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이 바뀐 작약
분류학은 본초학과 뗄 수 없는 학문입니다. 정확한 본초의 기원은 분류학의 바탕에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분류학은 생각외로 유동성이 풍부한 학문이어서, 종종 어제의 분류체계와 오늘의 분류체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오늘 다룰 작약도 분류체계의 변화에 따라 소속이 바뀌었답니다. 작약은 작약과(Paeoniaceae)의 작약속(Paeonia)에 속하는데, 예전에는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로 분류했었습니다. 미나리아재비과에서 분가해 나온 셈입니다. 대한약전…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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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진호는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서 사철쑥(Artemisia capillaris)의 지상부로 규정하고 있는 약재로, 줄여서 인진(茵陳)이라고도 합니다.
중국약전에서는 사철쑥뿐 아니라 비쑥(A. scoparia)도 인진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시중에서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널리 유통되고 있는 ‘인진쑥’은 공정서에서 규정하는 인진호가 아닙니다.
이른바 ‘한인진(韓茵蔯)’이라고 불리는 더위지기(A. iwayomogi)가 인진쑥이라는 이름으로 잘못 …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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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전>>에서 '목단(Paeonia suffruticosa)의 뿌리껍질'을 목단피라는 약품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목단을 한자로는 '牡丹'으로 표기하므로 '모란'으로 읽어야 하며, 국어사전에서도 모란을 표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자가 비슷하여 '牧丹'으로 잘못 쓰는 일이 흔해서인지, 이제는 저명한 식물도감에서도 목단으로 읽고 있습니다. 원음에 충실히 한다면 모란, 모란피로 읽어야 마땅합니다.한편, ‘목란(木蘭)’이라 불리는 것도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목련을 목란이라 하고, 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Ma…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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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는 난초과 식물인 천마(Gastrodia elata)의 덩이줄기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천마속(Gastrodia) 식물은 40여 종이 보고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천마를 비롯해 푸른천마(G. elata for. viridis)와 한라천마(G. verrucosa) 등 모두 3종이 있습니다.천마는 우리나라에서만 나는 특산식물로 분류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중국과 대만에도 자생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Red List)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중국과 우리나라의 농가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습니다.천마는 특이하게도 엽록소가 없고,…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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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사슴이다~♬ 사슴이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사슴이다~ 사슴이다~요놈의 사슴뿔을 잘라다가 우리아빠 사슴피를 받아주면···♪” 조금 경박해 보이기도 하는 위의 문구는 근래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참아주세요'(김혜연)라는 곡의 노랫말입니다. 이 노래는 사슴을 비롯해 뱀, 개구리, 보신탕 등을 소재로 하여 ‘몸에 좋다면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풍조를 희화화한 곡입니다만, 이와 같이 사슴은 ‘몸에 좋은 어떤 것’으로 일반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것입니다.한약 하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녹용(鹿茸)은 흔히 ‘사슴의 뿔’로 인…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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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 하면 어딘지 우스꽝스러운 발음 탓에 진지하게 언급하기 어렵습니다.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모종의 영화 제목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뽕나무는 버릴 게 없는 본초 자원으로써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습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옛날 도술을 닦던 도사들이 뽕나무에 깃든 상서로운 효험을 몹시 귀하게 여겼다는 언급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뽕나무의 어떤 부분들이 본초로 활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뽕나무는 비슷한 종류가 많습니다. 옛 문헌에서도 백상(白桑), 계상(桑), 자상(子桑), 산상(山桑), 금상(金桑) 등의 여러…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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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약재가 무엇일까요? 단연 인삼이 첫 번째일 것입니다. 그렇게 한약의 백미로 인식되고 있는 인삼을 줄여서 ‘삼(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심마니들이 외치는 ‘심봤다!’