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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키우더니 잇따라 분사… 미 ‘미디어 공룡’ 시대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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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14회 작성일 15-07-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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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종합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는 6일 시사주간지 타임 등을 발행하는 출판 자회사 타임사를 분사한다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로써 타임워너의 한지붕 아래 섞였던 영상과 출판은 23년 만에 다시 다른 살림을 차리게 됐다. 또 다른 미디어 공룡 뉴스코프도 영상과 언론의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이는 인쇄매체의 환경 변화만이 아니라, 1990년대 이래 지구촌을 휩쓴 이종결합의 덩치키우기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프 뷰크스 타임워너 최고경영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분사로 타임워너는 TV 네트워크와 영화, TV사에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타임 또한 스스로 자립해 유연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워너는 분사에 앞서 타임사 매각을 추진했다. 지난달 미국의 잡지출판 그룹인 메리디스의 타임사 인수설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원예와 가사 관련 잡지를 내는 메리디스는 타임사의 피플과 인스타일 등 입맛에 맞는 일부만 떼어 사려 하면서 매각협상이 깨졌다. 통째 팔기가 힘들자 갈라선 것이다.

분사 결정의 표면적인 이유는 온라인의 위협으로 인쇄매체의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는 점이다.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경영난에 인쇄를 포기했다. 뉴욕타임스그룹도 보스턴글로브를 매물로 내놨다. 물론 타임사는 여전히 미국 최대의 잡지출판 그룹이다. 지난해 34억3600만달러의 매출에 4억2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2007년에 견줘 5년 새 타임사의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54%나 각각 줄었다.




미국 경제 칼럼니스트 대니얼 그로스는 이 같은 수익률 하락을 결별의 이유로 꼽으며, 타임사가 독자생존의 험난한 여정에 올랐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타임사 분사의 숨은 뜻은 단순하지 않다. 인수·합병(M & A)은 경영계에서 일상적인 일이다. 당장의 돈만 보고 합치거나 갈라서는 것만도 아니다. 타임워너가 온라인 서비스 회사인 AOL을 떼어낸 것은 돈을 못벌어서지만, 타임워너케이블의 경우 돈을 잘 벌어서 분사시켰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가 영상과 언론을 분리하려는 것도 돈만으론 설명하기 힘들다.

타임워너와 타임사의 결별은 왕년에 결합을 부추겼던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마구잡이로 몸집을 불리던 '대마불사'의 신화가 빛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이종결합은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종결합은 금융개혁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목이다.

샌퍼드 웨일 전 씨티그룹 회장은 지난해 "대형은행을 해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1998년 씨티은행과 보험회사 트레블러스를 합쳐 금융백화점 씨티그룹을 만들며 금융계의 이종결합과 덩치키우기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웨일은 묻지마식 몸집불리기가 이젠 맞지 않다고 말했다. 타임사의 분사도 '미디어 공룡'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얘기를 전하고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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