있다. 긴급히 처리해야 될 업무도 버튼 몇 번만으로 완벽하게 마무리된다. 과거 우리나라 표어 가운데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 는 교통안전 캠페인용 문구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젊은 인재들에게는 "5분 먼저 가면, 50년을 앞서갈 수 있다" 라는 의미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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