에서의 ‘심’ 또한 ‘삼’이 변형된 것이지요. 그런데 인삼 말고도 삼이라고 불리는 약재들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사삼(沙參)입니다.《본초강목》에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사삼을 인삼, 현삼, 단삼, 고삼과 더불어 오삼이라고 부른다. 그 모양은 서로 다르나, 약효는 자못 비슷하므로 모두 ‘삼’이라고 한 것이다.” 보통 만병통치약…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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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8일은 삼복의 마지막인 말복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으로, 복날엔 계삼탕(鷄蔘湯. 삼계탕)이나 구탕(狗湯. 보신탕)을 먹으면서 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는 풍습이 있으며, 이는 지금도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한 때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불황을 겪기도 했지만, 요즘은 문화적 논란거리가 되는 구탕보다는 계삼탕이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개의 삼계탕 식당에서 볼 수 있는 ‘한방 삼계탕’이라는 문구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듯이, 닭은 ‘몸에 좋은 어떤 것’으로 널리 인식되어 있으므로 본초자원의 측면에서 닭에 대해 살펴보는 것…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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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시조인 이방원의 ‘하여가(何如歌)’입니다. 지조나 명분 따위는 저버리고 좋게좋게 얼키고 설켜서 함께 권력을 누려보자는 되먹지 못한(?) 사상이 담겨 있습니다만, 오늘 우리는 여기에 담긴 정치적/문학적 의미는 생각지 말고, 중장에 등장하는 ‘칡(츩)’에만 관심을 갖기로 합니다. 칡은 위의 시조에서와 같이 얼키고 설키는 것의 대명사로 쓰이며, 흔히 ‘칡넌출’로 불리는 콩과의 덩굴성 식물입니다. 주변의 수풀을 휘감으며 서로 얽혀가는 모습이 어찌나 어지러운지, 칡덩굴이라는 뜻의 ‘갈등(葛藤)’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쓰일…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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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늘을 불사르던 더위도 가시고 가을이 되었습니다. 옛날과는 사뭇 달라지는 이상기후에서도 추수의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본초e야기 이번 호에서는 농민의 땀으로 일구는 '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밥이 보약이다 흔히 식약동원(食藥同源 : 음식과 약물은 매한가지)이라고 하여 '밥이 보약이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질병이 생기기 전에 평소 먹는 음식을 잘 먹기만 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입니다. '동의보감' 에서는 인체의 정기(精氣)를 기르는 데 가장 좋은 것이 밥 지을 때 위로 떠오르는 밥물이…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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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채취하는 대표적 한약재 결명자[향약채취월령]은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채취해야 할 한약재를 나열하고 있는 책인데, 여기서 음력 10월에 채취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대표적인 한약재가 결명자(決明子)입니다. 결명자는 콩과에 속하는 1년초인 결명자(긴강남차, 결명차)의 잘 익은 씨를 말린 것으로, 광택 있는 육면체 모양이 특징적인데 마치 말굽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제결명(馬蹄決明)이라고도 합니다. 그럼 [동의보감]에서 결명자를 어떻게 설명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동의보감]에서는 결명자라는 한자 약명 밑에 한글로 '초결명'이라…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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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적 기원으로 이용된 팥현상을 직관적으로 해석하던 옛날 사람들은 정신병이나 전염병을 귀신의 역사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피의 색깔인 붉은색은 귀신을 쫓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무속에서 부적을 그릴 때 붉은색 광물인 주사(朱砂)를 갈아서 사용합니다.
우리가 동지에 액운을 막는 뜻으로 팥죽을 쑤어먹는 …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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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 서쪽에서 선선한 하늬바람이 불어오면 곡식들은 점점 여물어가고 다른 식물들도 겨울채비로 부지런히 씨를 만들어 땅이 얼기 전에 보드라운 흙속으로 서둘러서 보내려 한다. 물억새도 바람에 하늘하늘 날아서 사뿐히 착륙할 수 있게 하며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겨울을 이겨낼 수 있도록 작은 씨앗에 솜털같이 부드러운 털을 달아주었다.간혹은 억새와 물억새의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곤 한다. 물가에 살면 물억새, 산이나 들에 나면 억새라고 부르느냐고. 그때마다 오래전 내가 식물을 처음 접하면서 물어보았던 질문에 스승님…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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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리의 꽃은 2㎜정도로 아주 작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쓸모없는 잡초로, 어쩌면 관심조차 없어 꽃마리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몰랐을 것이다. 