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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의 처방은…“2년간 제로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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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15-07-11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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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 이후 공황(패닉) 상태에 빠진 전세계 금융시장은 9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입만 지켜봤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최소한 2013년 중반까지' 0~0.25%의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이 2년간 자신의 금리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이례적인 조처다.

경기회복을 위해 강한 자극을 바라는 시장에선 '3차 양적완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준의 '인플레이션 매파'들에 둘러싸인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벗지 못한, 게다가 추가 양적완화의 효과에 의문을 지닌 버냉키가 3차 양적완화 조처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은 크지 않았다. 대신 버냉키는 연준에서 20년 만에 벌어진, 3명의 위원이 반대하는 상황을 뚫고 '향후 2년'이란 시간을 못박았다.
'시한개입'이라 불리는 이 조처는 경기침체와 인플레라는 양날의 칼 위에 선 버냉키의 고민 끝 선택이었다. 대공황 연구자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리듯 시장에 유동성을 대량공급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버냉키이지만 2011년 위기 앞에서 또 한번 헬리콥터에 올라타기란 애초 어려웠다. 유동성을 퍼부었지만 미국 경제는 회복되지 않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세계적 인플레이션만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몇차례나 반복해왔듯 "상당한 기간 동안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식의 상투적 언어로 현 상황을 맞을 순 없었다.
그러나 연준이 투자 권유를 위한 고육책으로 내놓은 '2년 저금리'는 그만큼 향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연준 스스로 시인한 꼴이 됐다. 장기침체 우려 논란이 재연될 밑자락을 깐 셈이다. 거꾸로 버냉키가 손쉬운 금리에만 의존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임 앨런 그린스펀의 실패에서 보듯, 장기간에 걸친 저금리는 부동산 등 자산가치 거품을 일으켜 장기적으로 위기를 키울 수 있다.
이날 버냉키의 발언은 '쓸만한 실탄은 다 썼고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는 고백처럼 들린다. 그럼에도 세계 금융시장은 오는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의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할 버냉키의 '입'을 또다시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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