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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비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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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타라곤 댓글 0건 조회 1,171회 작성일 11-11-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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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비기나무, 멀구슬나무, 모새나무, 비쭈기나무, 실거리나무, 멀꿀나무'는 모두 남쪽에 사는 늘푸른나무들이다. 이 나무들의 이름이 귀에 익숙지 않고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이름들은 제주도에서 부르던 말이 그대로 식물의 이름으로 명명됐기 때문에, 제주도를 고향으로 두지 않은 필자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좀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도는 지리적 격리 때문에 자연 식생이 많이 다를 뿐만 아니라 언어도 다른 지역 방언보다도 희귀고 귀에 익지 않은 말들로 돼있는데, 제주도에서는 낙엽수보다 상록수가 많이 자생하고 있고, 이런 식물들은 내륙에서 흔히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멀구슬낭, 모새낭, 비쭈기낭으로 부르던 방언이 식물이름으로 정착됐다.

순비기나무의 이름을 처음 접할 때에도 어디서 유래해 이런 이름이 붙게 됐을까 궁금했었는데, 제주도 방언에 '숨비기'라는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말의 뜻은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방언인데, 비취빛의 바다에서 얼굴을 숙였다 내미는 행동을 연거푸 하는 해녀들의 물질하는 모습과, 줄기를 모래땅에 옆으로 뻗어나가다가 빠끔히 일어서는 순비기나무와 닮아서 숨비기나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도 제주도 지역에서는 순비기나무대신 '숨부기낭'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가지를 옆으로 뻗으며 뿌리를 내려 커다란 군락을 형성하는 마편초과의 식물이다. 줄기는 네모지고 회색빛을 띤 흰색의 잔털이 있다. 잎은 마주달리고 동글동글한 타원형인데, '둥근'의 뜻을 가지고 있는 'rotundi'와 '잎'의 뜻인 'folia'의 합성어로 돼있는 종명은 잎의 모양에서 비롯됐다. 꽃은 7∼9월에 피고 통꽃으로 얼핏 보면 꿀풀과의 꽃과도 비슷해 보이고, 꽃도, 꽃밥도 자줏빛을 내고 있다. 열매는 핵과로 딱딱하고 둥글며 9∼10월에 검은 자주색으로 익는데, 꼭 아이들이 즐겨먹는 초코볼처럼 생겨 한 알 입에 넣고 싶어진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만형자(蔓荊子)라고 하며 약으로 사용하는데, 만형실(蔓荊實), 형자(荊子)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약으로 사용할 때에는 7월 상순에서 10월 하순사이 열매가 성숙됐을 때 채취해 건조시켜 사용한다.

문헌에 따르면 만형자는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차다. 만형자는 열이 나면서 오한이 나는 것을 막아주고, 머리를 맑게 해 눈을 이롭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주로 감기로 오는 어지러움증과 편두통, 그리고 잇몸이 붓고 아픈 증상에 사용하며, 눈이 충혈돼 눈물나거나 눈동자안에 통증이 올 때에도 사용한다. 또한 눈이 침침하고 멍해 잘 안 보이는 증상과 관절염에 의해 수족이 저린 증상에도 쓰인다. 약으로 사용할 때에는 순비기나무의 열매를 달여서 복용하거나,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하며, 환이나 가루를 내어 복용한다. 또한 부스럼에도 만형자를 사용하는데 적당량을 바르거나 달인 물로 환부를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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