예전에 필자도 허리 숙여 들여다보기 전 까지는 그렇게 지나쳤었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 보잘 것 없는 풀에 피어있는 하늘색의 작고 청아하며, 은은한 매력을 가진 꽃을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꽃마리는 사람들에게 꺾이기 싫은 마음에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이렇게 작은 모습으로 진화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작은 꽃대에 돌돌 말려있는 꽃망울은 따스한 봄햇살을 받고 쭈욱 펴져…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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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놈 참 이름 고약하다. 하고 많은 이름은 다 제쳐두고 왜 '개불알'일까? 처음엔 이 풀의 이름을 듣기도,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도 어색했었는데, 자꾸 들어서 인지 이제는 이름도 모양도 친숙하고 귀엽기만 하다. 큰개불알풀은 '봄까치꽃'이라고도 부르는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봄까치꽃 보다는 큰개불알풀이 더 맘에 든다.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게 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큰개불알풀은 개불알풀의 꽃보다 2배정도 큰 꽃을 피우기 때문에 앞에 접두사 '큰'이 붙었다. 개불알풀의 두 배라고…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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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가을이면 으름덩굴의 열매를 따 먹으러 뒷산에 올랐던 시절이 새삼 떠오른다. 유년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이들은 으름덩굴의 열매를 한번쯤은 먹어보았을 것이다.으름덩굴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식물로, 암꽃의 꽃대가 길게 나와 웅장하게 피면, 수꽃들은 주먹을 움켜쥐고는 암꽃을 동경하는 듯 따르고 있다. 암술대는 3~6개 정도가 달리는데 그 중 수정이 되는 암술에게서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두꺼운 껍데기로 싸여 있고, 익으면서 봉선을 따라 벌어지면서 바나나 같은 뽀얀 과육이 속내를 드러내는데, 과육 속에는 검정…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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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퀴는 댓조각의 끝을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려서 부채살 모양으로 엮어 만든 기구이다. 40년 전만해도 이 갈퀴는 덤불을 걷어낼 때, 흩어진 벼, 보리 등의 알곡을 모을 때나 솔잎이나 가랑잎을 긁어모으는 데에 두루두루 사용했던 농기구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친숙함에서인지 '갈퀴'라는 단어는 우리나라 식물 이름에서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그런 이름을 가지고 있는 식물 중에 거의 절반은 덩굴손의 모양이 갈퀴의 모양과 닮아서 붙여진 갈퀴나물, 살갈퀴, 광릉갈퀴 등의 콩과 식물이고 거의 절반은 꼭두서니과 식물인…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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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도토리 뚜껑위에 모래로 지은 밥과 그 옆에 먹음직스러운 계란프라이가 있었다. 한입에 넣고 싶었던 풋풋한 기억의 이 '계란꽃'에 얽혀있는 이야기는 성년이 돼서야 알게 됐다. 조선 말 쇄국정책을 풀고 개항이 시작되면서 우리나라 식물사회에 새로운 녀석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게 됐다. 이런 식물들을 귀화식물이라고 하는데 개망초는 망초와 함께 이 때 들어온 식물이다. 그 시대에 사람들은 이 낯선 풀을 보고 나라가 망할 때 나는 풀이라는 뜻으로 '망국초(亡國草)' 라 불렀고, 이 말이 줄어 '망초'가 됐다. 개망초는…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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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수염은 꽃받침의 돌기가 광대들이 붙이는 수염과 닮았다고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그 형상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광대(廣大)라고 하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문헌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그런 재인(才人)의 형상보다는 프랑스의 무언극에 나오는 '피에로(pierrot)'가 먼저 떠오르는데 이 광대수염을 처음 알았을 때도 피에로가 입고 있는 목주위로 주름이 너울너울 잡힌 옷을 연상하며 아하 그래서 광대수염이구나 생각했었다. 이 풀을 언제부터 '광대'라는 이름을 붙여 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광대라는 단어…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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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알 두 톨을 잎에 물고,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한 꽃의 생김과, 식물의 이름에 '며느리'라는 단어가 있음을 알고 나면 이 꽃의 사연이 어떠할지 알듯하다. 밥알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꽃잎과 가시 같은 돌기를 가지고 있는 포의 모양들이 어쩌면 이렇게 사연 있게 생겼을까? 어디 모양과 이름뿐이랴, 식물의 삶 자체도 그 옛날 어렵게 살았던 며느리의 삶과 닮아있다. 꽃며느리밥풀은 현삼과의 반더부살이식물(semiparasitism)이다. 반더부살이식물이란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지만 모자란 양분을 얻기 위해 숙…
작성자타라곤
작성일 11-11-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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