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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게 없는 훌륭한 본초자원 '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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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타라곤 댓글 0건 조회 1,084회 작성일 11-11-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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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 하면 어딘지 우스꽝스러운 발음 탓에 진지하게 언급하기 어렵습니다.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모종의 영화 제목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뽕나무는 버릴 게 없는 본초 자원으로써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습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옛날 도술을 닦던 도사들이 뽕나무에 깃든 상서로운 효험을 몹시 귀하게 여겼다는 언급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뽕나무의 어떤 부분들이 본초로 활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bon_pic1.jpg뽕나무는 비슷한 종류가 많습니다. 옛 문헌에서도 백상(白桑), 계상(b_1.gif桑), 자상(子桑), 산상(山桑), 금상(金桑) 등의 여러 종류가 있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가장 흔한 것은 뽕나무(Morus alba)이지만, 처진뽕나무(M. alba for. pendula), 산뽕나무(M. bombycis var. bombycis), 꼬리뽕나무(M. bombycis var. caudatifolia), 섬뽕나무(M. bombycis var. maritima), 몽고뽕나무(M. mongolica), 돌뽕나무(M. cathayana) 등도 자생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꾸지뽕나무(Cudrania tricuspidata)도 있는데, 이것은 앞서 나열한 뽕나무 종류와는 분류학적으로 약간 거리가 있으므로 뽕나무의 일종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본초강목》에는 ‘뽕나무[桑]’ 항목 아래에 상근백피(桑根白皮), 상피백즙(桑皮白汁), 상심(桑b_2.gif), 상엽(桑葉), 상지(桑枝), 상시회(桑柴灰)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상근백피는 상백피라고도 하는데, 뽕나무의 뿌리껍질을 가리킵니다. 주된 효능은 이뇨작용을 통해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며, 기침이나 부종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특기할만한 것은, 창검에 찔려 내장이 보일 정도로 복벽이 찢어졌을 때 상백피에서 뽑아낸 섬유로 봉합하면 낫는다는 기록이 있다는 점입니다. 최초의 수술용 봉합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땅위로 드러나 있는 뽕나무뿌리는 독성이 있어 사람을 죽인다는 기록도 눈여 볼 만 합니다.

bon_pic2.jpg 상피백즙은 뽕나무의 나무껍질을 갈랐을 때 나오는 흰 색의 수액입니다. 구내염, 칼에 베인 데, 뱀이나 지네에 물린 데 등 온갖 상처를 낫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상심은 상심자라고도 하며, 뽕나무 열매 곧 오디를 말합니다. 요즘이 한창 오디가 익어갈 시기입니다. 복분자에 이어서 오디도 각종 식품으로 가공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문헌에 기록된 상심자 복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디를 따서 잘 갈아, 베에 걸러 즙액만 모은다. 이 즙액을 돌로 된 그릇에 담고 눅진하게 고으다가, 꿀을 적당량 넣고 진득하게 달인 뒤 오지그릇에 보관한다. 식후 또는 잠들기 전에 3~6g 정도를 끓인 물에 타서 먹는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어린 아이에게 오디를 먹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가 상심자를 먹으면 심장이 차가워진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오디의 성질이 차갑기 때문이므로, 평소 소화기가 약하고 뱃속이 차갑게 느껴지는 사람은 오디를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엽은 뽕잎입니다. “뽕 따-러 가세~♪” 하는 옛 노래의 그 ‘뽕’이지요. 뽕잎의 최대소비자는 누에이지만, 예로부터 각종 안과질환에 응용된 바 있으며, 현대과학적 연구에서는 혈당 강하 작용과 항균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상엽은 경상상엽(經霜桑葉)이라고 하여 서리맞은 뒤의 것을 쓰는 게 원칙이며, 특히 음력 10월에 서리가 내린 뒤 뽕나무 잎의 2/3 정도가 떨어지고 남아 있는 1/3의 잎이 가장 좋다고 전해집니다.

bon_pic3.jpg상지는 뽕나무의 가지입니다. 사람을 나무로 비유하면 팔다리는 가지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뽕나무 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나뭇가지는 주로 팔다리의 병증에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지 또한 팔다리의 마비나 통증에 응용되어왔습니다. 상시회는 뽕나무 장작을 태운 재를 말합니다. 뽕나무 장작은 불이 늦게 붙고 약한 반면 오래 타기 때문에 경옥고(瓊玉膏)를 만들 때 최적의 화력원이 되었습니다.

이 뽕나무 장작이 다 타고 남은 재로 잿물을 만들어 달여서 형성된 결정을 사용하며, 달리 상상(桑霜)이라고도 부릅니다. 한방처방에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지만, 각종 상처나 피부 트러블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뿌리껍질, 수액, 열매, 잎, 가지, 심지어는 장작으로 쓰고 남은 재까지 모두 약재로 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뽕나무에 기생하는 목이버섯(상이桑耳), 말똥진흙버섯(상황桑黃), 겨우살이(상기생桑寄生)와 하늘소 애벌레(상두충桑b_3.gif蟲), 뽕나무 가지에 만들어진 사마귀 알집(상표초桑b_4.gif)까지 약으로 쓰이며, 뽕잎을 먹고 자라는 누에의 활용도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뽕나무는 버릴 게 없는 훌륭한 본초자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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